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두 빅리거 엇갈린 '명암'

이승엽 - 2년 연속 인터리그 홈런왕 오르며 승승장구..최희섭 - 계속되는 슬럼프…기복심해 메이저 승격 난항

차정석

| 2006-06-26 00:00:00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4강 진출 신화를 이끌어낸 코리안 거포 이승엽과 최희섭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 요미우리의 희망 이승엽

야구인생 21년째 들어선 이승엽(요미우리 자이언츠.30)은 야구 인생 최고의 황금기를 맞고 있다. 야구월드컵 WBC에서 이승엽은 4연속경기 홈런 등 5개의 홈런을 기록하며 수백억대의 연봉을 과시하는 미국메이저 리그 거포들을 제치고 홈런왕에 오르는 쾌거를 달성한바 있다.

WBC에서 강한 인상을 남긴 이승엽의 진가는 최근들어 그 빛을 더하고 있다. 70년 역사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3번째 외국인 4번타자가 된 이승엽은 지난 15일 오릭스와 경기에서 경기에서 20,21호 홈런을 연달아 터트리며 센트럴리그 뿐 아니라 일본 전체를 통틀어 홈런 1위로 올라섰다.

이 정도 홈런 생산 속도라면 40홈런을 넘어 50홈런도 가능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명실상부한‘아시아 홈런왕’에 오른 셈이다. 현재의 관심은 이승엽이 인터리그 최우수선수(MVP) 등극 여부다. 이승엽은 타율에서도 0.353으로 교류전 타격 5위에 올라 있다. 인터리그에서 29타점을 올린 이승엽은 홈런과 장타율(0.759)에선 1위를 굳게 지키고 있다. 그러나 알렉스 라미레스(야쿠르트 스왈로스)가 42타점을 올려 팀 공헌도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 가시밭길 최희섭

현재 최희섭의 성적은 48경기 타율 241로 5홈런(2루타7, 3루타1) 23타점.
WBC 미국전에서 승리에 쐐기를 박는 홈런을 터뜨린 최희섭은 대회 기간 내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


1루수 자리에선 이승엽이 맹활약 했고, 지명타자로 출전한 경기에서도 타격 부진을 보이며 유일한 메이저리그 타자라는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그리고 LA다저스의 스프링 캠프에 합류한 최희섭에게 들려온 소식은 웨이버 공시를 통한 방출. 지난해 1루수 요원으로 노마 가르시아파라를 영입한 다저스로선 충분히 예상됐던 일이기도 했다.

지난 오프시즌 부터 최희섭을 눈여겨 보던 보스턴 레드삭스가 손을 내밀어 빨간양말을 신게 됐지만 '빅초이'의 종착역은 마이너리그 트리플A 포터킷 레드삭스였다. 보스턴에도 J.T. 스노가 버티고 있어 최희섭이 들어갈 자리가 없었던 것. 설령 최희섭이 스노의 자리를 빼앗는다고 해도 아메리칸리그팀인 보스턴에서 왼손대타의 역할은 극히 제한적이다.

하지만 그에 앞서 현재 트리플A에서 보여주고 있는 모습으로는 메이저리그 승격조차 쉽지 않다. 최희섭은 빅리그에서 뛰는 동안 패스트볼에는 어느 정도 강한 모습을 보였지만, 변화구에는 상당한 약점을 가지고 있다. 마이너리그와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가장 큰 차이는 바로 변화구다. 마이너리그에도 150km가 넘는 강속구를 던지는 투수는 얼마든지 있다.

최희섭은 빅리그에서 기복이 심했다. 자신 있게 자신의 스윙을 하면 한 게임 3홈런을 터뜨리기도 했지만, 주눅이 들어 상대 투수의 페이스에 말리기 시작하면 몇 게임씩 안타 한개도 치지 못했다.

최희섭이 메이저리거로 돌아가는 것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이번에 빅리그 승격 기회를 잡으면 다시는 마이너로 내려가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앞으로 기회가 많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또 좌절한다면 빅리그에 재복귀는 지금보다 더욱 어려워 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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