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현대상선, 해운업 불황 속 ‘엇갈린 두 기업’

한진해운, 회생절차 폐지…17일 파산 선고<br>현대상선, 4월부터 2M과 공동 운항

여용준

saintdracula@naver.com | 2017-02-03 16:25:20

▲ 지난해 10월 부산신항 앞바다에서 20일째 정박 중인 컨테이너 선박 한진셔먼호. <사진=연합뉴스>

[토요경제=여용준 기자] 국내 대표 해운사인 한진해운이 결국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법원은 지난 2일 회생절차를 폐지한데 이어 오는 17일 파산을 선고할 예정이다.


해운동맹과 전략적 제휴를 맺게 된 현대상선은 그리스 해운사와 선박 관리 전문 합작회사를 설립하는 등 생존을 위한 다양한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파산6부(김정만 수석부장판사)는 지난 2일 “조사위원의 실사 결과 한진해운이 주요 영업을 양도함에 따라 청산가치가 기업을 계속 운영할 때의 가치보다 높게 인정돼 회생절차를 폐지했다”고 밝혔다.


한진해운 채권단 등은 이번 폐지 결정에 대해 앞으로 2주 안에 이의 신청을 할 수 있다. 이 기간 안에 이의가 제기되지 않으면 오는 16일 회생절차 폐지 결정은 확정된다.


법원은 회생절차 폐지가 확정되는 대로 다음날인 17일 한진해운에 대해 파산을 선고할 예정이다. 법원이 이날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한 것은 한진해운의 주요 자산 매각 절차가 마무리됐기 때문이다.


한진해운은 이날 회생 절차에 따라 미국 롱비치터미널의 보유 지분 1억4823만여주(1달러)와 주주대여금(7249만9999달러)을 처분했다고 공시했다.


장비 리스 업체인 HTEC의 지분 100주(275만 달러)와 주주대여금(275만 달러)도 처분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롱비치터미널의 1대 주주는 지분 80%를 보유한 세계 2위 스위스 선사인 MSC의 자회사 TiL, 2대 주주는 20%의 지분을 가진 현대상선이 됐다.


한진해운이 파산하게 되면서 회생을 기대하고 매집에 나섰던 개인투자자들은 날벼락을 맞게 됐다.


지난 2일 장 초반 한때 미국 자회사 지분 처분 소식에 24.08%까지 치솟기도 했지만 파산 선고가 임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순식간에 급전직하해 한때 25.76%까지 폭락했다. 개인투자자들이 앞다퉈 주식을 내던지며 투매에 동참했기 때문이다.


한진해운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이날 오전 11시 23분 전날보다 17.98% 떨어진 780원에서 거래가 전격적으로 중단되는 처량한 신세가 됐다.


단기투자 차익을 노린 개미투자자들이 이날 오전 고점에 한진해운을 샀다면 주가가 한순간에 반 토막이 나면서 40% 넘는 손실을 본 것으로 추산된다.


해운업 위기 속 한진해운과 함께 구조조정을 진행했던 현대상선은 여러 방향에서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현대상선은 오는 4월 세계 최대 해운동맹인 2M(머스크 ·MSC)과 공동운항을 시작한다.


업계에서는 반쪽동맹이고 굴욕적인 계약이라는 지적은 여전하지만 경영진 측은 최상의 선택이라고 보고 있다.


현대상선은 앞으로 2~3년간 내실을 다진 뒤 5년 안에 시장점유율 5%, 영업이익률 5%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또 현대상선은 자회사를 통해 그리스 선사와 손잡고 선박관리를 전문으로 하는 조인트벤처(합작투자회사)를 세운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이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인 현대해양서비스는 최근 그리스 선사인 차코스(Tsakos)와 선박관리 조인트벤처 설립을 위한 계약을 맺었다.


조선·해운 분야 전문지인 트레이드윈즈는 사명이 ‘차코스 현대 쉽매니지먼트’로 정해졌으며 설립 절차를 마치고 이르면 다음 주 아테네에서 영업을 시작한다고 보도했다.


트레이드윈즈에 따르면 이 회사는 우선 LNG(액화천연가스)선, 탱커선, 벌크선 등 차코스 그룹이 소유한 선박 총 12척의 관리 업무를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현대상선 관계자는 “조인트벤처를 설립한 것은 맞지만 아직 승인 절차 등이 남아 있어 영업 개시 날짜나 규모 등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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