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총수 청문회…모르쇠·동문서답·기억상실

이재용 부회장에 질문 쏟아져…"기억 안 난다", "송구스럽다" 답변 일관<br>이완영, 참고인에 "더민주 입당했나" 질문…야당 측 '비난'<br>전경련 해체 강요, 청년실업 해결 등…'최순실'과 무관한 질의도

여용준

saintdracula@naver.com | 2016-12-06 17:26:55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오른쪽부터)이 6일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국정조사' 청문회에 출석해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토요경제=여용준 기자] 6일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는 국내 9대 기업 총수들이 모인 자리였지만 답답함만 남겼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과정에서의 로비와 면세점 특허 관련 로비, 그룹 총수들이 박근혜 대통령과 독대하며 어떤 이야기가 오고 갔는지 등 의혹들이 풀리길 기대했다.


하지만 증인들은 “모르겠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 “죄송하다” 등으로 일관했고 의원들은 특위의 취지와 무관한 질문들을 이어갔다.


가장 많은 질문을 받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대부분의 질문에 “기억이 나지 않는다”, “국민 여러분과 의원님들께 송구스럽다” 등으로 일관했다.


이 부회장의 이같은 반응에 대해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삼성전자 면접에서 그렇게 대답하면 떨어졌을 것”이라며 비난하기도 했다.


이번 청문회에서는 이재용 부회장이 최순실씨를 언제 알았는지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이 부회장은 여기에 대해 “(사건이 발생한 후) 미래전략실 회의에서 보고 받았지만 그 이전에 정확히 언제 알았는지는 기억 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또 이와 관련해 최순실과 정유라 모녀에게 300억을 지원한 것을 이 부회장이 알았는지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안민석 의원은 이 부회장에게 “장충기 미래전략실 차장(사장)으로부터 보고를 받았나”라고 물었고 이 부회장은 “보고 받은 적 없다”고 답했다.


안 의원은 “회사 돈을 지원하면서도 보고하지 않는다면 장충기 사장을 해고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하자 이 부회장은 “검찰조사와 특검이 진행 중이다. 결과를 보고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안 의원은 “(300억 지원) 보고 받은 것이 아니냐. 그래서 처벌을 못하는거냐”고 되묻자 이 부회장은 그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도 의원들의 질의에 “모르겠다”로 일관했다.


이만희 새누리당 의원은 정몽구 회장에게 “김용환 부회장으로부터 플레이그라운드라는 회사에 현대기아차 광고 줄 것 결정 받은 일 없나”고 물었고 정 회장은 “광고에 직접 관련은 없고 기억이 나지 않는다. 회사 규모가 커서 일일이 보고 받지 않는다”고 답했다.


청문회 상황을 지켜 본 누리꾼들은 “속 시원한 답변이 나오지 않는다”, “답답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증인들 뿐 아니라 ‘최순실 게이트’와 무관한 질문들이 이어지면서 의원들에 대한 비난도 이어졌다.


이완영 새누리당 의원(간사)은 참고인으로 출석한 주진형 前 한화투자증권 사장에게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한 적이 있냐”고 물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에게 비난을 사기도 했다.


주 전 사장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 유일하게 반대의사를 전달한 증권사 대표로 합병 반대 보고서 후 금춘수 한화그룹 경영기획실장(부회장)으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았다고 진술했다.


주 전 사장은 “사퇴 압력을 받았지만 이를 거절하고 언론에 이 문제를 제기하겠다고 하자 유야무야 넘어가서 임기를 마쳤다”고 증언했다.


이어 더불어민주당 입당 사실에 대해서는 “입당한 적은 없고 김종인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의 도움 요청으로 일을 도와준 적은 있다”고 말했다.


주 전 사장은 지난 2월 더불어민주당 총선정책공약단 부단장과 국민경제상황실 부실장을 지낸 적이 있다.


이에 대해 참고인으로 참석한 김상조 한성대학교 무역학과 교수는 “경영기획실은 한화그룹의 참모조직으로 금춘수 부회장이 주진형 사장에게 물러나라고 한 것은 김승연 회장의 뜻”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화투자증권에 지분이 단 1주도 없고 등기이사도 아닌 김 회장이 주주의 뜻에 따라 뽑힌 사장에게 물러나라고 한 것은 우리나라 기업의 지배구조가 얼마나 엉망인지 보여주는 예”라고 강조했다.


이완영 의원은 이밖에 “정몽구, 손경식, 김승연 회장 등은 고령이라 오래 있기 힘들다”며 우선 질의를 요구했으나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간사)은 “우선 질의 논의는 아직 이르다”고 답했다.


이완영 의원 외에도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은 의혹을 밝히는 질의 대신 증인들에게 전경련 탈퇴를 강요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또 많은 의원들이 ‘최순실 게이트’와 무관한 청년실업률 해소와 증인 개인신상 등에 대해 묻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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