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협상안 공개 ‘강수’…설자리 잃는 외환노조
업계 “통합 외부에 맡기는 방안 현실성 없어”
전은정
eunsjr@naver.com | 2015-07-01 14:16:18
1일 하나금융은 “외환은행 노조가 대화에 나서지 않아 부득이 노사 양측의 2·17 합의서 수정 제시안을 공개한다”고 밝혔다.
2.17합의서는 하나금융이 지난 2012년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로부터 외환은행을 사들이면서 노조와 맺은 합의 사항으로, 하나금융이 외환은행의 독립경영을 5년간 보장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하나금융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외환은행 노조는 수정 합의서를 통해 ▲2·17 합의서를 노사정 합의서로 인정 ▲합병 시기·여부 등을 외부 전문가위원회에서 결정 ▲5년 독립경영 보장 ▲IT 통합 추진 시 노조합의 ▲합병 후에도 외환은행 노조 유지 및 분리교섭권 인정 등을 요구했다.
하나금융은 “외환은행 노조의 수정안은 통합을 위한 양보안이 아니라 기존 합의서의 구속력을 더욱 강화한 안”이라며 “많은 합의 전제 조건을 제시하는 것은 통합 의지 없는 ‘시간끌기 전략’”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조직의 미래를 외부에 위탁해 결정하자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노조는 수용이 전혀 불가능한 내용 만을 제시해 실질적으로 통합에 대한 의지가 없음을 보여줬다”고 비난했다.
은행업계에서도 하나·외환은행의 통합 시기 및 방법 등을 외부 전문가 위원회에 맡기자는 방안은 현실성이 없다는 의견이 높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은행의 통합 문제를 외부에 맡기자는 방안은 이해하기 힘들다"며 “너무 무리한 요구가 아니냐”고 반문했다.
하나금융 측의 수정 합의서도 공개됐다.
하나금융은 ▲통합은행명에 ‘외환’ 또는 ‘KEB’를 포함 ▲인위적 인원감축 없는 고용안정 ▲인사상 불이익 없음, 인사 투트랙 운영 ▲임금 및 복리후생 등 근로조건 유지 ▲전산통합 전까지 양행간 직원 교차발령 없음 ▲조기통합 시너지 일정부분 공유 등을 제안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위 조항은 모두 기존 2·17 합의서의 내용을 보충하거나 신설한 양보안”이라며 “통합 과정에서 외환은행 직원이 불이익을 받지 않는 방향으로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외환은행 노조 측은 주요내용만 합의하면 시기는 조절하겠다는 뜻을 내놨다.
외환은행 노조 관계자는 “올해까지 협상하고, 핵심쟁점 타결만 합의한다면 (통합) 시기는 양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 관계자는 “지난주 법원이 하나금융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인 것을 두고 도취되어서 만남을 밀어붙이는 것으로 본다”며 “하나지주가 진정으로 ‘화학적 결합’이나 시너지를 말하려면 직원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진실하고 선제적인 행동들을 보여달라”고 요구했다.
한편 조기통합여부를 두고 일부 노조원들은 외환은행 노조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또 다른 노조 관계자는 “누가봐도 불리한 상황이라면 실리를 챙겨야 하는데 협상을 맡고 있는 노조 상임간부들은 실익보다는 정치적 투쟁에 집중하고 있는 것 같다”며 “노조는 뚜렷한 복안 없이 투쟁 만을 계속 하고 있어 노조원 내부에서 불안감이 높은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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