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레길 기획] 길에서 길을 말하다.

17. 후불제여행이 뜬다

조은지

cho.eunji@daum.net | 2017-06-29 09:26:59

▲ 강세훈 '숲찾사' 대표
일반적인 의미에서 외국또는 국내를 여행(관광)을 가려고 여행사를 알아볼 경우, 여행프로그램을 검색하고, 예약을 하고, 먼저 여행비를 모두 지불해야만 여행을 떠날 수 있다. 여행경비를 지불하지 못하거나 부족하면 여행을 떠날 수가 없다.
만약에, 여행경비를 다녀와서 낼 수 있다면? 여행을 다녀와서 여행경비를 할부처럼 나누어서 지불할 수 있다면 좋지 않을까? 부담없이 내가 갈때마다 갈 수 있고, 나중에 분할해서 갚는다면 부담없이 여행을 즐길 수 있을테니 말이다.
지난 2015년 코리아트렌드에서 선정한 키워드 중에 하나가 ‘후불제여행‘ 이였다고 한다. 기존 여행사들은 여행을 떠나려는 회원을 모아 경비를 미리 선납받은 후 여행을 보내주는 구조였다. 그러다 보니 쉽게 같은 날에 떠나는 사람들을 모으는 것이 쉬운일이 아닐뿐더러 1년 내내 사람을 모집해야만 했다.
반대로 멤버쉽제로 운영하는 후불제여행사는 멤버쉽에 가입한 회원은 잠재적인 여행고객이 되기 때문에 별도의 모집활동이 필요없다. 그저 여행프로그램만 가득 채워주면 된다. 이렇게 국내에서는 2010년경에 후불제여행사인 투어컴이 시작되었고, 해외에서는 네트워크마케팅 기법을 도입한 월드벤처스가 여행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여행이라면 무조건 돈을 모으고 준비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버리고 여행상품을 재화처럼 보고 할부 또는 멤버쉽제로 운영하면서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한 여행인 것이다.
둘레길걷기가 단순히 레포츠 활동이 아닌 여행으로 대접받고 있듯이 여행을 다녀오는 방법도 패러다임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후불제여행은 투어컴을 비롯하여 다른 업체에서도 선보이기 시작했고, 여행의 블루오션으로 자리잡을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여행의 모든 부분들이 변하고 있다. 해외여행에서는 필수적으로 가이드가 동행하는 반면에 국내여행에서는 가이드가 없다. 그저 사람들을 모시고 다시는 인솔자뿐이다. 전문적인 식견이나 해설지식을 가지고 여행자들앞에 나서는 국내가이드는 전무한 상황이며, 여행의 질은 점점 낮아지고 있다. 이부분에서도 체험여행이라는 가치를 내걸고 운영하는 프렌트립은 체험과 경험을 위해 해당분야에 지식이나 경력을 갖춘 가이드(여기서는 호스트라고 한다.)를 모집하고 운영함으로써 여행의 패러다임을 다시 바꾸고 있었다.
필요없고 비싼 인건비로 인해 여행경비만 올리는 요인이 아니라 여행에 있어서 필요한 존재로서 가이드(또는 해설가, 여행전문가)들이 대접받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이것도 기존여행의 패러다임이 변하였기 때문에 생기는 틈새이다.
이처럼 여행이라는 콘텐츠는 점점 진화하고 있다. 관광에서 여행으로 내적인 가치가 중요해지고, 둘레길이나, 전통놀이, 제주 한달 살이 등 전에는 없었거나 가치를 인정하지 않았던 부분들이 여행이라는 범주에 들어오며 발전하고 있다.
그리고 여행콘텐츠를 쉽게 이용하고 지속적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멤버쉽제를 통한 후불제와 같은 독특한 시스템이 생기기도 하였다. 변화하는 상황에 순응하고 준비하는 사람이나 기업만이 살아남는다는 경험을 알고 있기에 항상 트렌드의 변화를 감지할 수 있도록 예의주시해야 할 것이다.
*칼럼제공 : 강세훈 숲찾사 대표
*정리 : 산업부 조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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