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번엔 정말 '경영쇄신' 이뤄지나
이재용 부회장 "전경련 탈퇴, 미래전략실 해체" 약속<br>2008년 사례 들어 '무늬만 쇄신' 지적…재계 "이번엔 정말 변화 있을 듯"
여용준
saintdracula@naver.com | 2017-02-07 11:08:20
[토요경제=여용준 기자] 삼성그룹이 경영쇄신을 위한 모양새를 취하는 분위기다.
지난 6일 삼성전자가 전국경제인연합회에 탈퇴원을 제출한데 이어 삼성SDI와 삼성디스플레이도 전경련에서 탈퇴했다. 삼성SDS는 7일 탈퇴원을 제출했으며 삼성전기는 7일이나 8일 중 탈퇴원을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삼성물산, 삼성중공업, 삼성생명, 신라호텔, 삼성증권, 에스원, 제일기획 등 다른 주요 계열사들도 삼성전자를 따라 속속 전경련에 탈퇴원을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그룹의 전경련 탈퇴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12월 6일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관련 국회 청문회에서 “더는 전경련 지원금(회비)을 납부하지 않고 탈퇴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삼성전자보다 앞서 LG그룹이 전경련에서 탈퇴원을 제출했으며 SK와 현대차그룹도 탈퇴 형식과 절차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전경련은 1961년 처음 생겨난 후 56년만에 와해될 위기에 처해졌다.
이 부회장은 청문회 당시 전경련 탈퇴 뿐 아니라 삼성그룹의 핵심 부서인 미래전략실의 해체도 약속한 바 있다.
삼성 측은 “약속한 대로 미래전략실은 해체한다. 특검의 수사가 끝나는 대로 조치가 있을 것이다. 이미 해체 작업을 위해 준비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은 이미 인사팀과 기획팀 등을 중심으로 미전실 해체와 그 후의 조직개편, 쇄신안 등을 모두 구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의 이 같은 변화는 지난 2008년 삼성 비자금 특검 이후 발표한 경영 쇄신안과 닮아있다.
삼성은 비자금 특검이 마무리 된 2008년 4월 이건희 회장의 경영 퇴진과 전략기획실(現 미래전략실)의 해체 등의 내용을 담은 경영 쇄신안을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쇄신안에는 이 회장의 부인인 ▲홍라희 여사의 리움미술관 관장과 삼성문화재단 이사 사임 ▲이재용 당시 전무의 삼성전자 CCO 사임 ▲이학수 삼성그룹 전략기획실 실장(부회장), 김인주 차장(사장)의 사임 ▲이건희 회장 차명계좌의 실명 전환 ▲은행 진출 없음을 선언 ▲사외이사 선임 신중 ▲삼성카드가 보유한 에버랜드 주식 5년 내 매각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당시 이건희 회장을 대신해 삼성의 대외적인 대표직은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이 맡았다.
삼성은 2008년 이같은 경영 쇄신안에도 불구하고 2년 뒤인 2010년 이건희 회장이 경영에 복귀했으며 전략기획실은 미래전략실로 이름만 바꿔 업무를 이어갔다.
이 같은 일이 있고 나니 시민들은 삼성이 정말 경영쇄신을 하는 것인지 불신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한 누리꾼은 “특검에서 위증 혐의까지 받았던 사람의 말을 믿는게 쉽지는 않다”며 “게다가 2008년에도 ‘말 뿐인 경영 쇄신안’이 아니었던가”라고 전했다.
이같은 우려와 달리 재계에서는 미래전략실이 당시와 달리 정말 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2008년 당시에는 사장단협의회 산하에 업무지원실과 법무팀, 커뮤니케이션팀에 소수인력을 남기고 인사와 브랜드관리, 투자조정 등 3개 위원회를 남겨 전략기획실의 일을 대신했다.
하지만 지난 2008년 해체 때처럼 브랜드관리 등의 이름을 달고 위원회 조직을 남길 경우 ‘부활’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수 있어 훨씬 강력한 해체가 이뤄질 수 있다.
재계에서는 이에 따라 총수 비서팀 정도만 남기고는 모든 기능이 계열사로 분산돼 각 계열사 이사회 중심 경영체제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로 현재 미래전략실 직원 가운데 상당수가 삼성전자 출신이어서 이들의 복귀와 함게 자연스레 기능 재조정이 일어날 수 있다.
또 금융계열사에 대한 전략기획 기능은 삼성생명으로, 바이오 계열사와 건설, 리조트 등 나머지 부분은 제일모직과의 합병으로 사실상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는 삼성물산으로 넘겨질 가능성이 높다.
재계 관계자는 “미래전략실을 중심으로는 이미 인력재배치를 위한 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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