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채무탕감 로비 피고인 진술 엇갈려
박상배ㆍ이성근 "뇌물 없었다" vs 김동훈 "로비 위해 접촉"
김덕헌
dhkim715@yahoo.com | 2006-06-26 00:00:00
뇌물을 받고 현대차그룹 계열사의 채무탕감 과정에 관여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박상배 전 산업은행 부총재와 이성근 산은캐피탈 사장은 지난 19일 열린 첫 공판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박씨는 이날 오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김상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피고인 의견진술을 통해 "현대차 브로커로 활동하며 돈을 줬다는 김동훈씨를 지난달 처음 만났다. 김씨의 `뇌물 수수' 진술은 모두 거짓말이다"고 주장했다.
이성근씨도 신문에 앞서 의견진술 기회가 주어지자 "김씨로부터 뇌물과 청탁을 받은 적이 없다. 비윤리적 방법으로 업무를 추진하는 재벌기업과 이에 영합한 중개인의 진술 한 마디로 죄없는 사람을 수사하는 일이 발생했다. 재판부가 진실을 밝혀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검찰은 현대차그룹으로부터 계열사인 아주금속ㆍ위아의 채무를 탕감받도록 해 달라는 청탁을 받고 이들에게 뇌물을 준 혐의를 받고 있는 김동훈 전 안건회계법인 대표에 대한 신문에서 로비와 함께 뇌물이 건너간 정황을 집중 추궁했다.
검찰은 "현대차그룹 계열사의 회계 감사를 맡았다가 아주금속과 위아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채무재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하자 현대차측이 로비활동을 맡아줄 파트너 역할을 부탁해 맡은 것 아니냐"고 추궁했고 김씨는 "그렇다"고 답변했다.
김씨는 또 기업 청산이나 주식지분 소각 등을 통해서는 아주금속과 위아의 채무 조정이 불가능하다고 보고 채권 할인매각을 통한 채무 탕감에 나서기로 했으며 이를 위해 관계자 로비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박상배ㆍ이성근씨와 접촉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또 채권 환매 등 채무조정 과정에 은행권의 원활한 도움을 받기 위해 2001년 당시 재경부 금융정책국장이던 변양호(구속)씨를 찾아가 시중 은행 2곳과 산업은행 고위층에 전화를 한 번 넣어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고 진술했다.
이날 김씨와 하모 전 산업은행 팀장 등 피고인 신문에 오랜 시간이 걸려 박상배ㆍ이성근 피고인에 대한 검찰 신문은 다음 기일로 미뤄졌다. 다음 공판은 7월3일 오후 2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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