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
中에는 AIIB 참여 美에는 사드 배치... ‘패키지딜’
뉴스팀
webmaster@sateconomy.co.kr | 2015-03-27 16:31:07
AIIB 중국 지분율이 지나치게 높다는 것이 문제
영국과 독일 등 유럽 주요 국가들이 최근 AIIB 참여
美, 사드의 한국 배치&전액 비용부담 공식화할 전망
지난달 26일 기획재정부는 “AIIB에 예정창립회원국으로 참여하기로 결정하고 이를 중국에 서한으로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어 기존 예정창립회원국들의 동의를 받으면 우리나라도 같은 지위를 얻게 되며 6월 중 설립협정문 협상 완료 후 국회 비준절차를 거쳐 창립회원국으로 최종 확정되게 된다고 덧붙였다.
▶아시아 지역의 성장을 위해 설립 예정인 은행
AIIB는 서구에 비해 그동안 상대적으로 낙후되었던 아시아 지역의 지속적 성장을 목적으로 한 인프라 투자 지원을 위해 새롭게 만들어지는 은행이다. 2013년 10월 중국의 시진핑 주석이 인도네시아의 밤방 유도요노 대통령과 회담 때 공식적으로 설립을 제의하면서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2014년 10월 중국을 비롯해 인도와 파키스탄, 쿠웨이트 등 21개국이 양해각서(MOU)에 서명해 예정창립국회원국으로 확정됐으며 본부는 베이징으로 결정됐다. 중국은 3월 말까지 AIIB 참여 의사를 표시하는 MOU에 서명하도록 각국에 요구한 바 있다.
국제관계 전문가들은 AIIB가 앞으로 미국과 일본 주도의 아시아개발은행(ADB)에 대한 잠재적 경쟁자로 떠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미국은 AIIB가 향후 아시아 경제와 무역의 주도권을 중국이 가져가는 계기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민감한 반응을 보여 왔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는 미국을 의식, 쉽게 가입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또 최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와 관련해 미국과 중국 간 긴장이 높아지면서 우리나라는 더욱 난처한 입장에 처했다.
▶설립 때부터 주요 회원국으로 참여 선언
그러나 정부는 AIIB 가입이 국익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데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눈치만 보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비난을 잠재우기 위해 이런 결정을 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 영국과 독일 등 유럽 주요 국가들이 최근 AIIB 참여를 잇달아 선언한 것도 정부의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우리나라가 설립 때부터 주요 회원국으로 참여하게 되는 최초의 국제금융기구인 AIIB 회원국이 되면 아시아지역의 대형 인프라 건설 시장 진출이 보다 용이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아시아개발은행에 따르면 이 지역의 인프라시설 투자수요는 2020년까지 매년 730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AIIB 내 중국의 지분율이 지나치게 높다는 점은 문제로 거론된다. 중국의 구상은 AIIB의 지분율 50%를 보유하는 것이다. 이럴 경우 중국의 의지에 따라 AIIB 운영이 좌지우지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정부는 가입 후 다른 회원국과 힘을 합쳐 앞으로 중국의 지분율 조정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정부, 바터 한다는 새로운 전략적 선택
전문가들은 이번 AIIB 가입을 계기로 미국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의 한국 배치에 무게가 실릴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번 AIIB 가입은 사드 배치를 놓고 샌드위치가 된 한국이 AIIB 가입과 사드 배치를 바터(물물교환)하려는 의도가 숨어 있다. 조만간에 사드 배치를 위한 한·미간 공식 논의가 가시화 내지 공식화될 가능성이 크다.
한마디로 안보는 미국이고 경제는 중국이란 전략적 노선을 분명히 한 점, 선택의 딜레마에서 한쪽에 올인하는 게 아니라 바터를 한다는 새로운 전략적 선택을 한 점에 의미가 있다. 바터뿐만 아니라 경우에 따라선 패키지딜의 형식을 띠면서 한국적 생존의 방식을 모색하려는 것이다.
다만 일각에선 AIIB 가입을 사드 한국 배치와 직결시켜선 안 된다는 조언도 나온다.
중국에 (AIIB 가입으로)혜택을 줬다는 생각을 하면서 (미국을 위해선)사드를 배치해줘야 한다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로 사드는 미국에게는 유용한 무기체계지만 한국에는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 만약 미국이 그래도 배치를 하겠다고 한다면 우리가 비용을 부담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추후 중국에 의해 보복을 당하지 않을 수 있다.
▶투명성 확보와 지배 구조개선 위해 외교력 총동원
한편 이번 정부의 결정에 대해 여야는 모두 환영을 표하면서 “국익에 유리한 방향으로 추진할 것”을 당부했다.
새누리당 김영우 수석대변인은 “무엇보다 아시아 공동 발전과 번영을 위한 결정”이라며 “이번 AIIB 가입이 우리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국익을 극대화하는 데 새로운 발판을 마련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 수석대변인은 “아시아 인프라 구축을 위한 금융외교 시장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면 해외 건설과 교통 분야에 경험이 있는 국내 기업의 활발한 해외 진출도 예상된다”며 “우리나라는 지분참여 협상부터 적극적으로 나서 창립 가입국으로서의 실리를 극대화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새누리당 권은희 대변인은 “그 동안 정부가 중국과의 관계, 아시아에서의 국가적 위상과 주도적 역할론 등 여러 상황을 고려해 AIIB의 가입을 결정했을 것으로 본다”며 “앞으로 진행될 지분 협상과정 등에서 국익에 유리한 방향으로 신중하게 추진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영록 수석대변인도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정부가 AIIB에 참여하기로 결정한 것은 늦었지만 환영한다”면서 “정부는 AIIB 참여에 있어서 우리 국익을 최대한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김 수석대변인은 “AIIB 내에서 중국의 지분율과 의결권이 지나치게 높은 데 대해 우려가 큰 만큼 투명성 확보와 지배 구조 개선을 위해 외교력을 발휘해야 할 것”이라며 “최근 AIIB 참여와 사드 배치 간 소위 패키지딜 논란이 있는데 두 사안은 명백히 별개의 사안으로서 맞교환될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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