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금융당국, 소통·신뢰·인프라가 ‘우선’

이경화

icekhl@daum.net | 2017-06-20 11:07:37



▲ <게티이미지뱅크>

[토요경제=이경화 기자]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빈곤 상태에 빠진 노인들이 가장 많은 나라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5년 기준 대한민국의 65세 이상 노인 빈곤율은 34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중 가장 높다.


노인 빈곤율은 중위소득(전체 가구 중 소득 기준으로 딱 중간에 해당하는 가구의 소득·지난해 한국 중위소득은 월 196만원으로 83만 원 이하 소득이면 빈곤층으로 분류되는 셈) 50% 미만 소득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노인 가구의 비율이다.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빈곤율은 49.6%로 OECD 평균인 12.8%의 4배정도 된다.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이유로는 공적연금제도가 취약하다는 점이 꼽힌다. 노후소득의 OECD 평균이 연금소득은 59.0%, 근로소득 24.0%, 자본소득 17.1% 비중이지만 우리나라는 각각 16.3%, 63.0%, 20.8%로 연금소득은 열악한데다 근로소득은 치우친 상태다. 노인이 된 이후에도 근로소득에 의존하다 보니 빈곤의 위험에 빠지기 십상이다. 새 정부 들어 기초연금 인상과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상향 등이 거론되고 있으나 당장 노인 빈곤율을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평가된다.


문제점을 조금이나마 덜기 위해 금융당국은 현재 100세 시대 노후소득 보장을 위한 개인연금법 도입을 준비 중이다. 주요 내용으로는 ▲개인연금상품의 범위 확대 ▲연금가입자가 다양한 연금자산을 통합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개인연금계좌 도입 ▲연금가입자 보호 제도 강화 ▲종합적인 연금정보 제공(연금포털)·금융소외계층에 대한 재무상담(노후설계센터) 등 연금 관련 인프라 구축 등이 담겨있다.


앞서 금융당국은 100세 시대를 대비한 금융의 역할 강화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그 일환으로 ▲노후 실손 의료보험 개발 ▲간병·치매관리·호스피스·장례 등 노후 특화보험 ▲공적·사적 연금가입정보를 한 번에 조회할 수 있는 종합연금포털 구축 등이 추진됐다.


고령화 사회(65세 이상 노인인구 비율이 전체 인구의 7% 이상을 차지하는 사회)와 맞물려 국민연금이 지속가능성 위험에 노출된 가운데 안정적인 노후소득 보장을 위해 사적연금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에 맞춰 연금저축상품을 비롯한 다양한 상품이 개발될 것으로 보여 노인들의 보험 선택 폭이 넓어진다는 점에선 환영받을 만하다.


그러나 간병·치매관리·호스피스 등 사회적 인프라가 여전히 미흡하고 제도적 뒷받침이 되지 않고 있다는 부분은 아쉬움이 남는다. 박근혜 정부 당시 금융당국은 고령층 특화 서비스 제공 보험 등 보험 산업 비전을 제시했으나 정작 현실과 거리가 멀다는 지적과 함께 구체성이 떨어지며 오히려 부작용이 우려되는 정책이라는 혹평이 적지 않았다.


금융당국의 의지에는 동감하나 제도 활성화를 위해선 관계부처 간 조율로 이를 뒷받침 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 서로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 노후 빈곤을 해결하는 촉매제가 돼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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