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제약사, 수입약 의존도 심각…"신약개발은 뒷전"

유한양행, 3분기 누적매출 9644억 중 7148억이 수입약 상품매출

이명진

lovemj1118@naver.com | 2016-12-07 12:50:03

▲ 7일 업계에 따르면 상위 제약사 10곳의 매출액 5조5848억원 가운데 상품매출이 2조5368억원으로 전체 매출액 42.6%를 차지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토요경제=이명진 기자] 국내 상위 제약사들의 수입약 판매로 인한 '상품매출' 의존도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추세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상위 제약사 10곳의 매출액 5조5848억원 가운데 상품매출이 2조5368억원으로 전체 매출액 42.6%를 차지했다.
상위 제약사들이 자체 개발 신약보다 다국적 제약사 상품을 판매해 매출 실적을 올리는 내실 없는 장사를 하고 있는 것이다.
상품매출은 대부분 다국적 제약사들의 약을 ‘수입·판매’해 얻은 실적으로 국내 제약사들 가운데 상품매출 비율이 가장 높은 곳으로는 유한양행을 꼽을 수 있다.
올 3분기 유한양행의 누적 매출액은 총 9644억원으로 이 중 상품매출이 무려 7148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매출액 70% 이상을 수입약 판매로 벌어들이고 있는 셈이다.
유한양행의 상품매출의 대부분은 길리어드에서 도입한 B형 간염치료제인 ‘비리어드’·베링거인겔하임의 당뇨치료제 ‘트라젠타’·고혈압치료제 ‘트윈스타’ 등에서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물론 자사에서 이뤄지고 있는 상품매출이 적은 편은 아니지만 수입약의 경우 해외법인에서 판매가 이뤄지기 때문에 전체 매출로 따져봤을 때 알려진 재무 상 상품매출 비중은 부풀려진 감이 없지 않아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 2위로 자리 잡은 녹십자의 경우도 전체 매출 7563억원 중 상품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총 46.4%에 달한다.
녹십자의 상품매출 비중은 BMS의 B형 간염치료제로 알려진 ‘바라크루드’의 영향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바라크루드 상반기 매출액은 1827억원에 달했다.
종근당은 6123억원 가운데 상품매출이 2173억원으로 35.5%를 차지해 상위 제약사들의 평균치보다는 다소 낮은 수치를 보였다.
상품매출은 제약사 순위·실적 면에서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매출 성장에 비해 실제로 돌아오는 이익 부분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탄탄한 영업력을 바탕으로 당장의 매출 확보는 가능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시 수익성 개선에는 그만큼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또 현재 제약사들이 선호하고 있는 글로벌 의약품의 경우 특허가 만료되는 시점으로부터 의약품 발매가 시작되기에 독점하고 있던 시장 점유율은 낮아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실제 유한양행의 경우 내년 B형간염 치료제인 ‘비리어드’의 특허 만료 예정일을 앞두고 매출 변화에도 큰 영향이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내년 비리어드 특허 만료와 관련해서는 아직 직접적으로 맞닥드리지 않았기에 크게 대책을 세워놓지는 않은 상태라며 상황을 계속 지켜봐야한다"고 말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제약업계는 현재 국내 내수시장이 사실상 포화상태로 국내 상품만으로는 이미 영업이익을 얻을 수 있는 구조가 아니"라며 “업계 전반적으로 영세하기에 몸집이 커지기 위해서는 상품매출을 확보하는 방법밖에는 현재 다른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신약개발에 의한 비용소모도 큰 부담으로 다가오는 면이 있어 수입약 상품매출을 통한 비용확보 차원에서라도 꼭 부정적으로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다른 제약업계 관계자는 "상품매출은 국내 제약업계와 제휴사가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윈윈-전략'이라 생각한다"며 "이는 실제 제약업계 매출을 올릴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기도 해 매출 확보비용으로 더 좋은 신약개발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하나의 과정이라고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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