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살기 힘들었던 2012…창업시장은?

경기 침체로 창업 시장도 하락세…‘불황형 아이템’ 대세

전현진

godhyun12@naver.com | 2012-12-24 12:19:48

2012년 한국 창업 시장은 내수 경기 침체로 인해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하락세를 보였다. 2012년 한국 창업 시장은 그야말로 불황기의 전형적인 모델이 대세를 이뤘는데 흐름은 크게 경제적 영역과 문화적 영역으로 나눌 수 있다.


경제적 영역으론 소자본ㆍ소규모 창업, 배달 주문 고객을 공략하는 아웃 바운드 아이템, 비교적 값이 저렴하면서도 감성적 만족을 얻을 수 있는 고급품을 소비하는 경향인 매스티지 등 불황을 극복하는 아이템이 큰 인기를 끌었다.


문화적 영역 역시 IMF 시절 큰 인기를 끌었던 복고, 스포츠, 콜라보레이션(협업) 등 소위 ‘불황 인기 아이템’이 급부상하는 흐름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은퇴 시기를 맞은 베이비 부머 세대와 심각한 실업난에 빠진 청년 세대가 창업 시장에 유입되면서 ‘불황 인기 아이템’이 더 큰 인기를 끈 것으로 분석했다.


◇ 올 해 창업 시장의 경제적 흐름
전통적인 불황형 아이템은 소자본ㆍ소규모 창업이다. 소자본ㆍ소규모 창업은 작은 평수의 매장에서 운영이 가능하다. 또 임대료를 포함한 각종 고정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주로 청년 창업이나 초기 자금이 부족한 창업자가 주로 선택한다.


분식 전문점과 닭강정이 대표적인 예다. ‘아딸’로 대표되는 분식 프랜차이즈는 청년 창업자를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면서 대학 상권, 오피스 상권 등 다양한 상권에 급속히 진출하며 큰 성장세를 보였다.


닭강정도 빼놓을 수 없다. 2012년은 ‘닭강정의 해’라고 불려도 전혀 손색이 없을 만큼 엄청난 강세를 보였다. 닭강정은 남녀노소 구분없이 전 연령대가 좋아하고 본사에서 소스와 레시피를 공급하기 때문에 조리가 쉬워 시니어 창업자를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특히 ‘꿀닭’은 카페형 인테리어를 사용한 세련된 매장을 선보이며 닭강정 열풍을 이끌었다.


소자본ㆍ소규모 매장의 인기에 따라 방문 고객보다 테이크 아웃이나 배달 고객을 공략하는 아웃 바운드 아이템도 큰 인기를 끌었다. 아웃 바운드 아이템은 치킨 배달 전문점, 중국요리점처럼 매출의 대부분을 배달에서 창출하는 아이템으로 매출이 매장 입지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대표적인 예로 치킨 전문 프랜차이즈 ‘티바두마리치킨’이 있다. 티바 두 마리 치킨은 소자본으로 창업이 가능하고 매출의 대부분이 배달에서 나오기 때문에 소규모 매장에서도 운영 가능하다. 또 상권만 잘 선택하면 남 부럽지 않은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에 전통적인 인기 아이템으로 손꼽힌다.


소비자들의 지갑이 얇아지면서 ‘거품을 뺀 합리적인 가격을 뜻하는 매스티지 아이템도 큰 인기를 끌었다. 이 같은 흐름은 고가 전략을 지향했던 외국음식 전문점을 중심으로 급속히 퍼져나갔고 중저가 외국음식 프랜차이즈가 확장되는 계기를 만들었다.


오리엔탈 퓨전음식 전문점 ‘오리스’가 그 주인공이다. 오리스는 베트남, 일본, 태국 등 동남아 아시아의 음식을 6000~8000원대에 먹을 수 있어 학생은 물론 직장인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으며 매장 내부를 레스토랑 분위기로 인테리어해 데이트 코스로도 인기가 높다.


◇ 올 해 창업 시장의 문화적 흐름
올 해 창업 시장은 검증되지 않은 아이템보다는 익숙하지만 지속적인 매출을 기대할 수 있는 복고풍의 아이템이 각광을 받았다. 또 전통적인 인기 불황 아이템 스포츠 역시 창업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특히 2012년은 올림픽, 프로야구 등 다양한 장르에서 이슈거리가 많았기 때문에 스포츠 관련 콘셉트는 더욱 도드라지게 강조됐다.


골프 피팅 전문업체 ‘더드림골프’는 부유층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골프를 한 단계 끌여내려 골프 대중화에 앞장섰다. 당구장 프랜차이즈 ‘당구마을’ 역시 각종 프랜차이즈 박람회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이 같은 스포츠 아이템은 본사에서 창업 교육, 직원 파견 등 다양한 영역에서 지원하기 때문에 전문적인 지식이 없어도 창업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기존 매장에 스포츠 콘텐츠를 결합시킨 케이스도 눈에 띈다. 비어 카페 ‘펀 비어킹’은 프로야구와 올림픽 등 다양한 스포츠 경기를 매장에서 생중계하고 관련된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해 고객 만족도를 충족시켰다.


세계맥주할인전문점 ‘쿨럭’ 역시 스포츠 경기를 보기위해 매장을 방문한 고객에 한해서 다양한 혜택을 제공해 스포츠 마니아들의 높은 지지를 받았다.


두 개 이상의 업체가 하나의 브랜드에서 만나 시너지 효과를 노리는 ‘콜라보레이션(협업) 전략’도 프랜차이즈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콜라보레이션이란 두 개 이상의 업체 혹은 아티스트의 공동 작업을 일컫는 용어로 각자가 보유하고 있는 기술과 비법을 공유해 새로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는 작업 방식이다.


카페형 PC방 브랜드 ‘시즌아이’와 세계적인 커피 브랜드 ‘네스카페’의 업무 제휴는 콜라보레이션의 성공적인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시즌아이는 매장 내에 위치한 별도의 카페 카운터에 네스카페 전문 커피 머신을 설치해 카페형 분위기를 연출했고 카라멜 마끼야또, 카페라떼, 그린라떼 등 카페에서만 즐길 수 있던 고급 커피 메뉴를 PC방에서 판매하고 있다.


철판요리 전문점 ‘오코노미 벙커21’도 업무 제휴를 통해 성공적인 성과를 거두었다. ‘오코노미 벙커21’은 일본 외식 업체와 업무 제휴를 체결해 요리사를 일본에 보내 현지의 기술과 맛을 직접 교육시켜 철판요리의 정통성을 고스란히 살렸다. 테이블에 닷찌(철판)을 설치해 눈 앞에서 철판요리가 조리되는 일본 철판요리 테이블도 함께 도입해 미각은 물론 시각, 후각적인 즐거움을 배가시켰다.


이 같은 콜라보레이션 마케팅은 단순히 해당 브랜드의 콘텐츠를 증가시키는 것에서 벗어나 하나의 매장에서 두 종류 이상의 재화를 구입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매장’ 형태로 발전하는 추세다.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