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종환-이준석 진흙탕 싸움, 인적쇄신 거부한 朴 대통령에 치명타

박진호

ck17@sateconomy.co.kr | 2015-01-16 09:56:23

[토요경제=박진호 기자] 취임 이전부터 ‘불통’의 문제가 우려로 제기됐던 박근혜 대통령이 또다시 이와 관련해 난처한 상황에 놓였다. 거듭 제기된 청와대 인적쇄신론을 외면했지만 다시 불거진 청와대 행정관 문제에 봉착한 것이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수첩 논란이 음종환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과 이준석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의 상호 대립으로 이어지며 지난해 말부터 정계는 물론 우리나라를 발칵 뒤집어 놓았던 정윤회 문건 유출 사건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음 전 행정관과 관련해 청와대 인사들의 부적절한 행동 여부가 다시 논란이 되며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을 비롯해 이른바 문고리 3인방으로 지목된 이재만 총무비서관, 정호성 제1부석비서관, 안봉근 제2부속비서관의 인사 처리를 외면했던 박 대통령의 처신이 다시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는 박 대통령이 신년 대국민 담화와 기자회견을 실시한 이후 벌어졌다. 국회 본회의에 출석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자신의 수첩을 들여다보고 있는 장면이 언론사 카메라에 잡혔는데 수첩에 ‘문건파동 배후는 K, Y. 내가 꼭 밝힌다. 두고봐라. 곧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적혀있던 내용이 확연하게 보여 졌던 것이다.
당초 김 대표가 정윤회 문건 유출 사건의 배후 인물 2명을 지목한 것이라고 논란이 됐던 이 내용은 이준석 전 비대위원이 김 대표에게 전한 사항이며 K와 Y가 김 대표와 유승민 의원을 지칭한 것이라고 알려지며 파문이 커졌다. 특히 이 전 비대위원이 이 내용을 음 전 행정관으로부터 들은 것이라고 전해졌으며 이와 관련해 음 전 행정관과 이 전 비대위원이 언쟁을 벌였다는 내용이 이어지며 또 다시 청와대의 기강 문제와 인물 논란이 사회적 화두로 떠올랐다.
현재 논점은 알려진 바와 같이 음 전 행정관이 문건 유출의 배후로 김 대표와 유 의원을 지목했느냐 보다는 음 전 행정관와 이 전 비대위원의 진흙탕 싸움으로 전개되는 양상이다.
음 전 행정관은 자신이 애초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배후설과 관련한 내용 외에도 음 전 행정관의 내뱉은 말이라는 내용들이 더 전파되며 논란을 부추기고 있다.
음 전 행정관은 새누리당 비대위원이었지만 박 대통령의 정국 운영과 관련해 비판적 입장으로 돌아선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를 ‘일하기 싫은 사람’이라고 비난했다는 말과 여권 중진 인사를 직접 거론하며 이번 정부에서 같이 일하고 싶다며 “내가 언젠가 꼭 그렇게 하겠다”고 언급했다는 소문의 중심으로 부각되고 있다.
이에 대해서도 음 전 행정관은 사실무근이라고 맞서고 있다.
한편, 오히려 종편 방송 출연을 청탁했다는 반격을 받은 이 전 비대위원은 음 전 행정관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전하고 있으며, 서로간에 주고받은 메시지를 공개할지를 검토하겠다는 음 전 행정관의 의견에 대해서도 “정계를 은퇴할 생각이 아니라면 전체 내용 공개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되받았다.
한편 음 전 행정관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발언의 사실 여부를 떠나 물의를 일으킨 부분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사직서를 제출했으며 면직처리 됐다.
‘인사가 만사’라는 말에도 불구하고 취임 후 ‘인사참사’라 불릴 만큼 역대 유례없는 인물난과 인사로 인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박근혜 정부에서 사회적 여론은 물론 여당마저 쇄신의 필요성을 제기했던 청와대 공직기강과 관련한 문제를 공식적으로 거부한지 하루 만에 다시 이같은 일이 벌어지며 박 대통령과 청와대의 위신은 다시 추락했다.
우려했던 박 대통령의 불통과 독불장군식 운영은 각종 문제의 중심으로 대두되고 있지만 이에 대한 해결과 관련해서는 여전히 제3자와 같은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박 대통령의 변화가 없다면 이러한 문제는 끊이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특히 대표적인 친박계 인사인 음 전 행정관과 박 대통령과의 인연으로 정계에 발을 디뎠던 이 전 비대위원의 갈등은 여권 내의 계파갈등과 분열을 대변하고 있다는 시각과 함께 신년 기자회견조차 자율이 아닌 청와대와의 사전 조율로 이루어졌다는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연초 정국에서 박 대통령의 고질적인 약점과 리더십을 꾸준히 흔드는 문제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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