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노역'판결 논란 장병우 광주지법원장 퇴임

“국민 눈높이 통찰 부족했다”

김형규

makernews@naver.com | 2014-04-03 17:22:26

[토요경제 = 김형규 기자] 대주그룹 허재호(72) 전 회장에 대한 '황제노역' 판결 논란으로 사표가 수리된 장병우(60·사법연수원 14기) 광주지법원장이 3일 퇴임했다.


▲ 퇴임인사하는 장병우 광주지법원장
장 법원장은 이날 오전 광주 동구 지산동 광주지법 6층 대강당에서 동료 판사·직원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퇴임식을 가졌다. 퇴임식은 송별사, 퇴임사, 기념품 전달 순으로 20여분 간 진행됐다.

장 법원장은 퇴임사를 통해 "무엇보다 국민들의 생각과 눈높이에 대한 통찰이 부족했음을 깨달았다"며 "정성을 다한다고 했으나 공감을 받는데 실패했다"고 밝혔다. 이어 "어쩌면 과거 재판에서 일부 증거나 자료에만 사로잡힌 나머지 그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절실한 목소리를 외면했던 업보를 지금 받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들의 질책에 대해 한 법원의 장으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겸허히 수용하며 정든 법원을 떠난다"며 "국민들과 법원 가족 여러분에게 다시 한 번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강조했다.


또 "지혜롭지도, 현명하지도 못했던 저는 떠나지만 법원 가족들은 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의연하게 서로 격려하고 위로하면서 자긍심을 키워달라"며 "불철주야 국민들을 섬기는 자세로 재판 업무에 임하면 국민들이 따뜻한 애정과 변함없는 성원을 보내주실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 법원장은 "법원과 국민의 소통과 신뢰가 하루빨리 회복되길 바란다"며 퇴임사를 마무리했다.


장 법원장은 퇴임식 후 법원 앞에서 판사·직원들과 기념촬영을 한 뒤 미리 준비한 승용차를 타고 29년간 근무한 법원을 떠났다.


한편, 장 법원장은 지난 2010년 허 전 회장에 대한 항소심 재판장을 맡으면서 1심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벌금 508억원을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 벌금 254억원으로 감형하고 노역 일당 5억원을 선고했다.


이후 허 전 회장에 대한 '황제노역' 논란과 함께 '지역 법관'(향판) 제도에 대한 비판이 일고 대법원이 개선안 마련에 착수하자 그는 취임 45일 만인 지난달 29일 "책임을 통감한다"며 국민에게 사과하고 사직서를 제출했으며 대법원은 2일 사료를 수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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