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 미래에셋 회장, '글로벌 투자전략' 시동

'샐러리맨 신화' 뛰어넘어…'글로벌 투자금융그룹' 도약 추진

송현섭

21cshs@naver.com | 2015-03-20 14:59:18

[토요경제=송현섭 기자] 과거 고도성장 및 산업화 시기를 거치며 견고해진 우리나라 재계에는 이미 창업자 1세대보다 2·3세 오너 후계자들이 확고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 가운데 맨주먹으로 일어나 성공을 이룬 신화의 주인공을 찾아보기 어려운데, 각종 규제와 제약이 많은 금융권에서는 유독 더 그렇다. 이와 관련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은 최근 글로벌 분산투자 전략을 가동해 공격적인 해외투자 확대에 나서고 있으며, 미래에셋생명의 연내 상장도 추진중이다. 남다른 사업감각과 리더십은 기존 재계의 주요 인사들과는 다른 경영철학을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특히 박 회장은 젊은 인재에 대한 장학사업과 회사에서 받은 거액의 배당금을 선뜻 기부하는 등 따뜻한 자본주의 실천에 나서고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 <편집자 주>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이 그동안 강조해온 글로벌 자산배분 전략을 본격적으로 전개해 주목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 박 회장은 올초 그룹 계열사 임원들과 수차례 회의를 갖고 경영전략을 논의한 뒤 구체적인 실행에 옮겨 미국 하와이 호텔을 인수를 위한 MOU(양해각서)를 체결했다.


▲ 미래에셋그룹이 2010년 3월31일 제1회 미래에셋 글로벌 경영자 포럼을 상하이에서 개최하고 올해를 '미래에셋 글로벌 경영'의 원년으로 선언했다. 박현주 회장이 구재상 사장을 비롯한 국내 자산운용계열 대표급 경영자들과 함께 포럼에 참석한 장면.

이달 2일에는 박 회장이 해외 출장길에 기내에서 직접 쓴 편지가 임직원들에게 전달됐는데 단연 글로벌 자산배분의 중요성이 강조됐다. 단기적으로 본다면 중국의 해외투자 확대, 관광객 급증 등으로 경기가 호전되는 등 부각되는 미국에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는 것이 골자다.


실제로 편지내용이 공개된 뒤 미국의 여러 거시지표가 발표됐는데 2월 고용지표 개선이 두드러졌고 미국 FRB(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당초 예상대로 오는 6월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전망이 이어졌다. 특히 박 회장은 "LA(로스앤젤레스)와 실리콘밸리에서 중요한 딜(거래)이 있다"며 "올해 펀드 판매를 위해 미국 서부지역을 포함해 주요 도시에 마케팅 인력을 배치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국내외 증시에선 향후 미국의 경기가 눈에 띄게 좋아진다는 전망 하에서 미국에서 자본유입과 함께 달러강세가 계속될 것이란 예상아래 일사불란한 움직임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에 앞서 작년 12월부터 본격적인 연속적인 해외출장에 나선 박 회장은 글로벌 경영전략을 구체화하는 동시에 직접 투자대상을 물색하고 국내에서 세부 투자계획을 추진하고 있기도 하다.


□ 잇따른 해외부동산 매입 주목돼


미래에셋의 해외 투자대상이 된 대표적 사례로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작년 미국 FRB가 입주한 워싱턴 D.C 오피스빌딩을 매입한 것을 꼽을 수 있다. 이 빌딩은 백악관과 가깝고 FRB는 물론 회계법인인 KPMG 등이 장기 임차로 입주해있는 수익형 부동산으로 박 회장의 전략적 의사결정에 따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치열한 경쟁 끝에 인수에 성공했다.


이는 세계적 관광명소인 호주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맞은 편에 위치한 시드니 포시즌호텔에 선제적인 투자에 나선 박 회장의 투자경험과 맥락을 같이하고 있다. 실제로 미래에셋은 일본과 미국 하와이, 호주 등지 투자대상으로 주요 부동산 물건을 모색하고 있는데 중국 중상류층 관광수요 증가와 중국 현지의 자금흐름 등을 고려해 신중한 투자결정을 내리고 있다.


