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손’들 서초동에 은밀히 모이는 이유는?

남부터미널 재개발 '재추진' 소문 무성

유상석

listen_well@sateconomy.co.kr | 2012-12-06 16:08:51

“최근 들어 인근 지역 매물에 관심을 보이는 ‘큰 손’들이 자주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 남부터미널 근처에서 중개업소를 운영하는 한 공인중개사의 전언이다. 이 공인중개사는 “대통령선거가 끝난 후, 내년에 정권이 바뀌면 남부터미널 재개발이 추진될 것이란 소문이 퍼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남부터미널 재개발이 다시 추진된다’는 소문이 은밀하게 돌면서 서초동 일대 매물 문의가 늘어나고, 주변 땅값이 들썩이고 있는 모양새다.


◇ ‘20년 묵은 터미널’… 이젠 재개발할 때?
남부터미널은 서울의 관문 역할을 하는 주요 버스터미널 중 하나로 매일 경기남부ㆍ경상ㆍ전라ㆍ충청도 방면 수십 개 노선, 수백 대의 버스가 출발하고 돌아오는 곳이다. 지난 1972년 8월 용산에서 첫 영업을 개시한 이 터미널은 1990년 7월에 현재 위치로 이전해 지금까지 영업하고 있다.


그러나 주변 환경과 비교할 때, 다소 낙후한 시설 때문에 과거부터 여러 차례 재개발 안건이 제기돼왔다. 주된 원인은 재원 마련의 문제와 부동산 투기 우려 등이었다. 남부터미널을 재개발하려는 시도는 지난 1997년부터 계속 있었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 2007년에 추진된 바 있다.


2007년 당시 터미널 개발을 시도한 시행업체 A 사는 호텔과 판매시설, 터미널을 기본으로 한 사업 제안서를 서울시에 제출한 바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도심 한복판에 가건물로 지어진 허술한 터미널이 자리 잡고 있다는 게 합당한 일인가. 아파트도 지금 20년 되면 재개발 재건축을 하지 않는가. 허술한 시설 탓에 손님이 떠나고 있다”며 개발의 필요성을 강조했었다.


하지만 터미널 현대화 사업은 서초구와 서울시가 상반된 견해를 드러내면서 불협화음이 일었다. 서초구청 측은 “터미널 승객을 위한 편의를 도모하고, 현대화사업으로 인해 상권도 활성화 시킬 수 있으며, 문화 시설을 마련해 지역 주민의 문화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찬성 입장을 드러냈었다.


이에 반해 서울시는 부동산 시장 자극과 교통난을 우려하며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었다. 결국 남부터미널 재개발 사업은 15년 전 첫 논의가 나온 이래 계속 제자리걸음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다.


◇ 무산의 연속… 이번엔 성공할까
‘남부터미널 재개발’이 다시 한 번 이슈로 떠오르면서, 이번에는 재개발이 성사될 지에 부동산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남부터미널이 언젠가 재개발된다는 것 만큼은 틀림없는 사실”이라며 “문제는 그 때가 언제냐는 것인데, 15년째 관련 안건이 표류하면서 더 이상 노후화를 용인하기 어려울 지경이라는 이야기가 계속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정권이 바뀌면 자기 치적으로 삼기 위해서라도 1~2년 내로 재개발을 추진할 것이란 소문이 힘을 얻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미 주변 땅값은 꿈틀거리기 시작했다”며 “이른 바 ‘큰 손’들이 계속 찾아와 남부터미널 근처나 한두 블록쯤 떨어진 곳의 급매물을 은밀히 찾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단순한 터미널의 개축이 아니라 아예 종합쇼핑센터가 세워질 것이란 소문까지 있다”며 “이 안이 수면 위로 떠오를 경우 주변 땅값이 크게 오를 것은 뻔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남부터미널과 그 주변은 서울 시내에서도 강남권의 ‘금싸라기 땅’으로 유명한 지역이다. 낙후된 시설을 초현대식 건물로 대체하기만 하면 주변 땅값이 대폭 오를 것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교통의 요지인 이곳에 종합쇼핑센터가 들어선다면 단번에 거대한 상권을 조성할 가능성이 높다.


이 소문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있다. 20년 전부터 최근까지 서초동 일대에서 중개업소를 운영했던 한 전직 공인중개사는 “15년 전에도, 5년 전에도 소문만 무성했지, 결국 재개발 자체는 무산되지 않았느냐”며 “소문은 소문일 뿐. 현혹되지 말고 신중히 접근하는 것이 옳다”고 충고했다.


그는 “대규모 쇼핑센터가 들어서기만 하면 상권이 크게 살아날 것이라는 생각은 안일한 발상”이라며 “남부터미널 바로 옆에 위치한 국제전자상가를 가보라. 가서 빈 점포가 얼마나 많은지 보고 오라. 국제전자상가의 황량한 광경이 바로 내 지적의 근거”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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