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입자는 한 명인데, 집주인은 세 명…

유상석 기자가 들려주는 부동산 상식 (21)

유상석

listen_well@sateconomy.co.kr | 2012-12-14 15:39:52

Q. 신혼살림을 차리기 위한 전셋집을 알아보려고 여러 곳을 물색하던 중, 제 마음에 쏙 드는 집을 한 채 발견했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당장 계약하고 싶었지만, 예비 신랑에게 집을 한 번 보여주고, 상의한 후에 결정해야할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집 주인 할머니께 “나중에 신랑 데리고 다시 오겠다”는 인사를 하고 그 집에서 나왔습니다.


그러나 다시 찾은 그 집에선 할머니의 모습을 볼 수 없었습니다. 할머니의 장남이라는 사내의 말에 따르면, 제가 집을 보고 간 다음 날, 갑자기 할머니가 돌아가셨다고 하네요.


그러면서 이 사내는 “형제가 세 명이기 때문에, 어머니의 유산인 이 집을 3형제가 공유하게 됐다. 등기도 3형제 이름으로 공동등기가 이루어졌다”며 “두 동생은 각각 지방과 외국에서 일하고 있기 때문에, 전세 계약은 나와 하면 된다”고 말했습니다.


이 사내의 말처럼, 3명이 공유하고 있는 집을 소유자 1인과 계약을 체결해도 문제없을까요? 계약 자체는 문제없이 맺어진다 하더라도, 나중에 보증금을 돌려받는 일이 복잡해질 것 같은데, 누구에게 돌려받을 수 있을까요?


다른 집을 알아보는 방법이 가장 좋겠지만, 마음에 드는 다른 집을 또 찾아 헤맬 생각을 하니 눈앞이 캄캄하네요. (전현경(30)ㆍ공무원)


A. 당황스러운 일을 겪으셨군요. 갑자기 어머님을 떠나보낸 집주인 형제분들도 당황스러우셨겠지만, 졸지에 3명의 집주인들을 상대하게 된 전현경 님도 큰 충격을 받으셨으리라 여겨집니다.


형제들 명의로 공동등기가 이루어졌을 경우, 이 부동산은 말 그대로 ‘공유물’이 됩니다. 우리 민법 제265조는 ‘공유물의 관리에 관한 사항은 공유자의 지분의 과반수로서 결정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집 주인과 세입자가 임대차 또는 전세계약을 맺는 행위는 공유물의 관리에 관한 상황으로 판단되는 바, 공유자의 과반수인 사람들과 계약을 맺는다면 이 계약이 유효할 것입니다.


부모의 재산을 형제 3인이 상속받는 경우, 보통 1/3씩 균등한 지분을 갖게 되는데요, 이 경우, 1인의 소유 지분은 33.3%에 불과하지요. 유효한 계약을 맺기 위해선 최소 2인 이상의 상대방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이르게 됩니다. 물론 장남의 지분이 50%를 넘는 경우라면 장남 1인과만 계약해도 괜찮습니다. 등기부 열람 등을 통한 정확한 소유관계 파악이 먼저 필요해 보입니다.


공유자 전원이 아닌, 일부만을 상대로 계약을 체결한 경우, 계약만료시의 보증금 반환이나 경매시의 우선변제권 등은 계약 당사자에게만 주장할 수 있습니다. 만약 전현경 님이 할머니의 장남ㆍ차남만을 상대로 계약을 맺은 후, 나중에 이 집에서 나가야 할 상황이 왔을 때, 보증금 반환 요구는 장남ㆍ차남에게 할 수 있지만, 삼남에겐 할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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