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규제 빗장 풀리나?
정부, 대전 중구·대구 동구 등 12곳 투기지역 전격 해제
김덕헌
dhkim@sateconomy.co.kr | 2007-09-27 13:40:45
미분양주택 매입 임대주택 활용 '깜짝대책' 발표
리츠·펀드 임대사업에 참여토록 세제 혜택 검토
정부의 부동산 규제 빗장이 풀리는 것일까? 정부는 지난 20일 미분양 아파트가 급증하고 지방 건설사들의 부도가 잇따르자 12개 지방 주택투기지역을 해제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이에 따라 이 지역 아파트의 DTI(총부채상환비율)와 LTV(담보인정비율) 등 대출규제 조건이 완화돼 분양에 한층 탄력이 생길 전망이다.
그러나 이번 투기지역 해제가 결국 부동산시장 안정 기조를 포기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물론 금융당국은 부동산대출 규제 완화는 없다고 밝히고 있지만 부동산PF대출 부실화 등 부동산시장 침체 문제가 경제전반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어 고민에 빠져 있는 정부가 향후 어떤 결정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정부, 12개 지방 투기지역 해제
정부는 지난 20일 부동산가격 안정심의위원회를 개최하고 대전 중구와 대구 동구 등 12개 지방 주택투기지역을 해제하고 안산시 단원구를 토지투기지역으로 신규 지정했다고 밝혔다.
주택투기지역에서 해제되는 곳은 대전광역시 중구·서구·대덕구, 청주시 상당구·흥덕구, 충북 청원군, 대구광역시 동구·북구·달서구, 경북 구미시, 포항시 북구, 광주시 광산구다. 이들 해제지역에서는 DTI(총부채상환비율)와 LTV(담보인정비율) 등 대출규제 조건이 완화돼 신규 분양주택과 기존주택의 거래에 다소 숨통이 트일 것으로 예상된다.
주택투기지역에서 해제되면 6억원 초과 아파트 등에 대한 LTV 비율이 40%에서 60%로 높아지고 DTI 규제(40%)와 금융기관이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모범규준(DTI 40~60%) 적용이 배제된다. 투기지역 해제는 오는 28일 공고할 예정이며 이날부터 효력이 발생된다.
재경부는 "이번 투기지역 해제는 최근 지방의 미분양 급증과 관련 주택에 대한 수요억제 장치 완화 차원에서 그 동안 주택가격이 현저히 안정된 지역을 중심으로 추진했다"고 밝혔다. 재경부는 또 "해제 대상에서 제외되는 지역은 투기과열지구 해제유보지역과 지자체가 해제 유보를 요청한 지역, 혁신·기업도시 지역 등으로 투기재연 가능성이 우려되는 지역"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안산시 단원구의 토지투기지역 지정은 돔구장 건설과 신안산선 확정, 시화 멀티테크노밸리 등 개발호재로 최근 3개월 지가상승률(2.4%)이 전국 평균(0.8%)보다 현저히 높은 점을 감안했다고 밝혔다.
정부의 이번 투기지역 해제 결정에 따라 전국 250개 행정구역 가운데 주택투기지역은 81개(32.4%)로 줄었고 토지투기지역은 100개(40%)로 증가했다.
미분양주택 임대주택 활용
정부는 또 지방의 미분양주택을 매입해 임대주택으로 활용하겠다는 '깜짝 정책'을 발표해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 '미분양으로 자금압박을 받는 지방 중소업체를 살리려는 고육책'이라는 의견과 '국민의 세금으로 부실기업을 살리는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라는 상반된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또한 일각에서는 정부가 재정손실을 입을 수 있는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한다는 점에서 '대선을 앞둔 선심성 정책' 이라는 비판까지 쏟아지고 있다.
건설교통부는 이 정책을 발표를 하면서 재원 마련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지 않았다. 일단 국민주택기금의 용도를 변경하고, 대한주택공사가 채권을 발행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현재 국민주택기금 3조4000억원에 주공 채권발행액까지 합치면 최대 4조원까지 재원 마련이 가능하다. 하지만 서민전세자금 대출 등에도 쓰이는 주택기금 전액을 투입할 수 없고, 주공의 부채도 이미 30조원을 넘어 채권 추가발행에 부담이 크다.
특히 최근 주공이 45년만에 조직개편을 하며 부채 줄이기에 발벗고 나선 터라 채권 추가 발행의 명분도 약하다. 매입 가격도 문제다. 건교부는 일단 '국민임대주택 건설 원가 수준'을 매입가 가이드라인으로 정했다.
이는 분양가의 60~70% 선이다. 이 값이라면 전국의 미분양 주택 2~3만 가구 이상을 사들여 지방건설경기를 연착륙 시킬 수 있다는 게 건교부의 계산이다.
재경부, 리츠·펀드 임대사업 참여 유도
정부는 또 리츠·펀드를 임대사업에 참여토록 유도해 미분양 주택 문제를 해결하겠다 라는 대책도 내놓았다. 김석동 재경부 제1차관은 지방 미분양 아파트의 민간임대 활용과 관련해 "세제측면의 인센티브를 통해 리츠·펀드 등의 임대사업 참여를 활성화 하겠다"고 밝혔다.
김 차관은 또 "국민주택기금 지원을 통해 건설중인 미분양 아파트의 임대주택 전환과 민간 매입임대를 활성화해 나가겠다"면서 이렇게 밝혔다.
김 차관은 리츠.펀드의 세제 혜택에 대해 "그 동안 이미 지어진 아파트를 매입해 임대하는 경우 전용면적 85㎡ 이하에 대해서만 종부세 합산과세 배제와 법인세 30% 감면 혜택을 줬으나 리츠와 펀드로 매입하는 경우 건설임대와 같은 기준인 전용면적 149㎡로 적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차관은 "그 동안 리츠 등 금융상품을 통한 매입임대 희망은 건설교통부를 통해서 상당히 제기됐기 때문에 어느 정도 실효성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 차관은 또 "주공 등 공공부분이 준공된 임대아파트를 매입해 공공임대주택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차관은 매입 기준과 관련 "건설원가와 감정가 중에서 낮은 쪽을 상한선으로 해서 구매할 계획"이라며 "기왕에 높은 가격에 분양하려는 건설사 입장에서 어느 정도 응할 것인지 실효성에 대해서는 가격 측면에서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차관은 "기본적으로 업체 경영판단의 결과로 야기된 초과 공급 상황에 정부가 인위적인 수단을 동원해 개입할 경우 건설업체의 도덕적 해이를 유발할 수 있고 부적절한 선례가 될 수 있음을 정부는 명확히 인식하고 있다"면서 "도덕적 해이를 야기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시장친화적인 방안을 모색했다"고 설명했다.
김 차관은 그러나 "세제.금융규제 완화 등 부동산 정책의 근간을 훼손하는 인위적인 수요 진작 정책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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