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KB금융, 인터넷은행 ‘양다리’ 걸치나

김재화

arjjang21@naver.com | 2016-04-04 17:26:44

KB금융지주가 지난 1일 현대증권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우리투자증권과 대우증권 인수전에서 각각 NH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에게 패배한 이후 세 차례 만에 증권사 인수에 한 발 다가선 것이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은 “증권부문 강화를 통해 그룹 내 시너지를 확대해 리딩 금융그룹으로 도약할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KB금융이 현대증권 인수를 눈앞에 두며 증권업계 지각 변동이 예상되고 있지만 예기치 못한 문제가 발생됐다.


KB금융 내 계열사인 KB국민은행이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를 받은 카카오뱅크의 주주로 참여하고 있고 현대증권도 K뱅크의 주주로 참여하고 있어 의도치 않게 양다리를 걸치게 된 것이다.


대기업의 인터넷전문은행 양다리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화두였다.


GS그룹의 GS리테일과 GS홈쇼핑이 각각 K뱅크와 I뱅크에 주주로 참여했다.


효성그룹도 효성ITX와 노틸러스 효성, 갤럭시아커뮤니케이션즈가 각각 K뱅크와 I뱅크의 주주로 구성됐다.


I뱅크가 예비인가에서 탈락하는 바람에 효성과 GS의 양다리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이는 주주적격성 문제로도 거론됐을 만큼 인터넷전문은행의 설립 과정 중 중요한 평가사항이었다.


위법 사항은 아니지만 도덕적으로 문제가 된다는 것이다.


현대증권은 카카오뱅크와 K뱅크에 참여한 주주 중 유일한 증권사다. 증권사에서 가능한 인터넷은행 사업모델을 포기해야 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KB국민은행과 현대증권은 각 법인에서 1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두 법인은 KB금융지주의 선택에 따라 KB국민은행이나 현대증권이 주주 구성에서 빠지게 되면 주주들의 지분율을 재구성하거나 다른 기업을 물색해 지분 구조를 재편해야 한다.


한 금융사가 빠지게 될 경우 해당 법인의 출범 시기가 늦게 되고 다른 법인에 시장 점유율이 밀릴 수도 있다.


KB금융은 일단 현대증권의 인수와 합병을 마무리 짓고 인터넷전문은행 문제를 해결할 방침이다.


KB국민은행과 현대증권이 모두 인터넷전문은행에 참여하게 된다면 당연히 집중견제와 비난의 화살이 쏟아질 것이다.


윤 회장이 지난해 국정감사를 지켜봤다면 두 법인에 양다리를 걸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KB금융이 1992년 평화은행의 설립 이후 24년 만에 들어서는 새로운 은행간 경쟁에서 어떤 식으로 출발할 지 도덕성을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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