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기소지, 오바마의 선택은?
美 사상 최악의 총기난사 사건 발생
전성운
zeztto@sateconomy.co.kr | 2012-12-24 12:23:58
미국에서 총은 자유와 같은 의미를 갖는다.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쟁취하고, 인디언을 사냥하며 세계의 패자로 군림하는 지금에 이르기까지 어떤 미국인들에게 ‘총기소지’는 신성불가침의 자유와도 같은 영역이다.
그러나 ‘총기소지’는 숱한 도전에 직면해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잊을 만하면 터져 나오는 총기난사 사고들이 바로 그러한 주장의 계기가 된다. 그리고 지난 14일 미국 역사상 최악의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했다.
5세에서 10세 사이의 어린이들이 무려 20명이나 희생된 미국 역사상 최악의 총기난사 사건으로 인해 미국 내 해묵은 논쟁거리인 총기규제 가능성 여부를 놓고 많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사건이 발생한 직후 주례 라디오 연설에서 이런 참사의 재발을 막기 위한 ‘의미있는 행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방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히지는 않아 총기규제논란을 재점화 시켰다. 총기규제론자들은 오바마의 소극적 태도를 비판하며 오바마가 총기규제라는 방울달기에 나설 것을 요구하고 있다.
◇ “오바마, 총기규제 소극적”
미국에서는 올해 들어서만 지난 7월 콜로라도주 덴버 영화관, 8월 뉴욕 맨해튼의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등에서 잇따라 대규모 총기 사건이 발생했고 이번 뉴타운 참사가 일어난 바로 다음날에도 캘리포니아주 뉴포트비치의 상가 주차장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일어나는 등 총기 폭력이 빈발하고 있다.
그러나 오바마가 ‘총기규제’에 얼마나 직접적으로 나설지는 분명하지 않다. 이번 대선에서 오바마 대통령을 지지한 총기규제론자의 대표적 인물인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 시장은 했지만 총기규제에 대해 소극적인 오바마에 대해 비판의 입장을 견지했다.
그는 “의미있는 행동을 하겠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우리는 즉각적인 행동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우리는 (오바마의 성명같은) 진부한 레토릭은 늘 들어왔다. 백악관이든 의회든 이 문제의 리더십은 보이지 않았다. 이제 오늘로 그 문제를 끝내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블룸버그를 비롯한 총기규제에 찬성하는 그룹들이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의회에선 다양한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공화당 의원들은 이번 참사에 끔찍하다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법제화의 목소리에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 아직 총기규제를 얘기해야 할 때가 아니라는 말도 나온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참사의 범인 애덤 란자가 사용한 총들이 올해 발생한 오레곤과 콜로라도의 총기난사사건에 사용된 것들과 비슷한 것들이라고 소개하며 이 총들이 사격활동이나 자기방어차원에서 인기가 있지만 사실상 대량 살상이 가능하고 이런 정보를 안내하는 잡지들로 역시 문제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공화당 의원들은 총기규제의 강화는 잘못된 움직임이라고 지적한다. FBI 출신으로 미시건 지역구의 마이크 로저스 의원은 “그런 의견은 최소의 공통분모에 해당되는 것이다. 현실적인 방법은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 무기를 사용하는 것을 어떻게 다뤄야할 것이냐”라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의 인사들은 “진지하게 총기관련 법제화를 위해 전진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민주당은 내년 1월 출범하는 제113대 의회에서 총기 규제 법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백악관 역시 오바마가 말한 ‘의미있는 행동’의 의미를 정확히 알지는 못하지만 오바마의 스타일로 미루어 단순히 하는 소리가 아닐 것으로 전망했다.
남편이 1993년 롱아일랜드철도 총기사건으로 희생된 캐롤라인 맥카티 의원은 의회내 대표적인 규제론자로 2004년 만료된 공격용무기 규제를 회복시키고 총기전문잡지와 전과가 있는 고객과 정신병력있는 고객의 구매를 규제하는 등의 광범위한 총기규제법제화를 추진해왔다. 그는 “더 이상 부끄러워하지 않겠다”며 총기규제의 선봉에 나설 것을 다짐했다.
상원 정보위원장인 다이앤 파인스타인(민주·캘리포니아) 의원도 NBC 방송에 출연해 “상원에서 공격용 무기를 금지하는 법안을 제출할 것”이라면서 “하원에서도 같은 법안이 추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총기규제시민운동가인 크리스텐 랜드 역시 “이번 참사의 희생자들은 대부분 어린이들이고 강력한 로비세력인 전미총기협회(NRA)도 이번 대선에서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과거와는 다르다”고 지적했다.
◇ 오바마, 의지는 있어 보이는데…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7월 20일 오로라 총기난사사건이 벌어진 후에 총기규제법을 지지했지만 헌법에 명시된 총기소유의 권리에 대한 믿음은 옹호했다. 그는 당시 정신적으로 불안한 고객들의 총기구입을 강력하게 제한해야 한다는 내용의 연설에서 “이것은 논란거리가 아니라 상식이 되어야한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올해 대통령 선거에서 표를 의식에 총기 규제 문제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이날 추모 기도회와 뉴타운 총기 사건 이후의 그의 발언을 고려하면 총기 규제에 대한 연방 정부 차원의 움직임이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하지만 총기참사로 인해 전국적인 여론이 들끓어도 연방차원의 총기법제화가 전망이 불투명한 것도 사실이다.
이에 대해 총기규제론자들은 오바마가 행정명령 같은 조치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전 대통령 들은 공격용 무기의 수입을 금지했다. 무면허 혹은 사설 판매자로부터 총기구입을 하지 못하도록 신원조사를 엄격히 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일 수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방울걸기에 직접적으로 나설 가능성도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총기난사 사건으로 참사를 당한 뉴타운에서 열린 희생자 추모 기도회에서 “무고한 어린이들을 보호하는 데 충분하지 못했다”면서 “수 주 내에 총기 폭력을 줄이는 노력을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더 이상을 참을 수 없고 이런 비극은 반드시 끝내야 한다”면서 “우리는 변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의 선택이 무엇이겠나”라고 물으며 “더는 이런 비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오마마 대통령은 “사법 당국 관계자에서부터 정신 건강 전문가, 학부모, 교육자에 이르는 모든 국민이 참여할 수 있도록 어떤 힘이라도 사용하겠다”고 총기폭력 근절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한편, 바로 다음날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도 쇼핑몰 주차장에서 한 남성이 50여 발을 총기를 난사해 쇼핑객이 대피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용의자는 쇼핑몰 주차장에서 허공과 땅에 대고 총기를 난사해했고 이윽고 출동한 경찰에 저항 없이 체포됐다. 이 사건 역시 미국 내 총기 규제 목소리에 한층 힘을 실어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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