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 좁고, 꼼수부리고…

<한창희의 생각바꾸기>

한창희

choongjuhan@hanmail.net | 2012-11-09 19:49:46

오는 12월19일이 대통령선거다. 선거가 40일도 채 남지 않은 것이다. 이 시점에도 여야의 선거행보는 볼썽사나운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여당인 새누리당은 국민대통합을 내세우며 동교동계의 한광옥 전 비서실장을 비롯하여 김경재 전 의원 등을 영입했다. 그런데 옛날 민주화의 양대 축인 상도동의 김영삼 대통령은 물론 김덕룡 전 의원 등을 소외시키고 있다. 야당 출신인사들을 영입하면서 정작 부당한 공천에 반발하여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자기식구들은 복당조차도 거부하고 있다.


이는 ‘포용력이 없고, 속이 좁은’ 행동이다.


산토끼 잡을 때는 체면불구하면서 집토끼는 뿔뿔이 흩어지게 방치하고 있는 것이다. 국민대통합에 앞서 당내통합부터 하는 게 순서다. 새누리당은 이재오 의원을 포함해 이기택, 유준상 전 의원등 영향력 있는 당내 정치인들의 협조부터 받아야 한다.


사자가 토끼를 잡을 때도 최선을 다한다. 하물며 대권에 도전하면서 자기 식구들도 다독거리지 못하고, 국민대통합 운운하며 적장(敵將)들을 영입하는 게 과연 설득력이 있을까? 동교동계와 연합하려면 통 크게 권노갑, 한화갑, 이희호 여사등 동교동계 주요인사들과 대연합을 하는 게 마땅하다.


야권에 대해서도 쓴 소리 한마디 하겠다. 야권은 꼼수정치에 너무 강하다.


야권 단일화를 한다고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가 며칠 전 만났다.


이들에게 단일화란 ‘대선 이벤트’로 크게 활용할 수 있는 수단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단일화는 정책적 연합이 아니다. 그저 박근혜 후보에게 밀리니까 그를 타도하기 위한 ‘반박연대’에 불과할 뿐이다.


경선까지 하여 후보를 선출한 민주당이 여론상 앞서가는 무소속 후보와 어떻게 단일화를 하겠다는 것인가? 다시 전당대회라도 열어 안철수를 당 후보로 영입하겠다는 것인가? 아니면 허수아비 대통령이 되고 책임총리를 시켜 전권을 부여한다는 조건으로 후보사퇴를 시키겠다는 것인가? 이것이 야합이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투표시간 연장도 그렇다.


법을 제정할 때는 문제제기를 하지 않고 여야가 합의하여 선거법을 제정했다. 이제 와서 자기들에게 유리하다고 판단하여 투표시간을 연장하자는 것이 바로 꼼수다. 받아주면 좋고, 받지 않으면 여권이 자신이 없어 그런 것으로 정치선전을 하며 기선을 잡아 보겠다는 것이다.


대통령선거일은 법적으로 휴일이다. 젊은 사람들이 저녁 늦게 투표할 것이란 발상은 젊은 사람들을 모욕하는 짓이다. 누구보다도 책임감이 강하고 국가관이 투철한 사람들이 젊은 사람들이다. 우리의 젊은이들이 어디서 놀다가 밤늦게 투표할 것이란 발상부터 바꾸길 바란다.


박근혜ㆍ문재인ㆍ안철수 3자 TV토론도 그렇다.


단일화를 하겠다면서 웬 3자 토론인가? 단일화 후에 양자토론을 하거나, 단일화 없이 3자 토론을 하는 것이 맞는 것이다. 출마하지도 않을 사람이 TV토론에서 불공정하게 한 후보와 연대하여 다른 후보를 공격하겠다는 것 아닌가? TV토론회를 거부하면 자신이 없어 그런 것으로 정치선전을 해보겠다는 정치적 술수로 보인다.


국민들은 정정당당하게 게임을 하는 선수를 좋아한다.


대권에 도전하는 것은 자유다. 정당에서 경선을 통해 후보가 되든, 무소속으로 하든 국민이 좋아하는 정책과 신뢰성을 갖고 선거운동을 하면 선거일에 국민이 알아서 선출한다.


다만 반칙하지 말고 정정당당하게 게임을 하라는 것이다. 스포츠 경기에서도 게임에 질 것 같다고 약한 팀끼리 단일화하는 경우는 없다. 정치가 스포츠만도 못해서야 되겠는가?


국민은 대통령 선거일이 축제가 되길 바란다.


선거일은 우리 손으로 대통령을 뽑는 뜻 깊은 날이다. 그리고 이제는 우리가 선출한 대통령을 존경하고 싶다. 국민들을 위해 부정과 부패 없이 허심탄회하게 헌신적으로 봉사하는 대통령을 보고 싶다. 임기를 마치고 다정한 이웃으로 돌아와 보통사람들과 어울려 평범하게 사는 대통령이 보고 싶은 것이다.


대통령은 국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책임지고 존경의 대상이 되어야 할 사람이다. 그러기에 사소한 과거행적도 문제 삼고, 반칙을 하거나 꼼수를 부리는 것도 용납 못하고, 속 좁은 언행을 보아도 화가 나는 것이다.


제발 부탁컨대 박근혜ㆍ문재인ㆍ안철수 후보께서는 국민들을 실망시키지 말고 정정당당하게, 통 큰 게임을 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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