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뇨기과 의사 사망 두고, 의료계·공단 '갈등'

의료계 "부도덕한 범법자 취급"···건보공단 "부당청구 관리 차원"

이명진

lovemj1118@naver.com | 2017-01-05 14:26:01

▲ 5일 현재 양측의 입장이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건보공단의 현지조사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연합>
[토요경제=이명진 기자] 지난달 29일 비뇨기과 원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을 계기로 의료계와 건강보험공단(건보공단)이 갈등을 빚고 있다.
5일 의료계에 따르면 "청구 비용과 관련 의심 사안은 서면보고 요구로도 충분히 해결 가능한 문제"라며 "하지만 당국은 처벌 수위 강화로 의료인을 부도덕한 범법자 취급해 이번 극단적 사태를 조장했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건보공단은 "현재 이뤄지고 있는 현지조사는 부당청구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한 업무"라며 "알려진 데로 업무정치 처벌 강조·압박 등을 가했다는 의료계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반박했다.
양측의 입장이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건보공단의 현지조사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대한의사협회와 대한비뇨기과의사회 말을 종합하면 강원도 강릉에서 비뇨기과를 운영하던 원장 A씨가 현지조사에 대한 압박을 견디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해당 의사는 지난해 10월 중순 건보공단으로부터 현지조사를 통보받은 뒤 이를 거부, 보건복지부 실사를 받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건보공단 측이 자료요청을 2차례 하며 현지조사에 응하지 않을 경우 검찰고발 및 1년 업무정지 등과 같은 처벌 조항을 강조해 해당 의사가 압력을 느꼈다는 것이 의료계의 주장이다.
어홍선 대한비뇨기과의사회 회장은 "당국은 마치 독제정권에나 있을법한 조사행태를 유지하며 모든 것을 다 개인 잘못으로 치부해 억압적 정책을 강요했다"고 지적했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현재 부당청구 개연성이 높은 기관의 경우 현지조사를 의뢰해 보험재정 누수를 관리하고 있다"며 "사망한 원장 A씨는 비급여 대상 진료 후 요양급여비용 청구건이 발견돼 방문확인 협조 요청을 했지만 개인 사정 등으로 방문확인을 거부, 이에 대한 자료제출을 요구한 것일 뿐 강압적 조치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현지조사는 병원 등 요양기관이 환자를 진료하고 건강보험 진료비 등을 적법하게 수령해 갔는지에 대한 조사로 건보료의 대한 부당 청구를 막는 것이 목적이라는 게 공단 측 주장이다.
실제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현지조사를 포함해 서류조사 등 각종 조사과정을 거쳐 허위 청구한 것으로 확인돼 환수 결정한 요양급여는 총 5453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의료계 측은 이는 단지 의심 사례에 국한하는 현지조사에 불과하다며 이를 철폐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어 회장은 "현재 의료계에서 주장하고 있는 것은 심사 자체에 대한 거부가 아니"라며 "단지 조사과정에서 정확한 내용 명시도 없이 그 어떤 유감 표명도 하지 않는 당국에 대한 입장 표명"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 공단 측이 발표한 표준운영 지침(SOP)도 단지 보여주기 식 개선안에 불과하다"며 "사전 통지 및 공지 없이 홈페이지 게시만 이뤄진 개선안 발표에 여전히 공단측은 그 어떤 개선 의지도 찾아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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