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작된 ‘AI’ 공포…계란값 또 치솟아
이번 주말 최대 고비…文대통령 "근원적인 대책 만들라"
조은지
cho.eunji@daum.net | 2017-06-09 15:14:55
[토요경제=조은지 기자] 잠잠해지던 조류인플루엔자(AI)의 악몽이 다시 떠오르고 있다.
두 달 사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계란값이 아직 채 떨어지기도 전에 다시 전북 군산 지역에서 AI가 재발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AI 재발 시점인 지난 2일부터 이날 0시까지 142농가에서 AI발생 일주일만에 18만2000마리의 가금류가 살처분 됐다고 9일 밝혔다.
전북 지역 소규모 농가를 중심으로 AI가 집중 확산하면서 현재 AI 감염이 확인됐거나 간이 키트 검사로 양성 반응이 나온 농장은 총 27곳이다.
특히 전염성이 강한 H5N8형 고병원성 AI로 확진된 농장은 제주‧울산 각각 3곳, 군산‧익산‧양산‧파주‧부산 각각 1곳 등 모두 11곳으로 집계됐다.
당국은 이번 사태의 발원지 격인 군산 종계농장과 거래를 해온 중간 유통상이 시장에 살아있는 닭을 유통하다가 교차오염 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지난 8일 임실‧군산‧익산 등 전북 지역에서만 총 6건의 AI 의심사례를 확인했으며 이들 농가 모두 전북 시내 곳곳의 전통시장에서 각각 닭을 사들인 것으로 조사됐다.
농식품부는 각 지자체에 중간유통상인들이 가축거래상인 등록 여부와 방역실태를 점검하라고 지시했다. 또 검역본부와 각 지자체는 가금거래상이 소유하거나 운전하는 사육시설 출입차량을 일제 점검할 방침이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서 본격적인 계란의 가격상승이 또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주말 AI 발생 이후 계란 평균 소매가가 다시 뛰기 시작하면서 현재 7967원까지 올랐다.
이는 한 달 전 가격 7890원보다 77원 오른 가격이며 1년 전 가격인 5216원 보다는 2700원 이상 급등한 것이다.
하지만 AI피해가 특히 컸던 서울‧수도권 지역의 일부 슈퍼마켓에서는 최근 30개들이 계란 한판 가격이 1만원 이상을 호가하고 있는 경우도 속출하고 있다.
AI가 한창 창궐하던 지난 1~2월과 비슷한 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이런 계란값과 가금류값 고공행진 추세가 올해 내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데 있다.
최근의 계란값 폭등세는 지난 겨울 전국을 휩쓴 사상 최악의 AI로 국내 전체 산란계(알낳는 닭)의 36%에 해당하는 2518만 마리가 살처분 돼 계란 생산량이 크게 부족해졌기 때문이다.
예상치 못했던 AI사태가 재발하면서 어느 정도까지 상황이 악화될지는 가늠하기 어려운 상태다.
식당 및 치킨업계들은 초복을 한 달 가량 앞둔 상태에서 AI으로 인해 ‘직격탄’을 맞게 됐다.
지난 3일 제주에서 AI의심사례가 신고된 이후 일부 치킨 프랜차이즈 매장에서는 평상시 대비 전화주문 건수가 20~30% 가량 감소하는 등 AI 확산의 여파로 소비자들이 치킨을 꺼리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또 일부 치킨 프랜차이즈는 AI에다 다른 악재까지 겹치면서 가맹점주들이 전정긍긍하고 있다.
회장의 20대 여직원 성추행 의혹이 불거진 호식이두마리치킨은 일부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불매 움직임까지 일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 문재인 대통령은 농식품부의 AI대책을 “의례적”이라고 질책하며 근본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문 대통령은 “조류인플루엔자(AI) 대책이 의례적인 것으로 보인다”며 “변종 AI가 포착되는 현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기존 방식에서 벗어난 근원적인 대책을 만들라”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AI방역대책본부는 범정부적 중앙사고수습본부로 전환됐고 AI위기 경보 역시 최고 수위인 ‘심각’단계를 유지하고 있다.
전통시장과 가든형 식당에서 살아있는 가금류 유통이 전면 금지된 가운데 정부는 앞으로 전통시장에서 가금류를 거래할 때 반드시 도축한 후 유통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전통시장에서 닭을 취급하는 영세업소의 경제적인 피해가 우려됨에 따라 오는 7월 연구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관련 업계와 지원 방안 등을 합의해 단계적으로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생닭 유통금지 정착까지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가축거래상인에 대한 철저한 감독과 보관시설의 방역관리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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