이를 통해 미래에셋이 투자한 호주 시드니 포시즌호텔은 연평균 7%의 수익을 내고 있으며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하와이 빅아일랜드의 '페어몬트 오키드 하와이 호텔' 지분 전체를 2억2000만달러(약 2400억원)에 인수하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최근 체결한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 내 자금흐름을 감안해 현지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 등을 선점하겠다는 전략도 주목되는데 박 회장은 최근 임직원들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 "지난해 1200억달러에 육박하는 중국의 해외투자 규모를 보면서 중국자본의 시대가 이미 투자쪽에서도 시작됐다는 것을 실감한다"고 언급했다.


따라서 미래에셋 내부에서는 글로벌 분산 투자전략의 일환으로 박 회장이 직접 물색하고 포착한 투자대상을 최적의 조건으로 매입하기 위한 준비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 정부규제 완화 전제로 해외투자 확대


박 회장은 국내 금융산업 규제를 완화할 필요성을 거론, 정부 규제가 완화될 경우 해외투자를 공격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세계적으로 전례가 없는 저금리와 수명연장, 저출산, 가계부채 등으로 사회적 비용이 증가하고 있다"며 "부채축소와 함께 글로벌 자산운용을 통한 자산 수익률 증대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임직원들에게 주문했다.


▲ 난 2009년 12월10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언스트앤영 최우수 기업가상' 시상식에서 마스터상을 수상한 미래에셋 박현주 회장을 비롯한 수상자들. (왼쪽부터) 산업재부문 허용도 태웅 회장, 엔터테인먼트부문 김택진 엔씨소프트 사장, 소비재부문 성기학 영원무역 회장,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 특별부문 김성주 성주그룹 회장, 라이징스타부문 김달수 티엘아이 사장.

3개월째 장기 해외출장에 나선 박 회장이 각별한 관심을 보이는 것은 해외 우량자산에 투자해 자산운용 수익을 올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란 발언에서 강조되고 있다. 반면 박 회장은 국내 금융산업에 대한 규제와 제약이 많아 미래 수익을 실현하기 위한 해외투자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다는 점을 토로하고 있기도 하다.


또한 미래에셋생명은 연내 상장을 추진하는데, 박 회장은 이를 통해 불안한 재무문제를 해소하고 그룹의 지배구조를 확고히 다지려는 의도를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 미래에셋생명은 올 상반기 IPO(기업공개)를 진행해 빠르면 6월까지 절차를 마칠 것이라고 밝혔고 시장 상황이 여의치 않아 아무리 늦더라도 오는 10월까지 상장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앞서 2012년 12월 주관사로 삼성증권 등 3개를 선정한 뒤 준비된 상장계획은 올해 미래에셋생명 창립 10주년을 맞아 구체화되고 있는데, 최근 2년 연속 변액보험 수익률 1위를 차지하며 좋은 실적을 기록했다. 작년 3분기까지 612억원에 달하는 누적 순이익을 창출해 2013년 같은 기간보다 200억원 증가했으며 지난해 순이익 규모는 1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미래에셋생명은 지난해 총자산 22조7000억원을 기록해 20조원대를 돌파했으며 재무건전성 지표인 RBC(지급여력비율) 역시 321%에 달하고 있다. RBC는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 능력을 평가하는 지표로 금융감독당국이 권고하는 최저 하한선은 200%다.


따라서 미래에셋생명은 자기자본 300억원이상, 상장주식수 100만주이상, 최근 매출 1000억원이상, 최근 3년간 흑자유지 등 상장요건을 이미 충족하고 있는 상황이다.


