RBC비율 하락세, 보험업계 ‘재무건전성’ 강화 초점

국제회계제도 2단계 도입하면 낮아질 RBC비율 ‘미리’ 관리

김재화

arjjang21@naver.com | 2015-10-14 17:17:44

[토요경제신문=김재화 기자] 최근 3년간 보험사들의 지급여력비율이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금리가 장기간 유지되며 보험사들이 보험료로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아졌기 때문이다. 보험사들은 RBC비율 하락을 방지하고자 유상증자나 후순위채 발생 등으로 대처를 하고 있다. 보험사들의 이번 대처는 IFRS4 2단계를 대비하기 위한 목적도 숨어 있다.


생·손보 모두 RBC비율 하락
금융감독원이 9월 발표한 6월말 보험회사 평균 RBC비율은 278.2%다. 이는 3월말 302.1%보다 23.8%p 하락한 수치다. 같은 기간내에 생보사는 320.1%에서 291.9%로 하락했고 손보사 역시 265.4%에서 250.9%로 하락했다.


▲ <출처=금융감독원>

지급여력비율(RBC·Risk Based Capital)이란 가용자본을 요구자본으로 나눈 것으로 보험회사 재무건전성을 측정하는 지표다. 가용자본은 보험사의 각종 리스크로 인한 손실금액을 보전할 수 있는 자본량을 뜻한다. 요구자본은 보험사에 내재된 각종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의 손실금액을 의미한다.


RBC비율이 높을수록 보험금을 지급할 잔고가 많은 것이다. 금융당국은 보험사들에 RBC비율 150% 이상 유지를 권고하고 있다. RBC비율이 100% 이하로 떨어지면 금감원으로부터 적기 시정조치 지시를 받게 된다.


최근 보험사들의 재무건정성이 악화된 이유는 시장금리가 상승해 채권평가이익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올해 4월 이후 유럽 경기회복 및 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확산 등으로 글로벌 채권금리가 상승했다. 독일 10년물 국채가 3월말 0.16%에서 6월말 0.78%로 상승했다.


국내 채권금리도 글로벌 채권금리 상승에 따라 장기채권 중심으로 상승한 것이다. 국고채 5년물 월말시점 금리가 3월말 1.82%에서 6월말 2.07%로 상승했다.


▲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재무건전성 개선 방안 찾기
보험사들은 RBC비율 하락을 막기 위해 유상증자나 후순위채를 발행하면서 자본확충을 실시하고 있다.


현대해상은 2012년 이후 지속적으로 RBC비율이 하락했다. 하이카다이렉트 인수합병을 통해 RBC비율 개선을 노렸지만 하락세를 막지 못했다. 6월에는 162.3%까지 떨어졌다.


금감원에서 권고한 150%에 근접한 현대해상은 무보증후순위사채 발행을 선택했다. 현대해상은 지난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채무증권에 대한 증권신고서를 공시했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1000억원씩 3회에 걸쳐 총 3000억원의 후순위사채를 발행이 계획돼 있다. 그러나 이사회에서 결의한 후순위사채의 발행한도가 4000억원으로 명시돼 있어 3000억원 이상이 될 전망이다. 발행시기는 10월 중으로 예정돼 있다.


메리츠화재도 지난해에는 230.6%까지 상승했지만 올해 6월에는 192.8%까지 하락했다. 이에 메리츠화재는 9월 무보증 일반사채 1000억원을 발행했다. 이는 2013년 9월 무보증 일반사채 2460억원을 발행한 것에 이어 두 번째다.


NH농협손해보험은 8월 1500억원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실행했다. 1주당 발행가액 4만원으로 총 375만주가 발행된다. 유상증자는 100% 대주주인 농협금융지주가 전액 인수했다.


이 밖에 MG손보도 825억원의 유상증자에 나섰다. MG손보는 생·손보 가운데 RBC비율이 가장 낮다. MG손보는 이미 올해 초 4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발행한 바 있다.


국제회계제도 2단계 2020년 도입
많은 보험사들이 하반기 유상증자나 후순위사채를 발행하는 것은 2020년부터 적용되는 국제회계제도 2단계(IFRS4 2)에 미리 대응하기 위함이다. 이 제도는 당초 2018년 시행이 예정이었지만 2020년으로 연기됐다.


이 제도가 도입되면 보험부채를 매 보고기간 말에 현행추정을 통해 공정가치로 재측정하고 그 변동을 단기손익으로 인식한다.


보험부채 평가방법이 뒤바뀌어 기존 보유계약에서 예상되는 손실 금액의 처리 방법이 달라지는 것이다.


따라서 IFRS4 2가 도입되면 RBC평균치가 100% 초반까지 하락할 것으로 보험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최근 보험업계에서 유상증자와 후순위사채 발행을 통해 RBC비율을 높이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며 “IFRS4 2 도입 이전에 재무건전성 강화와 자본확충에 대해 부담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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