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배, 무소속 출마…4.29재보선 판도 복잡해져

광주 서구을 선거서 국민모임·정의당과 연계로 판세 변화

송현섭

21cshs@naver.com | 2015-03-13 17:42:57

[토요경제=송현섭 기자] 4.29 재보선 일정이 바싹 다가온 가운데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이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광주 서구을 출마에 나섰다. 특히 천 전 장관은 이번 선거에서 친정인 새정연 후보와 맞대결을 펼치기 앞서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이 탈당한 뒤 합류한 국민모임과 통합진보당을 나온 뒤 2013년 창당한 정의당과 사실상 선거연대를 공식화한 상황이다. 당초 새누리당과 새정연의 여야 양당 후보간 맞대결로 전개될 것으로 보였으나 천 전 장관의 출마로 예상 밖의 정치거물이 등장하자 판도에 적지 않은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 <편집자 주>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 9일 4.29 광주 서구을 보궐선거에 무소속 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착수했다. 천 전 장관은 출마의 변을 통해 현 집권세력인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 등을 공격하는 동시에 앞서 탈당한 새정치민주연합의 안일 무사한 태도에 대해서도 강력한 어조로 비판을 가했다.

▲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 9일 광주 서구 서부농수산물시장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한 뒤 4·29 재보궐선거 광주 서구을 보선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천 전 장관은 광주 서구 농수산물유통센터에서 회견을 열고 새정연 탈당과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면서 "무기력에 빠진 호남정치를 부활시키겠다"면서 "희망을 잃어버린 야권을 재구성해서 정권교체의 밀알이 되는 것이 내게 부여된 시대적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천 전 장관은 또 국민모임·정의당 등과 선거공조 및 연대 가능성에 대해 "그분들이 나를 시민의 후보로 선정해주면 즐거운 마음과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수락하겠다"고 언급했다. 특히 천 전 장관은 현 박근혜 정부가 국민들을 절망의 구렁텅이로 몰아넣고 있다며 경제 민주화와 복지국가에 대한 박근혜 정권의 약속은 휴지조각이 되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새정연 지도부를 겨냥해 "야당의 독점적 지위에 만족해 '만년 야당'의 지위에 안주하고 있지는 않느냐"고 반문하며 "박근혜 정권 아래에서 호남에 대한 소외와 차별이 더욱 심해지고 있다"고 표심을 자극하기도 했다.


따라서 그는 "야당(새정연) 안에서조차 호남에 대한 차별에 저항하는 목소리를 좀체 듣기 어렵다"며 문재인 새정연 대표를 겨냥한 듯 "호남을 대변하는 것을 '지역주의'로 매도하면서도 선거 때는 표를 달라고 한다"고 비판을 가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 심상정, 새정연 대한 문제의식 공감


이에 대해 심상정 정의당 원내대표는 천 전 장관이 출마선언을 통해 제시한 문제의식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해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심 원내대표는 지난 10일 정의당 의원총회에서 "천 전 장관이 출마를 선언하며 호남에서 새정연의 독점구조를 깨뜨리겠다고 다짐한 문제의식에 대해 공감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특히 심 원내대표는 "견제 받지 않는 권력은 필연코 썩게 마련"이며 "광주에서의 정치혁신은 곧 새정연에 대한 심판으로 시작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는 천 전 장관이 "새정연이 기득권 지키기에 급급해 국민들의 고통을 외면하고 있다"고 비판한데 따른 것으로 심 원내대표는 "호남은 현대사의 고비마다 중대한 역할을 해오며 민주주의를 앞당긴 주역이지만 오랜 일당 독점이 계속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새정연은 호남에서의 새누리당처럼 기득권 세력이 돼버렸다"며 "더이상 호남의 개혁성을 담을 수 없다. 호남의 정치적 수혜자인 동시에 개혁적이란 평가를 듣는 천 후보의 향후 행보에 주목한다"고 야권연대 가능성을 열어뒀다.


따라서 정의당은 출마선언 이후 야권을 재구성 및 합리적 진보세력과 연대를 시사한 천 전 장관의 정치혁신 의지와 공조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접촉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 정동영, 호평불구 독자 vs 연대 '저울질'


천 전 장관에 앞서 새정연을 탈당해 국민모임에 합류한 정동영 전 장관은 천 전 장관의 탈당과 출마에 대해 높은 평점을 주며 동참을 기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민모임 인재영입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 전 장관은 최근 모 라디오 프로에 출연해 "천 전 장관의 탈당을 예견하진 못했지만 탈당과 출마를 결단한 것은 높이 평가한다"면서 "야권 전체의 개편을 위해 천 전 장관이 국민모임에 참여해주기를 요청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또 "이번 결정이 야권 교체와 야당 재편을 통해 정권 교체로 다가간다고 보기 때문에 지역주의에 기반한 보수 양당 기득권 체제를 깨트리는데 기여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정 전 장관은 천 전 장관의 무소속 출마에 따라 광주 서구을 선거구에 후보를 내지 않는 방식으로 우회적인 선거공조 가능성을 열어놨다.


이와 관련 정 전 장관은 "현재로선 독자 후보론과 연대론 2가지 다 검토하고 있다"면서 "일단 천 전 장관에게 새로운 정치시대 건설에 동참해줄 것을 요청하는 차원에서 합류를 권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무기력에 빠진 호남정치를 부활시킨다는 천 전 장관의 출마선언에 대해 정 전 장관은 "호남은 단순히 지역으로만 볼 수 없고 정신을 의미한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어 "호남의 희생과 헌신, 사회·경제적 약자를 보듬는 정신 등이 적어도 야당을 통해 충분히 구현되고 실천돼야 한다고 보는데 그것이 미흡하다는 문제를 지적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특히 그는 "호남이 현실적으로 여당에서 자리를 차지하고 못하고 있는 것은 현실이지만 야당에서조차 호남이 주변으로 밀려나고 있는 것에 대한 강한 문제를 제기했다"고 두둔했다.