□ 미래에셋생명 상장으로 지배구조 완성


만약 미래에셋생명 상장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박현주 회장은 미래에셋캐피탈과 미래에셋증권, 미래에셋생명 등 3개 주력 계열사를 중심으로 그룹 지배구조를 완성하게 된다. 미래에셋증권은 미래에셋생명 지분 27.42%를 보유한 최대 주주로 미래에셋캐피탈과 미래에셋자산운용도 미래에셋생명 지분을 각각 26.24%와 8.52%씩 보유하고 있다.


박 회장과 일가는 미래에셋캐피탈 지분 78.32%를 보유중인데 미래에셋캐피탈은 미래에셋증권의 지분 36.98%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미래에셋캐피탈을 통해 계열사들을 지배하고 있다. 다만 박 회장은 지난 2012년 자녀에게 증권사를 물려주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는데 우리나라의 '골드만삭스'를 만들기 위해선 대물림이 아닌 자본 확충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미래에셋증권이 대형 IB(투자은행)로 도약하기 위해 자본 확충이 필요한데 증권사를 개인이 소유하게 되면 대규모 자금조달도 불가능하고 상장 역시 안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박 회장은 "우리나라 사람은 워낙 머리가 좋아 상품구조 같은 것을 얼마든지 짤 수 있다"며 "네트워크도 쌓으면 되지만 문제는 자본력"이라고 자본 조달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특히 박 회장은 "투자은행은 자산운용과 달라 자기자본 규모로 승부해야 하는데 최소 20조원이 필요하다"면서 "그 정도 자본이 있어야 과감하게 프로젝트에 나설 수 있는데 내가 대규모 자본을 끌어올 수 있지는 않고 창업한 것으로 만족하면 된다"고 설명하기도 한다.


▲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

더욱이 박 회장은 인재육성에 대한 투자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사재를 출연한 미래에셋박현주재단을 통해 청년인재 10만명을 지원하고 있어 주목된다. 박 회장은 저서 '돈은 아름다운 꽃이다'에서 "21세기는 지식기반 사회로 인재와 시스템이 성패를 결정한다"며 "인재에 대한 투자는 단순한 가치판단의 문제가 아닌 국가경쟁력을 좌우할 결정적 변수"라고 강조했다.


이는 인재 육성에 대한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한 대목으로 2000년 3월 설립된 미래에셋박현주재단 인재육성 프로그램의 혜택을 받은 청년이 무려 10만명을 넘어섰다. 재단은 '따뜻한 자본주의를 실천하자'는 슬로건을 걸어 조건 없는 배움의 기회부여와 지식인재를 통해 경제가 건강해지도록 하자는 목표 하에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해왔다.


박 회장은 재단 설립에 출연한 사재 외에 매년 사회공헌을 위해 개인재산을 기부하고 있는데 최근 수년간 회사에서 받는 배당금에서 100억원이 넘는 거액을 내놓고 있다.


□ '도전을 통한 성장'전략으로 신화 일궈


박현주 회장은 1958년 광주에서 태어났으며 광주제일고와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했고 연세대 경영대학원 고위경영자과정과 미국 하버드대 비즈니스스쿨 최고경영자 과정을 수료했다. 농업에 종사하며 자수성가한 부친이 박 회장의 고교 재학시절 유명을 달리하자 어려서부터 남다른 독립심과 추진력을 비롯한 리더십 스타일을 갖추게 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은퇴이후 경영권을 자녀에게 대물림하지 않고 전문경영인에 맡기겠다고 공언하며 경영능력이 검증되지 못한 2·3세 오너 경영자가 많은 재계에서 강직한 경영철학을 갖고 있다. 박 회장은 1984년 투자 자문회사를 설립한 뒤 시장분석을 배운다는 목적을 갖고 동양증권에 무작정 찾아가 영업사원으로 입사했으나 1986년 대리로 퇴직하고 같은 해 동원증권 과장으로 입사했다.


