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당금·수수료 인하·부가세 대납 ‘카드사 3중고’ 속앓이
“정부 고유 업무를 민간회사에 넘기는 격” 반발
이경화
icekhl@daum.net | 2017-07-10 17:14:51
[토요경제=이경화 기자] 3중고로 카드업계의 속앓이가 깊어지고 있다.
정부가 가계부채 대책으로 카드사를 비롯한 제2금융권에 충당금을 추가 적립하도록 한 것에 이어 자영업자 부담완화 일환으로 8월부터 우대수수료를 확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 카드사가 가맹점의 부가가치세를 국세청에 대신 납부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고민은 더욱 깊어졌다.
충당금 추가 적립=1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카드사는 가계부채 대책으로써 추가 충당금을 확보해야 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3월 제2금융권 건전성 관리 강화방안을 통해 저축은행·상호금융·카드사 등의 고위험 대출에 대해 충당금을 더 쌓도록 하는 내용의 건전성 강화방안을 내놨다.
이에 따라 카드사는 2분기부터 2개 이상의 카드론을 이용하는 다중채무자를 고위험 대출로 구분하고 충당금을 30% 추가 적립해야 한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신용등급이 5등급 이하이면서 3건 이상의 금융기관에 대출이 있는 다중채무자의 비중은 30.6%나 된다.
할부나 리스 채권에 대한 자산건전성 분류 기준도 강화된다. 정상으로 분류되는 여신은 충당금을 거의 쌓지 않아도 되지만 요주의나 고정 이하 등으로 단계가 올라갈수록 대손충당금을 더 많이 쌓아야 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충당금을 쌓아도 해당 대출에 문제가 없으면 환입되지만 당장 실적이 줄어들고 자금조달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우대수수료 확대=또 당국은 자영업자 부담완화 정책의 하나로 우대수수료율 적용 가맹점을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금융위는 여신전문금융업법 시행령을 개정해 이달 31일부터 우대수수료율 대상 가맹점을 확대하기로 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카드 수수료율을 0.8%로 적용받는 영세 가맹점의 기준이 연매출 2억 원에서 3억 원으로, 1.3%를 적용받는 중소가맹점의 기준은 연매출 3억 원에서 5억 원으로 확대된다.
이에 따라 연매출 2억∼3억 원인 가맹점 18만8000 곳이 영세가맹점으로, 3억∼5억 원인 26만7000 곳이 중소가맹점으로 분류돼 수수료 인하 혜택을 받는다. 카드업계는 이로 인해 연 3500억 원의 수익이 줄어들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부가세 대리 징수 납부=최근에는 카드사가 카드가맹점의 부가세를 대리 징수해 국세청에 납부하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 정부가 세금 탈루를 막기 위한 방편으로 카드사가 가맹점이 내야할 부가세를 대신 떼어놨다가 국세청에 납부한다는 방안이다.
그러나 카드사 입장에서는 부가세 대리납부하기 위해 전산시스템을 새로 구축해야 하고 카드결제 취소 시 세금 반환 요청 등 각종 부대 업무도 맡아야 해 전담인력 배치 등 각종 비용 부담이 발생한다.
정부는 이에 대해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제대로 비용을 보전 받을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카드사들은 금융정책으로 카드사를 옥죄기보다는 업계가 활발히 업무를 할 수 있도록 정책지원 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카드사는 일단 규제완화를 통해 수수료 인하 등에 따른 수익 악화에 대응할 수 있게 해달라는 입장이다. 지난달 30일 카드사 최고경영자(CEO)들은 진웅섭 금융감독원장과 만나 가맹점 수수료 인하에 따른 피해를 상쇄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해 달라고 요구했다. 카드회원 부가서비스 의무 유지기간을 현행 3년에서 1년으로 단축하고 카드사 약관 심사도 간소화해달라는 내용이다.
또 카드를 해지하려는 회원에게 포인트 지급 등 추가 혜택을 주면서 카드 유지를 권유할 수 있도록 하고 카드모집인이 연회비 10%를 초과해 경품을 제공할 수 없도록 제한하는 연회비 10%룰도 완화해 줄 것을 요청했다.
카드사 관계자는 “각종 정책으로 카드사 부담이 커지면 각종 부가서비스나 무이자 할부 등 고객에게 돌아가는 혜택이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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