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자살직전 초대형 폭로
“친박계 핵심 인물들은 이미 다 아는 사실”
뉴스팀
webmaster@sateconomy.co.kr | 2015-04-10 17:17:42
[토요경제=뉴스팀] 해외자원개발 비리 의혹에 연루돼 검찰 수사를 받던 성완종(64) 전 경남기업 회장이 사망 직전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허태열 전 비서실장(당시 캠프 직능총괄본부장)에게 억대의 돈을 건넸다고 언론에 폭로해 거센 후폭풍이 일고 있다.
지난 10일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성 전 회장은 전날 오전 6시부터 50분에 걸쳐 이 신문과 전화 통화를 갖고 김 전 실장과 허 전 실장에게 각각 미화 10만 달러, 현금 7억 원을 전달했다는 내용을 폭로했다.
성 전 회장이 경향신문과 통화를 한 이 시각은 성 전 회장이 서울 강남구 청담동 자택 인근 리베라호텔 앞에서 택시를 타고 성북구 정릉동 북악매표소에 도착한 뒤다.
경찰은 전날 오전 5시33분께 성 전 회장이 북악매표소에 도착한 사실을 폐쇄회로(CC)TV를 통해 확인했다.
▶ 리베라호텔에서 만나 7억 원 현금 전달
성 전 회장이 언론에 폭로한 내용을 보면, 그는 “김 전 실장이 2006년 9월 VIP(박근혜 대통령) 모시고 독일 갈 때 10만 달러를 바꿔서 롯데호텔 헬스클럽에서 전달했다”며 “당시 수행비서도 함께 왔었다. 결과적으로 신뢰관계에서 한 일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2007년 당시 허 본부장을 강남 리베라호텔에서 만나 7억 원을 서너 차례 나눠서 현금으로 줬다. 돈은 심부름한 사람이 갖고 가고 내가 직접 주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렇게 경선을 치른 것”이라며 “기업 하는 사람이 권력의 중심에 있는 사람들이 말하면 무시할 수 없어 많이 했다”고 했다. 그는 ‘허 본부장의 연락을 받고 돈을 줬느냐’는 물음에 “적은 돈도 아닌데 갖다 주면서 내가 그렇게 할(먼저 주겠다고 할)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라며 “다 압니다. (친박계) 메인에서는…”이라고 덧붙였다.
▶검찰의 무리한 수사에 대해 억울함을 토로
앞서 성 전 회장은 8일 기자회견에서도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때 허태열 의원 소개로 박근혜 후보를 만났고 그 뒤 박 후보 당선을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뛰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청와대와 총리실에서 (검찰 수사를) 주도하고 있는 것 아니냐. 의리나 신뢰 속에서 (박근혜) 정권 창출에 참여했었다”며 친박계 핵심 인사들을 직접 겨냥했다.
성 전 회장은 50분간 진행된 인터뷰 내내 검찰의 무리한 수사에 대해 억울함을 토로했다. 성 전 회장은 “(검찰이) 자원 쪽을 뒤지다 없으면 그만둬야지, 제 마누라와 아들, 오만 것까지 다 뒤져서 가지치기 해봐도 또 없으니까 또 1조원 분식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이) 저거(이명박 정권의 자원외교)랑 제 것(배임·횡령 혐의)을 ‘딜’하라고 그러는데, 내가 딜 할 게 있어야지요”라고 덧붙였다. 성 전 회장은 9500억원의 분식회계와 회사 돈 215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상태였다.
성 전 회장은 “내 하나가 희생됨으로 해서 다른 사람이 더 희생되지 않도록 하려고 말한다”며 “맑은 사회를 앞장서 만들어주시고 꼭 좀 보도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검찰의 MB자원외교 비리 수사로 궁지에 몰렸던 친이계가 즉각 김기춘, 허태열 수사를 촉구하는 등 반격에 나섰다.
▶조사를 받으면서 압박감 느끼다가 자살
친이계 핵심인 정병국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 10일 성 전 회장의 자살과 관련, "우려를 했던 부분인데 결국은 이런 사건이 벌어지고 말았다. 이완구 총리의 대국민담화가 나오고 나서 언론과 제가 인터뷰를 하면서 이 문제점들을 제기를 했다. 결국은 이 사건이 잘못 접근을 하다 보면 부메랑이 될 거라고 했는데 결과론적으로 그렇게 된 것이 저는 너무 놀랍고 충격적“이라며 박근혜 정부를 비난했다.
그는 김기춘, 허태열 전 실장이 금품 수수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도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언급할 상황은 아닌 것 같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검찰이 수사를 하든지 어떻게 하지 않겠나”라며 검찰 수사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그는 “당연히 한 사람이 피의자로서 조사를 받으면서 압박감을 느끼다가 자살이라고 하는 극단적인 상황까지 갔고 그 과정에서 얘기를 한 건데 그걸 수사하지 않는다고 하면 그걸 어떻게 보겠나, 국민들이 납득이 가겠나”라면서 즉각적 수사 착수를 촉구했다.
김영록 새정치연합 수석대변인은 역시 “성 전 회장의 충격적인 죽음을 안타깝게 생각하며 애도를 표한다”고 덧붙였다.
▶“대통령 도왔다”...성역 없는 수사 필수
그는 그러면서도 “성 전 회장은 어제 기자회견을 열어 대통령 당선을 도왔는데 내가 표적이 됐다'며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했다. 성 전 회장이 '박근혜 후보의 당선을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뛰었다. 실체적 진실이 밝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성 전 회장이 생의 마지막을 예감하며 밝힌 내용인 만큼 해외자원개발 비리와 함께 이 부분도 검찰의 수사가 필요할 것”이라면서도 “성 전 회장의 죽음으로 해외자원개발 비리에 대한 수사가 차질을 빚어서는 안 되며 성역 없는 수사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이번 보도의 진위여부를 묻는 질문에 “아는 바 없다”고 짧게 답했다.
기자들이 이에 김기춘, 허태열 전 실장에게 확인을 했냐고 묻자, 민 대변인은 5초가량 침묵하다가 “확인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이 보도를 접했는지, 반응은 어떤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선 “보도는 다 보신다”고 짧게 말해, 박 대통령도 보도 내용을 알고 있음을 전했다.
그는 김기춘, 허태열 전 실장에게 확인해볼 계획이 없냐는 계속되는 질문에 “허허허허, 마치겠다, 오늘”이라며 서둘러 춘추관을 빠져 나갔다.
청와대는 MB 자원외교 비리를 파헤치기 위해 진행 중인 검찰 수사가 성 전 회장의 폭로로 박 대통령의 최측근인 김기춘, 허태열 전 비서실장에게 불똥이 튀고, 더 나아가 2007년 대선후보 경선자금 의혹까지 불거지는 등 박 대통령에게까지 번질 조짐을 보이자 예기치 못한 상황 전개에 크게 당황해 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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