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자에겐 약하고 약자에겐 강한 ‘아모레퍼시픽’

‘소송 위협’ 갑질 행보… 해외 업체 ‘기술전수’ 등 끌어안기

홍승우

hongswzz@naver.com | 2015-07-03 14:02:36

국내업체 상대 ‘목 조르기’ 해외업체는 화해무드
‘소송·위협’ 갑질 행보… 해외 업체 ‘기술전수’ 등 끌어안기


[토요경제=홍승우 기자] 국내 화장품 대기업 아모레퍼시픽이 최근 자사의 쿠션제품 특허 침해와 관련해 해외업체와 국내업체에 대해 서로 다른 상반된 입장을 보이고 있어 도마에 올랐다.


3일 화장품업계에 따르면 이모레퍼시픽은 올 초 쿠션 파운데이션 제품 ‘미라클 쿠션’을 출시한 로레알의 화장품 브랜드 랑콤에 대한 특허권 침해 소송을 포기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이를 제조하는 국내 OEM·ODM 제조업체 코스맥스에 대한 자사의 수탁물량 일부를 중단한다는 검토설이 흘러나오는 등 상반된 자세를 취해 화장품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국내외 1200만 개 이상 팔린 인기 제품


업계 내부에서는 압박용 카드가 아니냐는 지적도 흘러나오고 있다.


최근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쿠션 파운데이션의 원조 격인 아모레퍼시픽은 그동안 글로벌 기업 로레알의 랑콤과 국내기업 에이블씨엔씨의 브랜드숍 미샤·어퓨 브랜드 쿠션제품에 대해 특허 침해와 관련한 경고장을 발송하는 등 대립각을 세워왔다.


아모레퍼시픽의 쿠션제품 ‘쿠션파운데이션’은 파운데이션을 퍼프로 찍어 바르는 형태의 메이크업 제품으로 2008년 개발돼 지난해까지 국내외에서 1200만 개 이상 팔리는 등 인기를 끌고 있는 제품이다.


앞서 지난 3월에도 특허 침해 브랜드와 전면전을 치르는 대신 화살을 돌려 제조업체인 코스맥스와 그 계열사인 쓰리애플즈코스메틱스를 상대로 특허권 침해에 대한 내용증명을 보내는 등 우회적으로 압박한 바 있다.


실제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2012년부터 국내 경쟁사인 LG생활건강과 쿠션 파운데이션 화장품을 놓고 특허 소송 전을 이어오고 있다. LG생활건강의 로드숍 브랜드인 더페이스샵의 ‘쿠션 스크린셀(화사한 베이지, 내추럴 베이지)’도 코스맥스에서 만들고 있다.


화장품업계에서는 코스맥스의 물량 중단 가능성이 높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스맥스의 제품들은 아모레의 특허를 피해 만든 제품이지만 아모레퍼시픽과의 송사 등 실익에 있어서 걱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위탁받아 생산하는 OEM 방식 제품


현재 코스맥스는 아모레퍼시픽의 계약 내용에 따라 자사 기술을 중심으로 생산하는 제조자개발생산(ODM)과 각 브랜드의 기술 및 특허 설계도를 위탁받아 생산하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제품을 만들고 있다. 구체적으로 아모레퍼시픽의 어느 제품이 어떤 방식으로 생산되는지에 대해서는 양사 모두 함구하고 있다.


코스맥스 관계자는 “고객사와 관련해 구체적인 제품 생산 내용이나 각 제품의 스팩 등 계약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할 수 없다”고 일축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해당사실에 대해 언급을 피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모레퍼시픽 한 관계자는 “자사제품들은 주로 오산 뷰티사업장과 자회사인 코스비전에서 충분히 생산하고 있기 때문에 코스맥스의 물량은 극히 일부분이다”면서 “현재까지 코스맥스가 생산하는 자사 물량에 대해 중단을 검토한 바 없다”고 해명했다.


▶쿠션형 파운데이션과 관련 국내외에 132건 특허 출원


쿠션 파운데이션은 아모레퍼시픽 브랜드인 ‘아이오페’를 통해 처음 개발됐으며 지금은 ‘설화수’, ‘라네즈’, ‘에뛰드’ 등 다른 자사브랜들르 통해서도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쿠션형 파운데이션으로만 소비자가 기준 9000억 원 매출을 올렸다. 현재 아모레퍼시픽은 쿠션형 파운데이션과 관련해 국내외에 132건의 특허권을 출원했으며, 14건의 특허권을 등록한 상태다.


반면 국내기업에게만 유독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아모레퍼시픽이 해외기업에게는 저자세를 취하는 등 구설수에 휘말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최근행보를 보면 지난달 17일 유럽의 대표적인 화장품 브랜드 크리스챤 디올에 자사 쿠션 파운데이션 제품 기술력을 전수한다고 홍보했다.


▶해외기업들에게는 지나칠 정도의 저자세


또 아모레퍼시픽은 올 초 쿠션 파운데이션 제품 ‘미라클 쿠션’을 출시한 로레알의 화장품 브랜드 랑콤에 대한 특허권 침해 소송을 포기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이례적인 행보를 이어왔다.


실제 이런 모습은 LG생활건강과의 끈질긴 소송전과는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모레퍼시픽은 ‘에어 쿠션’ 기술을 두고 상대 업체에 따라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며 “국내 업체에는 법적 조치 등 강하게 대응하면서 해외 업체에는 기술을 제공하는 것이 국내 1등 기업의 현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해외기업들에게는 저자세를 취하면서 유독 국내기업을 상대로 한 소송에 대해서는 갑의 횡포를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랑콤의 경우 제품 특허 침해 여부를 면밀히 검토했으나 국내 화장품업계와 달리 근거가 부족했다”면서 “하지만 향후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기업도 특허 법위를 침해한다면 소송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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