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놓는 대책마다 돈...정부가 물가불안 주범?

근본적 해결없이 무조건 예산만 쏟아 부어

토요경제

. | 2008-06-23 10:33:14

최근 경제가 어려워지자 정부가 다양한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근본적인 해결방안 없이 산발적 정책을 내놓으며 무조건 예산을 쏟아 붓는 ‘땜질’식 처방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세계잉여금 15조3000억원 가운데 지방교수세 및 교부금 정산과 채무상환을 위해 사용한 뒤 남은 4조8654억원을 민생경제 구원투수로 내세웠다.



구체적으로는 ▲저소득층 유류비 부담 완화와 대중교통 이용활성화 지원(2조3764억원) ▲농어민.중소상인 등 유가급등 취약 계층 지원(4255억원) ▲에너지 절감 및 중장기적 에너지원 확보 지원(1조3984억원) ▲의무적 지출소요 반영(6651억원) 등이다. 화물연대 운송거부 해결에 2700억원을 투입하겠다는 내용도 같은 날 밝혔다.



그러나 참여연대는 17일 논평에서 “성난 민심에 대응해 급하게 대책을 세우다 보니 종합적인 민생대책이 아니라 유류가 상승에 따른 조세환급, 정부보증 학자금 대출금리 인하, 저소득층 이동통신요금 감면, 지방 미분양아파트 지원대책 등 산발적이고, 중.장기적 대안이 될 수 없는 미봉책이 남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생정책 남발, 하반기 18조 풀려..재정 파탄 우려
실제로 정부가 그동안 내놓은 대책들을 모으면, 하반기에만 18조원에 이르는 자금이 풀린다. 당연히 물가 불안을 가중시킬 가능성이 높아 우려가 나오고 있다.
추경예산 편성을 놓고도 논란이다. 국가재정법상 추경편성 자체를 제한하고 있는 것을 정부가 자의적으로 해석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당연히 국회 심의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
참여연대는 “정부가 내놓은 민생지원대책은 급격히 이반한 민심을 달래기 위해 급조한 것으로 서민경제를 안정시킬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대책인지 의문”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유류가 상승분을 보조하기 위해 1300만명의 국민들에게 월 2만원씩 지급하는 조세환급정책은 수혜대상이 1300만명이라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다분히 정치적 고려에 의한 선심정책으로 읽힌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 때 미국 정부가 1억3000만명의 국민들에게 최고 120달러까지 지급했던 조세환급정책을 모방한 것이다. 실효성이 거의 없던 것으로 이미 드러났다.



고유가 지원이라는 명분으로 10조원 규모의 재정을 일괄 지원하기보다 저출산, 양극화 등을 해결하기 위한 근본적 대책과 시스템 마련에 재정지출을 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는 게 참여연대의 주장이다.
차상위계층에 대한 지원 대책도 통신비와 같이 부분적인 비용보조정책이 아닌 최저생계비와 최저임금의 현실화를 통해 소득향상과 생계보장 수준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래야 저소득층 보호와 내수 소비 진작 효과를 가져 올 수 있기 때문이다.
등록금 폭등 해결 대책도 미봉책일 뿐이라는 지적이다. 이미 등록금이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인 320만원의 두 배가 넘는 800만원 이상인 상황에서 정부보증 학자금대출 금리 1%를 낮추는 정도로는 대책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대기업들이 원자재가격 상승을 일방적으로 중소기업에 전가하는 구조적문제를 해결하는 정책도 필요하다. ‘하도급공정화에관한법률개정’ 등 제도개선을 통해 해결해 나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법인세 감면이나 종합부동산세, 양도소득세 감면정책도 실효성이 의문시되고 있다. 대부분 법인세를 내지 않거나 1억 미만의 세금을 내고 있는 중소기업이나 6억 미만의 주택을 보유한 경우 혜택이 없기 때문이다.
이처럼 물가나 등록금, 중소기업 지원, 저소득층 최저생계비, 최저임금 보장 등의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많은 재정이 필요하다. 문제는 돈을 쏟아 붓는 식의 경제정책은 재정 파탄을 부를 수도 있다는 점이다.
성난 민심을 달래느라 산발적으로 재정정책을 추진하면서 감세정책도 계속 추진하겠다고 하고 있다. 자칫 엄청난 재정적자를 초래해 경제위기를 불러 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참여연대는 “감세정책을 유지하면서도 민생안정, 재정확대정책을 동시에 추진하겠다는 계획은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한계를 드러낼 수밖에 없는 모순에 불과하다”며 “등록금상한제 도입, 최저생계비, 최저임금제 현실화, 임대료소득수준별 차등부과제 도입 등에 나서 서민경제를 살리려는 진심을 보여야 할 것이다”고 지적했다.



◇서민에 돌아갈 지원금액도 의문
한편, 돈을 물 쓰듯 하는 정부의 민생안정대책으로 서민에게 돌아갈 금액이 얼마인지 의문이라는 비판도 있다. 민주당 최인기 정책위의장은 17일 “추경예산 4조9000억원 중 서민 직접지원 예산은 저소득층 에너지보조금 837억원과 비료값 지원 620억원 등 1457억원에 불과하다”며 “나머지는 민생안정을 핑계로 거대 공기업과 건설회사, 석유회사 지원에 쏟아 붓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기.가스요금 안정을 위해 국민세금 지원하는 것은 아랫돌 빼서 윗돌 고이는 격이다. 대중교통 지원 명목으로 철도, 국도 등 SOC 사업을 끼워 넣는 것은 추경의 요건에 부합하지 않는다. 추경보다 정부의 정책전환이 우선돼야 한다”고 비판했다.



반면, 정부는 “지방교부금 정산분의 상당수는 지방공공요금 안정에 사용하도록 유도하고 있어 물가안정 효과가 발생한다. 지방부채 상환 등에 사용돼도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는 입장이다. 서민경제가 어렵기 때문에 돈을 풀어서라도 서민생활을 안정시킬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경제전문가들은 추경예산을 편성할게 아니라 긴축정책을 펴야 한다고 강조한다.



경원대 경제학과 홍종학 교수는 CBS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강만수 장관의) 정책진단이 잘못된 것 같다. 고유가가 큰 문제인데, 환율을 인위적으로 높인다든지 추경예산을 편성하는 정책은 고유가 시대에는 전혀 맞지 않는 정책이다. 현실에 맞지 않는 것 때문에 서민들은 더 어려워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은 고유가에 양극화 문제가 동시에 겹쳐진 것이다. 따라서 고유가에 의한 물가상승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긴축정책이 필요하다”며 “긴축정책을 하는 대신 서민경제에 집중 지원해야 한다. 민생대책을 통해 경제를 부양시키고, 긴축을 통해 물가를 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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