□ 재보선 지역 4곳 확정…"판 커졌다"


한편 안덕수 새누리당 의원이 지난 12일 대법원이 판결한 회계책임자의 징역형으로 당선무효가 확정돼 이번 재보선 실시지역은 4곳으로 늘었다. 앞서 헌법재판소가 정당해산을 결정면서 구 통합진보당 의원 3명이 자격을 상실한 서울 관악을과 경기 성남중원, 광주 서구을보궐선거에 안 전 의원의 지역구였던 인천 서구·강화을에서 재선거가 실시되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재보선은 수도권에 선거구 3곳에서 치러져 내년 4.13 총선을 1년여 앞두고 수도권 민심의 향배를 가늠해볼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새누리당은 집권 3년차를 맞아 국정동력 회복의 발판 마련을 시도할 계획이며, 새정연은 문재인 대표체제 출범이후 첫 시험대란 점에서 의미가 부여되고 있다.


더욱이 여당은 재보선 원인이 된 통합진보당 해산을 활용해 선거전략을 '종북세력 심판'으로 설정하고 최근 발생한 마크 리퍼트 주한미국대사 피습사건을 계기로 여론몰이에 나서는 등대대적 안보공세를 취하고 있다. 실제로 권은희 새누리당 대변인은 안 전 의원의 당선무효에 대해 "안타깝고 유감스럽다"면서도 "지역 유권자 민심을 잘 살펴 지역을 대변할 수 있는 최고의 일꾼을 찾겠다"며 인천 서구·강화을 재선거 승리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이에 맞서 새정연은 문재인 대표가 취임한 이래 강조해온 '유능한 경제정당'을 내세워 서민의 삶을 책임지는 민생정당으로 이미지를 선거전략으로 설정할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새정연은 리퍼트 대사 피습사건을 이용한 여당의 종북몰이에 대해 고발전으로 대응키로 했다.


□ 새정연, 연이은 탈당행렬에 '뒤숭숭'


한편 새정연은 앞서 탈당한 정동영 전 장관이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국민모임의 창당 움직임과 천정배 전 장관의 무소속 출마 등으로 뒤숭숭한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이는 4.29 재보선을 앞두고 거물급 인사들의 연이은 탈당과 적전 분열로 비춰져 각 지역 표심이 돌아설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으로 파악된다.


또한 국민모임과 정의당이 이미 사실상 천 전 장관과 선거공조 내지 연대방침을 정한만큼, 자칫하면 새정연이 정치적 텃밭인 호남에서 패배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위기감도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광주 서구을 보선이 무소속으로 출마한 천 전 장관과 새정연의 야권 후보간 대결로 전개되면 승산이 없다는 점에서 새정연 지도부의 고심이 커지고 있다.


만약 4.29 재보선이 새정연의 패배로 결론이 난다면 내년 총선이 불과 1년여 남은 시점에서 문재인 대표체제에 대한 불신과 지도부 책임론이 거론될 가능성도 여전해 주목된다. 그러나 여당의 입장에서 본다면 구 통합진보당 의원들이 당선됐던 서울 관악을·성남 중원·광주 서구을 등 선거구 3곳은 유권자들의 야당성향 때문에 불리한 입장이지만, 야권 후보의 난립으로 표가 분산될 경우 선거결과 예측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최근 "3곳에서 모두 우리가 지면 본전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국민들은 3곳 중 1곳에서는 이겨야 본전으로 볼 것"이라며 최소 1석이상 확보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피력했다. 게다가 인천 서구·강화을 재선거의 경우 유권자들의 정치성향이 보수적인 만큼 새누리당은 의석 재탈환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 야권후보 난립…각 진영간 경쟁 치열


이번 선거는 무엇보다 일찌감치 후보를 정한 여당에 비해 새정연 등 야권 후보들의 난립이 눈길을 끌고 있다. 우선 인천 서구·강화을 재선거에 나설 여당 후보로는 안상수 전 인천시장과 이경재 전 의원, 유천호 전 강화군수, 계민석 전 새누리당 대표 정책보좌관이 거론된다.


새정연에선 신동근 서구·강화을 지역위원장이 가장 강력한 후보로 물망에 오르고 있지만 보수적 성향을 보이는 지역 정치성향에도 불구, 검단신도시를 중심으로 야권성향의 젊은 유권자를 공략한다면 어느 정도 승산이 있는 것으로 판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관악을 보선에는 새누리당이 오신환 현 당협위원장을 확정한 가운데 새정연은 후보자 공모를 통해 김희철 전 의원과 정태호 전 청와대 대변인으로 후보군을 압축했다. 경기 성남 중원에선 여당이 신상진 전 의원을 후보로 확정했으며, 새정연에선 은수미 비례대표 의원과 김창호 전 국정홍보처장·정환석 지역위원장·홍훈희 변호사 등이 경합을 벌이는 상황이다.


특히 서울 관악을과 경기 성남 중원에선 구 통합진보당 해산으로 의원직을 자동 상실한 이상규 전 의원과 김미희 전 의원이 예비후보로 등록한 것으로 파악된다. 광주 서구을 보선에는 여당이 정승 식품의약품안전처장 영입·공천을 사실상 확정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새정연에선 김성현 전 광주시당 사무처장과 김하중 전남대 로스쿨 교수·조영택 전 의원 등이 공천권을 받기 위해 경합을 벌이고 있다.


무소속은 천정배 전 장관이 새정연을 탈당해 출마하고 정의당은 강은미 전 광주 시의원 등이 선거전에 나선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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