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끝나지 않은 위기…여전히 멈춘 시계
이재용 부회장 구속영장 재청구 가능성…'초긴장 모드'<br>갤노트7 사태 수습 막바지…"소비자 신뢰 회복 최우선"<br>임원인사·조직개편·사업계획 '올 스톱'…"특검 끝나야 가능"
여용준
saintdracula@naver.com | 2017-02-01 11:32:13
[토요경제=여용준 기자] 지난달 19일 구속영장 기각으로 풀려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 영장 재청구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삼성이 또 다시 긴장하고 있다.
또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에 대한 정부 조사 결과 발표와 재발방지 개선안도 내놓을 예정이다. 삼성전자에 대한 국민적 신뢰가 회복되지 않는 가운데 이번 대책이 얼마나 힘을 얻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가운데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사업계획은 속절없이 미뤄지고 있다.
삼성전기 전무 출신인 유재경 주(駐) 미얀마 대사가 최순실 씨의 입김으로 대사에 임명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데다 삼성 미래전략실 김모 전무가 청와대 정무수석실이 주도한 보수 성향 단체의 ‘관제 데모’ 지원 회의에 참석했다는 의혹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특검은 늦어도 다음주 안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대면조사를 마친 뒤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을 재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 부회장의 영장이 기각된 이튿날인 20일과 21일에 승마협회 부회장인 황성수 삼성전자 전무를 불러 조사했고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 최명진 모나미 승마단 감독, 정유라씨의 전 코치인 서정균 감독 등을 소환해 삼성의 ‘승마 지원’과 관련한 보강 조사를 진행해왔다.
삼성은 “국정농단 의혹이 불거진 이후 최순실에 대한 추가 우회지원을 한 바 없으며 ‘블라디미르’ 구입에도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며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또 유재경 전 전무가 주미얀마 대사에 임명되는 과정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삼성 측은 “유 대사는 2014년 말에 삼성전기에서 퇴사했다”며 “그가 주미얀마 대사가 된 것은 신문을 보고 알았다. 삼성이 그를 대사직에 추천했다거나 관여한 일은 없다”고 말했다.
미래전략실 임원이 청와대의 관제 데모 지원 회의에 참석했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도 “미르·K스포츠 재단에 출연한 것처럼 전경련의 요청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지원했지만 삼성이 주도적으로 그런 일을 한 적은 없다”고 부인했다.
삼성 측은 이어 전경련이 2014∼2016년 보수단체에 지원했다는 71억원 중 50억원은 기업들이 낸 기존 회비 중 사회공헌기금에서 지출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나머지 21억원은 2015년 말에 4대 기업이 특별회비 형식으로 낸 돈이고 이 중 삼성은 회비 분담비율에 따라 9억원을 냈었다고 덧붙였다.
삼성 관계자는 “특검이 법원의 판단을 존중해서 이 부회장의 영장을 재청구하는 일이 벌어지지 않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또 갤럭시노트7에 대한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의 조사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주 중 조사 결과와 함께 배터리 안전기준 개선안을 내놓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가기술표준원은 갤럭시노트7 발화 사고가 발생하자 삼성전자와는 별개로 한국산업기술시험원에 의뢰해 사고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는 삼성전자가 지난달 23일 발표한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삼성SDI와 중국 ATL 배터리의 자체 결함으로 인해 발화 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이에 따라 정부 발표는 배터리 안전대책에 더욱 무게가 실릴 전망이다.
산업기술시험원은 국책연구소 연구원, 대학교수 등 13명으로 구성된 자문단을 구성해 약 3개월간 국내에서 발화가 보고된 갤럭시노트7을 대상으로 발화 원인을 찾는 실험을 진행했으며 지난달 20일 최종 보고서를 국가기술표준원에 넘겼다.
삼성전자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와 ‘갤럭시노트7 발화’ 등으로 소비자들의 신뢰를 잃은 상황에서 추락된 이미지를 얼마나 개선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3일 고동진 무선사업부장(사장)의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에도 불구하고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소비자들의 반응은 냉랭하다.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에서도 화웨이, 오포, 비보 등 현지 제조사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중국 ‘안드로이드포럼’이 최근 웨이보 공식 계정에 ‘CCTV가 삼성에 묻는 8가지 : 애초 중국에서 리콜도 안 해, 사과도 늦고…그 이유는’이라는 제목으로 게재한 글에는 “(삼성전자가) 분명히 화제를 돌리고 있다. 주제에서 벗어났다. 동문서답한다”, “삼성전자가 망가졌으니 화웨이가 반드시 이길 것이다”, “왜 중국 시장에서 퇴출하지 않는가” 등의 댓글이 달렸다.
삼성전자는 소비자들의 신뢰 회복을 위해 차기 프리미엄 스마트폰인 갤럭시S8의 공개 시기를 늦췄다. 그동안 매년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차기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공개해왔지만 올해는 공개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전했다.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한 가운데 삼성그룹은 올해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사업계획 등 연간 업무가 모두 멈춘 상태다.
삼성 측은 특검 대비로 분주한 가운데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에 대해서는 여전히 “기약이 없다”는 입장이다. 또 이재용 부회장이 공언한 미래전략실 해체와 전국경제인연합 탈퇴 등 주요 현안 역시 모두 멈춘 상태다.
삼성 관계자는 “그룹 수뇌부가 특검의 수사 선상에 올라 있는데 인사를 할 수 있겠느냐”며 “특검 수사가 끝나기 전에는 인사나 조직개편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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