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소상공인 "정부 때문에 못 살겠다"

'최순실 게트' 배신감…내수 불확실, 정치적 이슈에 내년도 '암울'<br>'김영란법'에 사라진 연말 특수…"공론화 통한 부작용 점검" 호소<br>금융위, 서민·중소기업 위한 금융지원 강화

여용준

saintdracula@naver.com | 2016-12-14 11:49:48

▲ 14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서민-중소기업 금융상황 긴급 점검회의에 은행장들이 참석해 있다. <사진=연합뉴스>

[토요경제=여용준 기자]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등 한국 경제의 구석구석을 책임지는 사업자들이 “청와대 때문에 못 살겠다”며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최순실 게이트’와 ‘김영란법’에 따른 여파가 커진 가운데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직격탄을 맞고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이와 관련해 서민·중소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을 대폭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중소기업계는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우리는 짝사랑하는 정부에게 배신당했다”며 강한 실망감을 나타내고 대기업 중심의 경제구조를 바꿔 정경유착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은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열린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요즘 ‘피눈물’ 난다는 얘기가 많이 도는데 비선 실세 논란을 지켜보는 중소기업이야말로 피눈물이 나는 심정”이라며 “정부가 앞에서는 중소기업을 지원한다고 했지만 뒤에서 (정부 정책 자금 등을 갖고) 딴짓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이번 기회를 계기로 정치권과 대기업 간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고 바른 정치·경제구조로 전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기중앙회에 따르면 최근 중기 2779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87.8%가 내수 회복 불확실성과 정치적 이슈 등 때문에 내년 경기가 올해와 비슷하거나 악화할 것이라고 답했다.


중소기업들이 전망하는 내년 경제성장률은 2.2%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제시한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 2.6%보다 낮다.


내년 국내 경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요인에 대해 중소기업은 ▲ 내수 회복 불확실성(54.9%) ▲ 대선 등 정치이슈(12.9%) ▲ 미국 금리 인상(9.5%) ▲ 원자재가격 불안정(8.6%) ▲ 주요국 보호무역주의 강화(7.1%) 등을 지목했다.


이밖에 지난 2월 개성공단이 폐쇄되면서 가장 큰 피해를 본 입주 중소기업들 역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개성공단 폐쇄가 최순실의 지시였다는 내용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입주 기업들 역시 큰 상실감과 배신감을 느낀 것이다.


한광옥 대통령비서실장은 지난 5일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개성공단 폐쇄는 최순실과 전혀 관련이 없다고 밝혔지만 박근혜 대통령의 공식적인 지시로 이뤄진 만큼 입주기업들의 배신감은 매우 큰 편이다.


그나마 지난 9일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안이 가결되면서 정권 교체에 대한 희망이 생겨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은 공단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생긴 상태다.


개성공단기업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는 “대부분의 기업들이 공단 재개에 대한 희망을 가지고 있다”며 “계속해서 비대위의 입장을 국회와 정부에 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소상공인들은 ‘김영란법’ 여파로 최악의 연말을 보내고 있다.


예년 같았으면 음식점의 연말모임으로 북적거렸겠지만 지금은 절반 이하로 뚝 끊긴 상태다.


여기에 대통령 탄핵과 경기 침체 등이 맞물리면서 소비자들의 지갑은 말 그대로 ‘꽁꽁 얼어붙은’ 상태다.


서울의 한 식당 업주는 “연말인데 분위기가 전혀 나지 않는다”며 “식당 아주머니 월급 드리기도 빠듯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박성택 중기중앙회장은 “소상공인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청탁금지법 시행령 만이라도 사회적 합의를 통해 공론화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환경이 이렇게 어렵고 지난 9월 청탁금지법이 발효 돼 소상공인들의 (상태는) 심각할 정도”라며 “폐업하는 업체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고 호소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서민-중소기업 금융상황 긴급 점검회의에서 “금리인상 등에 대비해 서민 자금지원 여력을 확충하겠다”며 “특히 어려운 경기상황에 대응해 미소금융·햇살론·바꿔드림론·새희망홀씨 등 4대 정책서민자금의 공급여력을 올해 5조7천억원에서 내년 7조원으로 대폭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또 “중소기업의 자금조달에도 애로사항이 없도록 정책금융기관의 가용 자원과 역량을 총동원하겠다”고 밝혔다.


기업은행이 총 59조원을 공급하고 소기업·소상공인 등에 대한 금리우대 등 특별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해 연 12조원 이상을 지원한다. 창업·성장기업에 대한 자금 공급도 내년 중 18조원 이상 이뤄진다.


신보·기보는 보증공급을 확장적 기조로 바꿔 지난해보다 최소 3조원 이상 늘어난 66조원 이상을 공급하기로 했다.


산업은행은 중견기업에 26조원 이상을 지원하고 인공지능·미래신성장산업에도 20조원 이상 자금을 공급할 예정이다.


임 위원장은 내년 기술금융 공급액을 당초 계획인 67조원에서 80조원으로, 기술금융 투자도 확대하기로 했다. 또 2019년까지 예정된 1조원의 투자 목표를 내년까지 앞당겨 달성하고 2019년까지는 추가로 3조원 이상의 투자가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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