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막 오른 진검승부.. 최대 변수는?

후보 등록 마감.. 대선 시계 본격 카운트 다운

양혁진

yhj2503@gmail.com | 2012-11-26 13:45:03

후보등록일인 25-26일을 분기점으로, 18대 대선은 이제 지리한 예선전을 마무리하고 피터지는 본선을 준비하고 있다. 야권의 후보 단일화가 예선전의 이슈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었다면 이제 남은 시간은 여야의 후보가 1:1로 링에 올라 마지막 혈투를 벌여야 하는 진검승부의 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후보등록일을 이틀 남겨놓은 23일까지 야권이 단일화 방식을 두고 진통을 겪으면서 대선의 최대 변수가 되고 있다. 단일화 후보가 정해지면 후보들의 TV토론, 경남과 호남의 민심, 그리고 투표율이 관심의 초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 물 건너간 단일화 시너지효과.. 후유증 봉합은?
야권이 후보 단일화 과정의 상처를 봉합하고, 화학적인 통합을 이끌 수 있느냐가 이번 대선의 최대 관심거리다. 문재인, 안철수 두 후보는 후보 등록일까지 단일화 하기로 발표한 상태지만 아름다운 경쟁이라는 초기의 의미는 이미 퇴색하고 야권 지지자들의 피로도는 급속히 증가했다. 후보 등록까지 어떻게든 단일화는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지만 후보 등록일을 넘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문제는 안철수 후보가 이미 말했듯이 과정이다. 두 후보의 단일화 과정이 순조롭지 못하면서 “결국 정권 자체만을 겨냥한 이전투구가 아니었느냐”는 야권 전체 지지자들의 반감이 적지 않게 퍼져 있는 것. 막판 경선룰 조정을 통해 단일화가 이루어져도 남은 후보가 얼마나 진정성을 가지고 단일화 후보를 지지하느냐도 미지수다.


야권의 한 관계자는 “단일화를 통한 시너지 효과는 이미 물 건너갔다고 봐야 하지 않겠느냐” 면서 “갈등의 상처를 봉합하고 대 통합으로 가는 리더십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 투표율은 여전히 당락의 최대변수
야권 단일화의 후유증은 당장 투표율에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투표율은 이번 대선에서 이미 한차례 홍역을 겪은 이슈다. 문재인 안철수 두 후보가 현행 오후 6시인 투표시간을 9시까지 연장하자는 '투표시간 연장 캠페인'을 공동으로 이끌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1인 시위 등을 통해 비정규직 노동자 등의 투표참여를 보장하기 위해 투표시간을 연장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은 투표시간 연장이 투표율 상승으로 이어져 선거결과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판단 때문에 부정적이다. 관련 법안 처리도 물 건너갔다. 공직선거법을 다루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새누리당의 반대로 인해 상임위에서 논의조차 되지 않았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지난 22일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투표시간 연장이 상당히 정략적인 주장인 것은 올해도 선거법 개정을 위해 여야가 두번 만났는데 그때 연장 얘기가 나오지 않고 유야무야 끝났다” 면서 “선거를 코앞에 두고 투표시간을 연장해야 투표율이 올라간다는 주장은 거짓말로 표를 얻기 위해 선동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처럼 민감할 수 밖에 없는 투표율의 바로미터는 70%다. 지난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 캠프에서는 투표율이 70%를 넘으면 선거에서 승리한다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이번 대선도 ‘1대 1’ 접전 구도가 전망되면서 지난 2002년 대선이나 올해 치러진 4·11 총선과 같은 양상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세대 간 이질적 투표 행태를 보일 것이라는 해석에 무게가 실리면서 투표율에 따라 여야 간 희비가 엇갈릴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2007년 17대 대선 투표율은 63.0%, 2002년 16대 대선은 70.8%였다. 이번 대선의 투표율이 16대 대선에 가깝느냐, 아니면 17대 대선에 가깝느냐에 따라 당락이 좌우 될 수도 있을 만큼 투표율이 승부의 분기점이 될 수 있을 전망이다.


투표율을 끌어올려야 하는 절대절명의 명제를 가진 야권이 단일화 후유증을 두고 깊은 고민에 들어간 이유가 여기에 있다.