1991년에는 33세로 동원증권 중앙지점장을 맡을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았는데 박 회장은 당시 최연소 지점장의 타이틀을 갖고 있었다. 1996년 동원증권 강남본부장 이사가 되는 등 초고속 승진을 거듭했고 1997년 드디어 구재상 당시 압구정지점장과 최현만 서초지점장 등 동원증권 출신인사 8명과 함께 미래에셋캐피탈·미래에셋자산운용을 설립했다.


이어 1999년에는 미래에셋증권이 설립됐고 박 회장은 2001년부터 미래에셋그룹 회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설립이후 박 회장은 강력한 추진력을 기반으로 미래에셋을 자산운용·보험·캐피털 등을 중심으로 다수의 계열사를 거느린 거대 글로벌 금융그룹으로 성장시켰다. '도전을 통한 성장'이란 박 회장의 경영철학은 또 사전에 충분한 고민을 하지만 과감한 의사결정을 내리고, 강력한 추진력으로 성공을 이루는 리더십 스타일을 보여준다.


□ 미래시장 예측하는 통찰력 뛰어나


'샐러리맨 신화'의 주인공인 박 회장은 풍부한 독서를 통해 미래시장을 예측하는 통찰력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자칫 위험할 수밖에 없는 투자여건 하에서도 끊임없이 도전하는 자세는 투자금융업계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는데, 그룹의 경영도 항상 글로벌 도약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박 회장이 보유한 자산은 1조2650억원으로 지난 2013년 '1조 클럽'에 진입하는 등 자수성가형 경영자로 2009년에는 하버드 비즈니스스쿨 MBA과정 '국제 기업가정신' 강의에 성공사례로 채택되기도 했다. 또한 박 회장은 "회사가 얻은 열매를 작은 부분이라도 전체 직원들과 나누려고 한다"는 소신에 따라 주력 계열사 주식의 20%이상을 직원들에게 지급한 바 있다.


▲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이 책들로 가득한 사무실 책장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와 함께 박 회장은 창업 초기였던 2000년 '배려가 있는 따뜻한 자본주의'란 사회공헌 철학을 실천하기 위해 75억원의 사재를 출연한 미래에셋박현주재단을 설립했다. 재단은 해외 교환학생을 선발해 등록금과 체재비, 항공료 등 장학지원 사업을 벌이고 있으며 지연과 학연에 얽매이는 것과 소위 '사내정치'를 극단적으로 싫어하는 모습까지 보여준다.


이를 반증하듯 박 회장은 특정모임을 둘러싸고 구설수에 오른 적이 없으며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영입제의를 거부할 정도로 기존 재계 인사들과 다른 면모를 갖고 있다. 다만 박 회장의 주변에 포진한 고위인사의 면면을 살펴보면 동원증권에 함께 일했던 인연이 닿아 있다.


우선 박 회장과 함께 미래에셋을 창업한 최현만 미래에셋생명 부회장은 동원증권 서초지점장 출신이고 창업공신인 구재상 케이클라비스투자자문 대표 역시 동원증권 압구정지점장 출신이다. 그룹에서 자산운용을 담당하던 구 대표는 지난 2012년 미래에셋자산운용 부회장을 마지막으로 독립한 뒤 케이클라비스투자자문을 경영하고 있다.


특히 미래에셋그룹은 부문별 관리 책임자인 부문 대표제를 실시하고 있는데 박 회장은 "실무를 결정하는 권한을 관리 책임자에게 부여해 믿고 써야 한다"며 "능력을 발휘해 담당한 측면을 성장시키고 또 다시 각 측면이 만나 조직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은


▲1958년 광주생 ▲광주제일고·고려대학교 경영학 학사 ▲연세대학교 경영대학원 고위경영자과정 수료 ▲하버드대학교 비즈니스스쿨 최고경영자과정 수료 ▲동원증권 과장 ▲동원증권 중앙지점 지점장 ▲동원증권 강남본부장 이사 ▲1997년 미래에셋캐피탈·미래에셋자산운용 설립 ▲1999년 미래에셋증권 설립 ▲현 미래에셋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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