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의 증권사, 젊은피가 이끈다
60년생 CEO들 실적·활약 두드러져
양혁진
yhj2503@gmail.com | 2012-12-07 13:39:04
올 한해 증권업계의 최고 이슈는 1960년대 태어난 젊은 최고경영자(CEO)들의 두드러진 활약이었다. 이처럼 60년대생 최고 경영자가 증가한 것은 젊은 새 사장이 패기로 어려운 업계상황을 정면 돌파하라는 취지였던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10년 이상 증권사 CEO를 역임하던 사장들이 많이 물러나면서 상당수가 젊은 인재들로 채워졌다. 그리고 새롭게 등장한 이들이 취임 후 받아든 성적표도 합격점을 넘어섰다.
◇ 경영환경 급변.. 실무 능한 젊은 CEO 각광
올해 물러난 대표적인 인사는 2003년부터 부국증권을 맡아온 장옥수 전 대표(44년생)와 98년부터 증권사 CEO를 맡아온 하나대투증권 김지완 전 대표(46년생)다.
올해 사장이 바뀐 증권사는 삼성증권 (김석 대표, 54년생), 현대증권(김신대표 63년생, 윤경은 대표 62년생), 신한금융투자(강대석 대표, 58년생), 미래에셋증권 (변재상 공동 대표, 63년생) 동양증권(이승국 대표, 60년생), NH농협증권 (전상일 대표, 53년생), KDB대우증권(김기범 대표, 56년생), 대신증권 (나재철 대표, 60년생), 한양증권(정해영 대표, 58년생), 하나대투증권(임창섭 대표, 54년생), 메리츠종금증권(최희문 대표 64년생, 김용범 대표 63년생), 부국증권(전평 대표, 51년생), 아이엠투자증권(정회동 대표) 등 10여 곳에 이른다.
가장 큰 특징은 역시 선임된 사장 중 상당수가 60년대 출생으로 젊어진 점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대내외적 경영환경이 급변하면서 실무에 능한 젊은 최고경영자들이 우대를 받았다”며 “한국투자증권 유상호 대표나 KTB투자증권주원 대표 등 이미 사장에 오른 60년대 출생 CEO가 극심한 불황에서도 흑자영업 기조를 지키면서 젊은 사장에 대한 선호도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국내 주식시장의 부진을 반영하듯 국제 영업이나 채권에 밝은 인물들이 대거 사장으로 약진했다.
지난 6월 선임된 KDB대우증권 김기범 대표는 대표적인 국제 금융전문가다. 지난 88년부터 대우증권에 근무하면서 헝가리 대우은행 설립에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했고 대우증권 런던 현지법인 사장, 대우증권 국제부장, 국제사업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예상대로 취임이후에 해외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현대증권도 올 초 김신 대표를 선임한 데 이어 지난 달 26일 국제통으로 유명한 윤경은 전 솔로몬증권(현 아이엠투자증권) 대표를 신임 대표로 발탁했다. 메리츠종금증권 김용범 각자 대표는 채권 전문가로 꼽힌다. 그는 메리츠종금증권을 알짜 수익 구조로 탈바꿈 시킬 수 있는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또한 올 해는 사장이 다른 회사 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경우도 많았다.
현대증권 이승국 전 각자대표가 동양증권 대표로 옮겼고, 동양증권 전상일 부회장은 NH투자증권 대표로, NH투자증권 정회동 대표는 아이엠투자증권 대표로 자리를 옮겼다. 최근에는 윤경은 전 아이엠투자증권 대표가 현대증권 부사장으로 자리를 이동한 뒤 사장으로 승진했다.
◇ 성적표에서도 60년대생들 약진
이러한 60년대생 CEO들의 활약은 이들이 받아쥔 성적표를 통해서도 입증된다. 취임 후 첫 번째 성적표를 받아든 증권사 최고경영자(CEO) 4인을 보면 1960년대생 2인이 이끄는 곳은 예상 외의 호실적을 기록한 반면, 1950년대생이 수장인 곳은 업황 부진의 파고를 넘지 못했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CEO 취임 후 첫 번째 경영 성과를 받아든 이는 김기범 KDB대우증권사장, 임창섭 하나대투증권 사장, 변재상·조웅기 미래에셋증권 대표, 이승국 동양증권 사장 등 4명이다. 임 사장과 변 대표는 지난 6월에, 김 사장과 이 사장은 7월에 각각 신임 CEO로 취임했다.
동양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은 상반기 전체 증권사 평균 순익이 반토막 난 속에서도 지난해보다 순익이 증가해 눈길을 끈다. 동양증권은 상반기(4∼9월) 순익이 144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3.8% 증가했고, 미래에셋증권은 679억원으로 5.5% 늘어났다. 양 사는 모두 채권 부문에서 실적이 두드러졌다.
특히 동양증권은 올 들어 사내 채권 담당 애널리스트가 대거 타사로 이직하는 어려움 속에서도 상반기 1218억원 채권운용수익을 기록, 전년에 이어 1200억원대를 유지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상반기 채권수익이 1851억원으로 지난해(1318억원)보다 40.4% 급증했다.
반면 관록의 베테랑이 이끄는 대우증권과 하나대투증권은 순익이 줄었다. 대우증권은 순익 624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4.2% 줄었다. 순익은 감소했지만 전체 평균(45.6% 감소)에 비교하면 상당히 선방한 셈이다.
하나대투증권은 ‘웅진 법정관리’ 라는 예상 외의 타격을 입은 경우다. 채권 손실 252억원이 발생했고, 이를 이번 3분기에 전액 손실 처리했다. 그 결과 하나대투증권은 상반기 순익 53억원을 기록, 전년(430억원)에 비해 87.5% 급감했다.
임 사장은 지난 10월말 인사발령이 난지 5일 밖에 안 된 배기주 하나은행 리스크관리 본부장을 하나대투증권 리스크관리 본부장으로 전격 선임하며 사태 수습에 나선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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