◇ TV 토론, 유권자의 감성을 잡아라
이번 대선은 야권의 후보 단일화가 늦어지며 이른바 깜깜이 선거로 불렸다. 대선이 후보등록 시점까지 야권 단일화 후보의 윤곽이 나오지 않으면서 여야의 선거 구도가 안개속에 휩싸여 있었기 때문. 그만큼 유권자인 국민들이 후보들을 검증할 기회가 없었다는 것으로, 여권에서도 문재인 통합민주당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 사이에서 왔다갔다 하며 선거전의 이슈 부각에 어려움을 겪었다.


따라서 이번 대선의 최대 변수는 TV 토론이 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크다. 1997년 대선을 기점으로 후보 간 TV토론은 선거에서 여론의 향배를 가르는 변수로 자리매김했다. 이미지 대결로 흐른다는 비판도 있지만 국민이 쉽게 후보 간 능력을 비교해 볼 수 있어 각 캠프에서 가장 신경을 많이 쓰는 선거운동이다.


실제로 중앙선관위가 지난 17대 대선 직후 투표를 한 전국 성인남녀 1071명을 상대로 실시한 유권자 의식 조사 결과, '후보자를 아는 데 가장 도움이 된 것'으로 TV 대담 및 토론을 꼽은 응답자가 49.4%에 달했다는 사실은 TV토론의 중요성을 증명한다.


지난 21일 야권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있었던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의 TV토론도 야권을 지지하지만, 특정후보를 정하지 못하고 유동적인 입장을 보였던 유권자들에게 마음속으로 지지하는 후보를 결정하는 시간이 되기도 했다.


용산에서 자영업을 하는 김헌균씨는 “언론에서는 TV토론에서 누가 이겼다 졌다 이런 표현을 쓰는데 사실상 유권자들에게 그런 부분은 의미가 없다” 며 “토론회를 지켜보다보면 후보들이 얼마만큼 준비되어 있는가, 얼마나 진정성 있는 모습으로 국민을 대하는가를 알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도 야권의 단일화 토론회에 대응해서 가질 토론회 준비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후보는 TV토론을 통해 과거사 문제, 경제민주화 후퇴 논란 등 현안에 대해 입장을 밝히고 그간 발표한 정책공약을 총정리하며 준비되고 검증된 '정책후보'로의 차별성을 부각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박 후보측은 역대 경선 중 가장 치열했다는 평가를 받는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경험이 있어 이를 바탕으로 TV토론에서 ‘준비된 대통령’으로서의 모습을 확고하게 보여준다는 계획이다.


문재인 후보는 참여정부 시절 전반적인 국정운영에 참여한데다 법조 출신 특유의 논리적 화법이 안정감을 주지만 방송매체 특유의 감성적 접근에는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박 후보와 야권 단일후보가 겨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대선후보 초청 TV토론은 다음달 4일과 10일, 16일 등 3차례 열린다.


◇ 텃밭 민심 단속도 큰 과제
여야의 텃밭인 경남과 호남의 민심이 요동치는 것도 변수다. 역대 한나라당 대선후보들은 부산과 경남에서 50∼60%의 지지율을 지켰다. 2002년 16대 대선에서 부산에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66.7%, 민주당 노무현 후보는 29.9%를, 2007년 대선 당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57.9%, 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는 13.5%를 각각 득표했다. 이처럼 부산과 경남은 여권의 안방과도 같은 지역이지만 지난 대선때와 같은 일방적인 흐름을 기대할 순 없게 됐다.


한국갤럽이 이 지역 성인남녀 230명을 상대로 조사한 11월 셋째주 정치지표에 따르면 부산ㆍ울산ㆍ경남에서 박근혜 후보는 49%, 문 후보는 22%, 안 후보는 14%의 지지율을 보였다. 야권 후보자의 지지율 합계가 40%에 육박하고 있는 것. 이는 지난 4월 총선때의 흐름을 그대로 보여주는 지표로 보인다.


