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崔, 한국 경제 통째로 주물렀다
여용준
saintdracula@naver.com | 2016-11-18 13:50:55
[토요경제=여용준 기자] ‘박근혜·최순실게이트’ 관련해 연일 상상을 초월한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청와대가 대기업 뿐 아니라 금융권의 인사에도 개입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사실상 경제 전반을 자기 입맛에 맞춰 쥐락펴락한 것이다.
◇ 대기업 경영진 ‘제 멋대로’…수백억 ‘강제모금’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지난 17일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에 퇴진압박을 한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을 소환했다.
조 전 수석은 특별수사본부가 차려진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해 11시간 동안 조사를 받은 뒤 18일 새벽 귀가했다.
검찰은 조 전 수석을 상대로 이 부회장의 퇴임을 언급한 배경이 무엇인지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인지 등을 캐물었다.
조 전 수석은 2013년 말 이 부회장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도록 강요한 혐의를 받고 있다.
언론에 공개된 녹취록에 따르면 조 전 수석은 손경식 당시 CJ그룹 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대통령(VIP)의 뜻”이라며 이 부회장의 퇴진을 요구했다.
이후 손경식 당시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에게도 퇴진을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외에 검찰은 조 전 수석이 포스코그룹 회장 선임 과정에 관여했다는 의혹도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 수석은 회장 선임 절차가 시작되기 직전인 2013년 말 “차기 회장은 권오준으로 결정됐다”고 포스코 측에 통보하는 등 깊이 관여한 의혹을 받아왔다. 실제로 권 회장은 2014년 1월 정준양 전 회장의 후임으로 선임됐다.
검찰은 소환 조사 결과를 토대로 구속영장 청구를 검토할 방침이다. 조 전 수석의 혐의가 인정되고 박 대통령이 관여한 사실이 드러나면 직권남용의 공범 관계가 성립할 수도 있다.
또 미르·K스포츠재단을 통해 기업들에게 모금을 사실상 강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53개 기업이 모금에 나섰으며 금액은 800억여원에 달한다.
기업들의 강제 모금을 주도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 대통령 연설문 등 청와대 문건을 외부에 유출한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은 오는 20일 이전에 최순실씨와 함께 구속 기소될 것으로 보인다.
◇ 금융권 인사 개입…최순실 모녀에 ‘특혜대출’
청와대는 산업계 뿐 아니라 금융계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드러났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1일 국회 긴급현안질문에서 “차은택이 문화계의 황태자였다면 금융계 인사를 주무른 사람은 정찬우 한국거래소 이사장”이라며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과 내통하면서 금융계를 주물렀는데 여기에 관여된 사람이 새누리당 최경환 의원이다. 이 부분도 수사해야 한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금융계 관계자에 따르면 정 이사장의 인사 전횡으로 최수현 전 금융감독원장이 임기를 채우지 못한 채 물러났다.
또 이건호 국민은행장, 이광구 우리은행장, 하영구 전국은행연합회장, 서근우 신용보증기금 이사장 등의 인사에도 정 이사장이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원이었던 정찬우 이사장은 박근혜 캠프에 합류한 이후 2013년 1월부터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냈다. 이후 3년만인 지난달 1일 한국거래소 이사장까지 ‘초고속 승진’을 한 셈이다. 업계에서는 관료 출신이 아닌 자로써 파격적인 인사라고 평가하고 있다.
정 이사장은 이후 자신과 함께 한국금융연구원에서 친분을 쌓은 인물들을 차례로 금융권 요직에 보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정 이사장이 금융권 인사를 좌지우지 했다는 것은 대부분의 사람이 얘기하는 정설”이라며 “박근혜 캠프 시절부터 최근까지 줄곧 권력의 심부름 노릇을 했다”고 말했다. 또 “정 이사장은 금융권 밀실 인사의 병폐가 계속되도록 악화를 초래한 인물”이라고 전했다.
현재 시중은행들은 최 씨 등과 관련해 ‘특혜대출’ 등의 의혹을 받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최 씨는 자신이 소유한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건물과 강원도 평창 땅 등을 담보로 KB국민은행으로부터 5억원 상당의 대출을 받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KEB하나은행은 최 씨의 딸 정유라 씨에 대한 특혜대출 의혹도 받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정재호 의원에 따르면 최 씨는 지난해 12월 8일 KEB하나은행 압구정 중앙점에서 딸 정유라 씨와 공동명의인 강원도 평창에 있는 10개 필지를 담보로 약 25만 유로(3억2000만원)를 대출받았다.
이밖에 최 씨의 독일 법인 설립을 도와줬다는 의혹을 사고 있는 이 은행 이모 본부장이 귀국 후 한 달여 만에 임원으로 승진해 최씨가 은행 인사에도 영향력을 발휘한 것 아니냐는 의심도 사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26일까지 이에 대한 조사를 마쳤지만 임원 승진 의혹에 대해서는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인사는 은행장의 고유 권한으로 금감원이 개입할 여지가 없다”며 “만약 유착 관계가 있다면 검찰이 조사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했다.
조남희 대표는 “금융회사의 건전경영 차원에서 대출뿐 아니라 인사의 적절성도 금감원이 감독할 필요가 있다”며 “최씨 관련 사안은 다른 의혹으로 번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금감원이 후폭풍이 두려워 검찰의 수사 속도에 맞춰가며 소극적인 태도로 조사에 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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