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 삼성물산과 힘겨루기 ‘7월로’

7월 1일 가처분 소송결과 결론

홍승우

hongswzz@naver.com | 2015-06-19 14:22:59

거물급 변호사 등장…법원판단 ‘주목’


업계 “엘리엇 승리? 글쎄…”


[토요경제=홍승우 기자]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이하 엘리엇)이 삼성물산을 상대로 제기한 주주총회 결의금지 가처분 소송결과가 내달 1일 나오기로 결정됐다.


이에 ‘엘리엇과 삼성물산의 힘겨루기’는 7월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19일 오전 11시 서울법원종합청사 358호 법정에서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부장판사 김용대) 심리로 열린 주총금지 가처분 소송에서 재판부는 오는 7월 1일까지 가처분 소송 결과를 결론짓기로 했다.


이날 심리에서 엘리엇과 삼성물산의 양측 변호인은 입장차를 확인했다.

▲ 삼성물산 측 김용상 변호사(왼쪽)와 엘리엇의 법률 대리인 최영익 변호사

기존 입장차 확인…팽팽한 신경전


삼성 측의 김용상 변호사는 “엘리엇이 제일모직과의 합병 결의가 회사에 어떤 손해를 끼쳤는지 근거를 대지 못하고 있다”며 “시장참여자들이 객관적으로 평가한 주가에 따라 합병비율을 따지는 것이 법에 명확히 규정된 바”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엘리엇은 회사 성장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지 않고 있다”며 “엘리엇의 요구는 취득 지분을 처분해서 단기 이익을 얻고자하는 행위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김 변호사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자문한 국내 최대 로펌 김앤장 법률사무소 소속이다.


김 변호사는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 출신으로 지난해 횡령배임 혐의로 기소된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변론을 맡은 것으로 유명하다.


반면 엘리엇 측 법률대리인은 최영익 변호사가 맡았다.


최 변호사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삼성 오너일가의 지배권 승계가 목적”이라며 “이는 삼성물산 자체 이익보다 오너일가 승계를 원활히 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반박했다.


최 변호사는 11년 전 영국계 헤지펀드 헤르메스가 삼성물산과 공방을 펼칠 때 헤르메스 측 법률 대리를 맡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최 변호사는 김용준 전 헌법재판소장의 사위로 지난 1991년부터 2000년까지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9일 엘리엇은 삼성물산이 불리한 합병비율로 주주가치를 훼손했다며 내달 17일 예정된 합병주총 자체가 위법이라는 취지의 가처분 신청을 냈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주식 합병 비율은 1대 0.35로 삼성물산 주주 입장에선 1주당 제일모직 주식을 0.35주 밖에 교부받지 못한다.


앨리엇은 최근 삼성물산 경영참가를 목적으로 주식 1112만 5927주(지분 7.12%/주당 단가 63500원)를 장내 매수하며 대주주 지위를 이용해 합병 반대 의사를 공식 표명했다.


심리 직전 ‘여론 몰기’ 집중


앞서 엘리엇과 삼성물산은 당사에 유리한 여론을 형성하기 위해 신경전을 벌였다.


엘리엇은 지난 18일 오전 자사의 주장이 담긴 웹사이트를 개설했다.


엘리엇은 웹사이트를 통해 “합병안이 불공정하고 불법적이며 삼성물산의 주주들에게 심각하게 불공정하다는 기존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전했다.


또한 삼성물산의 자사주 매각에 대해 “삼성물산 경영진은 이번 일(자사주 처분)을 함으로써 삼성물산 주주들의 주식 가치와 의결권을 훼손시켰다”며 “이사 7명이 모두 이를 승인한 것은 이사회의 독립성이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엘리엇의 행보는 삼성물산을 향한 이번 공세가 시세차익 목적이 아니라는 의미를 부여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삼성물산 역시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크레디트스위스와 자문계약을 체결하며 엘리엇 대응전략 수립에 나섰다.


삼성물산의 조치는 외국계 주주들에게 암묵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해외 기관투자자들에 전체적 방향성에 대해 도움을 받고자 하는 것 외에도 워낙 지명도가 있는 투자은행인 만큼 외국인 주주들에게 영향을 미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업계에서는 이번 법정공방에서 엘리엇이 이길 가능성이 낮다고 전망하고 있다.


먼저 주주총회 소집 및 결의금지 가처분 신청의 경우 법적으로 문제가 없고, 또 다른 쟁점인 자사주 의결권 금지 가처분 신청의 경우 어떤 결과가 나올지 예측이 어렵다는 것이다.


자사주 처분 결과 예측이 어려운 이유는 현행 상법에 특별한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상법 제342조는 회사가 보유하는 자기 주식을 처분하는 경우 정관에 따르되 이사회가 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과거 판례에서도 분쟁 중인 회사의 경영진이 우호지분을 확보하기 위해 자사주를 매각한 행위에 대한 판단은 엇갈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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