또한 여권은 광주와 호남에서 대선때마다 10% 미만의 지지율을 보였지만, 이번 대선은 20%도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야권의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의 피로감과 지역통합을 역설하는 당의 전략이 힘을 얻고 있다는 것. 박근혜 후보도 지난 2004년 한나라당 대표시절부터 호남민심에 꾸준히 공을 들여왔다.


◇ 40대 표심이 당락 좌우해
40대 표심도 이번 대선의 주요한 변수다. 2030세대와 50대 이상 세대가 뚜렷하게 진보와 보수로 나눠지는 것과는 달리 40대는 주요 이슈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며 뚜렷한 지지율 변동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대선의 캐스팅 보트는 40대가 쥐고 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또한 40대는 전체 유권자 중 단일세대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 19대 총선을 기준으로 유권자 분포를 살펴보면 전체 유권자 4018만5119명 중 40대 유권자는 882만3301명으로 전체 유권자 대비 21.9%를 차지하고 있다.


물론 지난 18대 총선 때에도 40대는 전체 유권자 대비 22.6%를 차지해 당시에도 단일세대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었다.


이들 40대는 또 다른 특징을 갖고 있다. 이들 세대는 2030세대보다 투표에 적극적이라는 점이다. 이들은 디지털 시대의 첫 번째 세대여서 2030세대보다는 디지털 세상의 적응력이 떨어지고 따라서 빠른 동원이 가능한 SNS에 관한 한 2030세대보다는 덜 민감한 세대라고 할 수 있지만 투표 참여율은 상당히 높은 편이다.


지난 19대 총선의 경우 이들 40대의 투표율은 전체 투표자 대비 21.2%에 달했는데 이런 비율은 2030세대에 비해 상당히 높은 투표율이다. 이처럼 보수ㆍ진보의 양면성을 갖는 40대는 앞으로 전개될 정치상황 및 정책 방향에 따라 지지후보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의 40대가 자녀 교육문제, ‘하우스푸어’ 문제, 안정적 직장생활 문제, 노후 대비 등 각종 부담을 한몸에 짊어진 세대라는 점에서 대선후보들의 추후 공약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시되면서 선거캠프는 전략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 네거티브 본격화 할까.. 군소후보는 해쳐모여?
선거전이 1:1대 초박빙 구도로 흘러가면 네거티브 선거전이 본격화 될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박근혜 후보는 정수장학회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는 NLL을 두고 연일 공방이 거듭되고 있다. 새누리당은 문 후보가 소속했던 '법무법인 부산' 수임료 의혹 등에도 공세를 퍼붓고 있다. 2007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비공개 대화록 의혹을 둘러싼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난타전이 대표적이다.


민주당은 새누리당 정문헌ㆍ이철우 의원과 박선규 중앙선대위 대변인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고 새누리당은 민주당 이해찬 대표를 무고 혐의로 맞고소했다.


민주당은 국회 운영위 국정감사에서 "남북 정상간 대화록을 봤다"고 밝힌 청와대 외교안보수석과 대화록을 그에게 보여준 국가정보원 직원도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선거 막바지로 갈수록 이런 네거티브 선거전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한편 30만∼50만표의 박빙 승부가 예상되는 연말 대선에서 군소 후보들이 역할론도 변수다. 전체 지지율을 합쳐봐야 2% 조금 넘는 군소후보군이지만 야권단일화로 여야 후보 간 1대1 구도 아래 초박빙 판세가 전개되면 이들의 영향력도 무시할 수 없다.


현재 대선전에 나선 군소 후보는 진보정의당 심상정, 통합진보당 이정희, 무소속 강지원 후보등 3명이다. 이건개 후보는 22일 박근혜 지지 선언을 하면서 예비후보를 사퇴했다.


이들의 지지율은 이정희 1.1%, 강지원 0.6%, 심상정 0.5% 수준이다. 미미한 지지율이지만 역대 대선을 돌아보면 이들이 다음 대통령 당선자 이름을 바꿀 가능성도 완전 배제할 수 없다. 지난 15대 대선(김대중-이회창)과 16대 대선(노무현-이회창)에서1∼2위의 득표율 격차는 각각 1.6%포인트, 2.3%포인트에 불과했다. 심상정, 이정희 후보의 야권 단일화 참여에 정치권이 주목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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