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봉사로 고심하는 회장님
정몽구 회장, 외부강연·언론기고 시기 등 고심
설경진
kjin0213@naver.com | 2007-09-27 13:30:27
김승연 회장, 일본 요양 후 사회봉사 활동 시작
정몽구·김승연 회장 집유에 참여연대 등 강력 비난
현대기아차 그룹이 정몽구 회장에게 법원이 사회봉사의 일환으로 명령한 강연 및 언론사 기고 준비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현대기아차그룹에 따르면 정 회장은 비자금을 조성해 수백억원의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돼 열린 항소심에서 법원이 집행유예를 선고하면서 명령한 강연 및 언론사 기고 내용 구상을 위해 측근들과 함께 협의를 진행중이다.
정 회장은 특유의 뚝심을 토대로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강한 어조의 독려성 사내 연설을 한 적은 여러차례 있다. 그러나 외부 강연이나 기고는 이번이 처음이고, 법원의 결정에 따라 수행해야 할 이번 명령은 사실상 집행유예 결정에 조건부로 딸린 '벌칙'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정 회장으로서는 상당한 부담을 지닐 수 밖에 없다.
또한 '준법 경영'을 주제로 언론사에 게재해야 할 기고문의 경우 법원이 대상 매체 및 횟수를 "일간지와 경제전문잡지에 각 1회"로 정해놓았기 때문에 기고의 효율성 제고를 위해 매체 선정을 놓고 저울질을 거듭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 회장과 측근들은 일단 횡령 혐의로 기소돼 실형까지 선고받았던 만큼 '이전의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고 앞으로는 투명경영 구현에 매진하겠다'는 내용을 주제로 전경련 등 경제단체 행사에서 강연을 하고, 언론에도 비슷한 내용의 기고문을 싣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이를 위해 이번 추석연휴에 자택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글로벌 경영과 여수 세계박람회 유치 활동 뿐 아니라 강연 및 기고문 내용 구상에도 몰두할 계획이다.
이어 정 회장이 연휴에 강연 및 기고문의 골자를 정하면 비서실이나 기획실, 홍보실 조직이 세부적인 내용을 다듬고 대략 10월말까지는 법원의 명령 이행을 마무리지을 방침이라고 현대기아차그룹은 전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상고심이 남아있고 법원이 강연과 기고 내용을 지켜볼 것이기 때문에 세심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정 회장이 회사 경영과 여수 엑스포 유치에 매진해야하기 때문에 가급적 빠른 시일내에 법원 명령 이행을 마칠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요양을 위해 17일 일본으로 출국했다. 한화그룹은 김 회장이 이날 오후 4시40분 비행기로 일본에 갔으며 귀국 일정은 정해진 게 없다고 밝혔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김 회장이 보호감찰기관과의 협의 아래 요양을 취한 뒤 사회봉사 명령을 이행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김 회장이 현재 우울증, 불면증 등 심신의 안정을 기할 필요가 있다는 의사의 권유에 따라 해외에서 요양을 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최근 법원이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에 대해 잇따라 집행유예를 선고하자 참여연대와 민변 등 시민단체들이 강력 비판에 나섰다.
참여연대는 "정 회장에게 선고된 강연과 언론기고 활동이 실형 선고를 대체할만한 사회봉사활동 이라고 전혀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사회공헌기금 출연을 대가로 실형을 면제해 주었다는 점에서 돈으로 사법정의를 사고 판 재판"이라며 "정 회장 판결에 이어 김 회장에 대해서도 이해할 수 없는 판결을 함으로써 법관들이 공정하게 법의 잣대를 대고 있는지 의문스럽게 한다"고 비판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은 "재벌에 대한 봐주기식 판결이 선고된 것을 심각하게 우려하며 법원이 이렇게 사법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판결을 거듭 하는 것에 대해 개탄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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