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 정치에 난파하는 안철수의 ‘이상 정치’
安, 정치적 입지 타격 불가피
김형규
makernews@naver.com | 2014-04-11 14:06:49
애초 김한길 공동대표와 함께 '무공천' 결과를 낙관하고 승부수를 던졌지만 결국 실패하면서 정치적으로 심각한 위기국면에 빠져들게 됐다.
안 공동대표는 지난 9일 “만에 하나라도 당원과 국민의 생각이 저와 다르더라도 그 뜻을 따르겠다”, “기초선거 무공천에 대한 당원투표와 여론조사를 하는 것은 제 소신을 접는 것이 아니라, 당원동지들과 국민 여러분의 확인을 받아 더 굳세게 나가자고 하는 게 제 생각”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그는 결곡 당원과 국민의 확인을 받지 못했다.
민주당과 안철수의 새정치연합이 통합, 출범한 새정치민주연합이 가장 핵심가치로 내세운 것이 ‘무공천’이었다는 점에서 이번 사태의 후폭풍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안 공동대표는 자신이 줄곧 강조해온 새정치의 상징으로 강조해온 무공천을 상실함으로써 정치적 힘과 신뢰를 잃게 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안 공동대표 개인의 정치적 생명마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철수', '양보'전문 불명예 고착...이번이 네 번째
안철수 공동대표는 이번 상황으로 ‘철수’, ‘양보’단골이라는 불명예 이미지가 고착될 운명에 처해졌다.
지난 2010년 서울시장 선거, 2012년 대선, 지난 2월 독자정당 포기 등에 더해 이번엔 ‘무공천’ 포기. 벌써 네 번째다. 이쯤 되면 정치권 안팎에서는 ‘사(四)철수’라는 얘기가 공공연하게 도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무공천을 빌미로 공천을 유지하는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을 겨냥했던 안 공동대표는 더욱 할 말을 잃게 됐다.
또한, 새정치의 아이콘처럼 인식되어온 안 공동대표의 정치적 생명력에 치명적인 타격을 줄 전망이다. 정치의 새바람을 몰고 올 것으로 기대됐던 안 공동대표가 오히려 기존 정치문화에 흡수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새정치를 말만 할 뿐 보여준 것이 전혀 없기에 실망감은 훨씬 크다.
안 공동대표의 당 기반 장악력도 힘을 잃을 가능성이 높다.
安, 정치 입문 후 최대 시련...후폭풍 넘어서야
정치입문 후 최대 시련을 맞고 있는 안 공동대표가 이번 무공천 철회의 후폭풍을 어떻게 넘어설지도 주목된다.
안 공동대표가 공천번복에 대한 책임으로 대표직은 내려놓을 수도 있다는 관측도 있지만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대신 이번 결과에 승복하고 지방선거에 ‘올인’하는 것이 반전의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당내에서도 안 공동 대표의 급격한 위상 변화는 없을 것이라며 안 공동대표 끌어안기에 나서는 분위기다. 지방선거를 마치면 기회는 미니총선급인 7월 재보선이 또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새정치연합 의원들에게도 안 공동대표에게 무공천 논란 등과 관련해 책임을 물어서는 안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새정치연합 정동영 상임고문은 한 라디오를 통해 “당 따로, 안 공동대표 따로가 아니라 하나라고 생각한다"며 "지방선거의 본질이 흐려지는 것 자체가 상처를 받는 것이다. 여기서 털고 일어나는 것이 다시 복원하는 것이다. 빨리 판을 정리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안대표의 정치적 운명은 짧게는 지방선거, 길게는 7월 재보선 결과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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