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탄핵 가결…경제 수습 '과제'
여용준
saintdracula@naver.com | 2016-12-09 17:39:44
찬성 234, 반대 56, 무효 7, 기권 2
대통령 직무정지…황교안 총리 체제
경제부처, 2004년 경험 수습 나서
“경제부 수장 교통정리 필요” 주장
[토요경제=여용준 기자]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됐다. 이에 따라 경제계에서도 혼란을 대비한 수습방안 마련에 나섰다.
9일 오후 3시 국회 본회의장에서 표결로 이뤄진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은 찬성 234, 반대 56, 무효 7, 기권 2표로 가결됐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탄핵안 가결 후 “헌정사에 길이 남을 참담한 날”이라고 평가하며 “대통령은 직무가 정지되더라도 국정은 흔들림이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탄핵소추의결서가 청와대에 전달되면 박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써 모든 직무가 정지됐으며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오기까지 최대 6개월까지 관저에 칩거하게 된다.
청와대는 탄핵소추의결서를 총무비서관이 수령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되는 시점부터 황교안 국무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게 된다.
대통령이 헌법상 갖는 권한은 ▲ 국군통수권 ▲ 조약체결 비준권 ▲ 사면·감형·복권 권한▲ 법률안 거부권 ▲ 국민투표 부의권 ▲ 헌법개정안 발의·공포권 ▲ 법률개정안 공포권 ▲ 예산안 제출권 ▲ 외교사절접수권 ▲ 행정입법권 ▲ 공무원임면권 ▲ 헌법기관의 임명권 등이다.
이에 따라 박 대통령은 직무가 정지되면 국무회의 주재, 공무원 임명, 부처 보고 청취 및 지시, 정책현장 점검 등 일상적으로 해오던 국정수행을 할 수 없게 된다.
다만 대통령 신분까지 박탈당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박근혜 대통령’이라는 호칭과 청와대 관저 생활도 유지된다.
경호와 의전 등 대통령에 대한 예우도 변동이 없다. 관용차와 전용기도 이용할 수 있다. 다만 국가원수 및 행정부 수반으로서 이들 교통수단을 사용했던 만큼 직무정지 상황에선 실제 이용할 일이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헌법재판소 결정으로 박 대통령 탄핵이 최종 확정될 경우 박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 예우법’에 따른 혜택을 대부분 받지 못하게 된다.
정상적으로 퇴임할 경우 연금, 비서관·운전기사 지원, 무료진료 등의 예우 조치가 이뤄지는데 탄핵으로 물러날 경우에는 경호 외 다른 혜택은 박탈된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번 탄핵소추안의 가결 처리에 대해 “국민의 엄중한 요구에 국회가 응답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본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평가한 뒤 “안타까운 일이고, 우리 헌정사에 불행한 일이지만 이제 국정 혼란은 이쯤에서 일단락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의 내일을 향해 여야가 다시 협치의 무대로 나와서 대한민국의 전진을 위해 다함께 지혜를 모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예상보다 찬성표가 많이 나왔다”며 “국민 여망이 반영된 결과”라고 평가했다.
우 원내대표는 이날 탄핵안 가결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언급한 뒤 “그러나 한편으로는 헌정사 비극으로 민주당은 국정혼란을 최소화하고 민생안정 대책을 조기에 발표하는 등 국회가 주도적으로 국가혼란 해소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경제계에서는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 당시의 경험을 바탕으로 혼란을 수습할 것으로 보인다.
당시 이헌재 부총리를 중심으로 경제 부처가 발 빠르게 움직이면서 시장의 불안을 최소화했고 대외에 한국 경제의 건전성을 알리며 급속한 자금이탈에 대한 우려도 낮췄다.
탄핵안 통과 즉시 긴급간부회의를 소집한 이 전 부총리는 “책임지고 경제를 챙기겠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어 금융기관장, 경제5단체장과 잇달아 면담을 하고 “흔들리지 말고 기업 활동에 전념해달라”라며 협조를 당부했다.
국제통화기금(IMF), 국제 신용평가회사, 해외 기관투자사 등 관계자 1000여명에 협조 이메일을 발송했다.
이밖에 당시 이남순 한국노총 위원장을 만나 경제 안정을 위해 노동계가 협조해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당시 재정경제부는 대통령 탄핵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금융시장과 기업을 중심으로 심리적인 안정감을 심어주는데 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 기획재정부는 2004년 탄핵 당시 정부의 대응안을 준용해 비상계획을 이미 짜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기획재정부 한 관계자는 “대통령 탄핵안 가결은 해외 투자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우려를 드러내며 “대외 신인도 관리를 철저히 하고 국정 마비를 줄이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밖에 둘로 나눠진 경제부 수장에 대한 교통정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현재 경제부는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임종룡 경제부총리 내정자가 공존하는 ‘한 지붕 두 수장’ 체제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새 정부가 들어오는 것은 시기의 문제일 뿐 기정사실화된 상황”이라며 “지금까지의 정책이 잘 마무리될 수 있도록 컨트롤타워 중심으로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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