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피한 LG, 대기업 첫 연말인사 단행

구본준 부회장 영역 확대…계열사 조직 유연성 강화<br>삼성·롯데, 연말인사 '연기'…SK·현대차, 소규모 인사 이뤄질 듯

여용준

saintdracula@naver.com | 2016-12-02 15:53:01


▲ <사진=연합뉴스>

[토요경제=여용준 기자] 지난 1일 LG그룹의 주요 계열사가 연말 임원인사를 마쳤다. 삼성과 SK, 현대차 등 주요 그룹사들 중 처음 인사를 마친 것이다.


LG그룹은 이번 인사를 통해 구본준 LG 신성장사업추진단장(부회장)을 강화한다.


구본무 회장의 그룹 경영 총괄 체제를 변동 없이 유지해 구 회장이 LG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으로서 주요 사업 포트폴리오 관리와 최고경영진 인사 등 큰 틀의 의사결정과 주요 경영사안을 챙기게 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구본준 부회장은 기존 신성장사업추진단장 역할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주력사업의 경쟁력과 수익성을 제고하고 신사업 발굴·확대를 지원하는 등 사업 전반을 살피는 역할을 수행한다. 또 전략보고회 등 경영회의체를 주관하며 이끌어 가게 된다고 LG는 설명했다.


LG는 구본무 회장과 하현회 사장의 각자 대표이사 체제에 변화가 없고 구 부회장은 LG전자 이사회 의장과 LG화학 등기이사를 계속 맡게 된다.


한편 구본무 회장의 아들인 구광모 LG 상무는 이번 인사에는 승진과 자리 이동 없이 현 직위를 그대로 유지한다. 이는 충분히 경영수업을 받는 LG 고유의 기업문화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지난해를 훨씬 뛰어넘는 대규모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LG전자는 부회장 승진 1명, 사장 승진 1명, 부사장 승진 5명, 전무 승진 13명, 상무 승진 38명 등 총 58명 규모의 승진 인사를 했다. 지난해 승진인사는 38명이었다.


LG전자는 2005년(60명) 이후 최대 규모 승진 인사를 통해 젊고 유연한 조직으로의 변화를 꾀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사에서 조성진 HA사업본부장은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LG전자의 대표이사 자리에 앉게 됐다. 스마트폰과 모바일 사업을 책임지는 조준호 MC사업본부장은 유임됐다.


LG그룹의 다른 계열사들도 승진인사 규모를 강화하며 조직의 변화에 주력하고 있다.


LG화학은 CPO(최고생산책임자) 출신인 정철동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켜 정보전자소재사업본부장을 맡겼다.


정 본부장은 편광판·고기능필름 사업 턴어라운드, 유리기판, 수처리필터 등 신규사업의 조기 안정화에 주력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이날 황현식 PS본부장을 부사장으로, 박형일 CRO 정책협력담당과 김훈 NW본부 NW운영부문장을 전무로 승진시키는 등 총 10명에 대한 임원 인사를 확정했다.


새롭게 상무로 선임된 대부분은 ‘담당’이라는 직급이다. 그러나 송대원 FC본부 지능디바이스개발팀장은 이례적으로 팀장에서 담당이 아닌 상무로 승진했다. 팀장에서 상무로 승진한 경우는 회사 창립 이래 처음이다.


송 팀장은 인터넷TV(IPTV) 전문가로 TV에 구글 서비스를 더한 새로운 스마트 IPTV인 ‘유플러스 티비G’(U+ TV G), 유튜브 콘텐츠 채널화 업무 등을 맡아왔다.


조직개편에서도 효율성 추구와 문제점 개선의 의지가 엿보인다. LG생활건강은 올해 가습기 살균제와 치약 등 논란을 의식한 듯 ‘소비자 안전센터’를 신설하고 위험 관리에 나선다.


LG전자는 B2B 마케팅과 주방가전 조직개편을 통해 사업의 차별화를 꾀한다.


한편 LG를 제외한 주요 그룹사들은 ‘최순실 게이트’를 정면으로 맞으며 연말 인사에도 제동이 걸리게 됐다.


삼성은 두 번의 검찰 압수수색과 이재용 부회장의 국정조사 증인 출석 등으로 12월 첫날 인사의 관행이 깨지게 됐다. 언제 인사가 이뤄질지는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


롯데그룹은 1일 인사를 연기한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롯데는 “통상 연말에 진행됐던 정기 임원 인사는 현 시점에서 국내외 경영 불확실성이 매우 큰 관계로 일정상 내년 초로 다소 늦춰질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와 함께 면세점 특허 관련 로비 의혹을 받고 있는 SK그룹은 이달 중순 쯤 임원인사가 단행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극심한 부진을 겪은 현대차는 새해 영업을 위한 인사를 단행하지만 승진 규모는 적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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