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수능 '끝'…하야 '시작'
조은지
cho.eunji@daum.net | 2016-11-18 16:18:35
매년 치러지는 대한민국의 손꼽히는 행사인 만큼 항상 주목을 받았지만 이번 수능은 다른 때 보다 조용히 지나갔다.
10년 이상 했던 공부를 하루에 다 풀어낸다는 것에 많은 학생들이 아쉬움과 시원섭섭함을 느끼며 수능을 끝냈다.
더 차분하고 조용히 지나간 수능일의 밤은 일탈도 없었고 소란도 없었다. 오히려 잠잠하고 어쩌면 우울한 밤이였다.
수능생들은 수능 때문에 나가지 못했던 촛불집회의 참석을 얘기하고 해방감을 느끼기보단 하루가멀다하고 나오는 최순실게이트 국정농단을 비탄하고 불황에서 오는 취업에 대한 걱정으로 하루를 마무리했다.
고등학교 1학년때 세월호 참사의 아픔을 겪은 세대인 수험생들은 최순실·정유라 라는 또 다른 아픔을 겪었다.
사실 어수선한 대한민국의 현실에서 이정도까지 해준 수험생들이 기특할 따름이다.
최순실 사건 이후 이뤄지는 촛불집회에서 교복을 입은 학생들의 모습은 눈에 띄게 늘어났다.
수능의 난이도 때문에 오는 멘붕과 현타보다는 내가 서있는 자리에서 납득하지 못할 일들이 아무렇지 않게 일어나고 있는 현실에서 오는 멘붕과 현타가 더 세게 다가올것이다.
교육부는 “수능 이 후 학년말은 자기개발하는 시기”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시국에 자기개발이 무슨소용인가?
민주주의를 배우지만 현실에서의 민주주의는 없어진지 오래다. 어리광을 부려도 모자를 나이의 학생들이 당당히 본인의 의사를 밝히고 움직이는 모습에 어른들은 더욱 부끄러워진다.
19일 있을 4차 ‘하야’요구 촛불집회에는 더 많은 학생들과 더 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릴 것이다.
앞으로의 촛불집회도 마찬가지다.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게 아이들은 더욱 당당하게 사람들은 더 많아지고 더 똘똘 뭉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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