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롯데는 ‘강한 2인자’인가
여용준
saintdracula@naver.com | 2016-02-22 13:30:54
이마트가 어떤 명분을 가지고 있고 어떤 전략을 구상해 이처럼 과감한 경쟁에 나섰는지 알 수는 없다.
그저 소비자들은 물건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면 다행인 것이다.
이마트의 소식을 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롯데마트로부터 소식이 들려왔다. 그들 역시 소셜 커머스와 가격경쟁을 한다는 것이다.
대형마트업계의 전반적인 트렌드인가 싶어서 두 소식을 묶어서 전했다.
그런데 흥미로운 사실은 롯데마트가 소식을 전하기 위해 보낸 이메일이었다.
평소 많은 업체들로부터 받던 이메일에 비해 급하게 쓴 티가 역력하게 느껴졌다.
롯데마트 측과 통화를 하며 “급하게 보내신 것 같네요”라고 허심탄회하게 물어봤다. 이 관계자는 부정하진 않았다. 그저 자신들 역시 오래전부터 구상하던 안이었다는 말을 남겼다.
이보다 앞서 CGV와 관련된 취재를 하며 업계 2인자인 롯데시네마의 말을 듣기 위해 통화를 했다.
CGV와 경쟁관계임을 언급하며 롯데시네마의 도발적인 말을 듣고 싶었다.
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CGV는 잘 나가니깐”이라는 식의 쿨한 말이었다. 마치 그들이 1인자임을 너무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농담처럼 하는 말이지만 “롯데자이언츠는 일부러 우승을 안하는 것”이라는 말도 야구팬들 사이에서 들려오고 있다.
생각해보면 롯데는 어느 한 분야에서 ‘압도적인 1인자’인 적이 없다. 업계 점유율 1위를 지키더라도 강력한 경쟁자를 곁에 둔 상황이다.
롯데의 이런 행보는 꽤 전략적으로 보일 때도 있다. 시장 주도기업은 규제의 직격탄을 맞기 쉽고 여론의 질타도 가장 먼저 받는다.
조용히 1인자의 뒤에서 오래 살아남는 것은 롯데만의 생존전략인 듯하다.
그 기업이 그렇게 살아남겠다고 하면 소비자 입장에서 딱히 할 말은 없다.
그러나 신동빈 회장의 주도하에 ‘새로운 롯데’로 거듭나기 위해 전방위로 노력하고 있다면, 한번쯤 ‘업계 1위’라는 타이틀을 얻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이것은 단지 롯데자이언츠의 팬이라서 하는 말은 아니다.
지금 롯데가 ‘최고’라고 자랑할 것은 건물 높이 밖에 없다. 한번쯤 롯데가 시장을 주도할 수 있다면 대중들이 롯데를 바라보는 시각도 달라지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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