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갤럭시노트7이 한국 경제에 던진 숙제
여용준
saintdracula@naver.com | 2016-10-14 15:45:06
현대인의 일상과 가장 밀접한 ‘스마트폰’의 중대한 결함은 대중들의 가장 큰 이슈였다. 그리고 국내 최대 기업으로 손꼽히는 삼성전자가 판매할 수 없을 만큼의 불량품을 내놓는 이례적인 풍경도 큰 이슈였다.
또 이에 못지 않은 이슈인 현대자동차의 세타Ⅱ엔진 불량 역시 국내외에서 큰 이슈다.
현대차가 국내와 해외 고객에게 차별적인 리콜을 시행한다는 내용은 국정감사에서도 이슈로 언급된 바 있다.
경제매체들은 국내 굴지의 대기업인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가 휘청거리는 모습에 한국 경제 전반의 위기를 주장하고 있다.
확실히 이들 두 기업이 한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다.
그런데 우리 경제가 얼마나 대기업에 의존해서 발전해왔기에 두 기업에서 ‘불량품’이 나왔다는 사실 만으로 국가 경제 전체가 흔들려야 하는지 생각해 볼 일이다.
‘불량품’은 어디에서건 나올 수 있다.
새우과자를 샀는데 실수로 꽃게과자가 들어갈 수 있는 것이고 책을 샀는데 페이지가 붙어서 나올 수 있는 일이다.
그 불량품 하나가 국가 경제를 뒤흔들 정도라면 우리 경제가 얼마나 부실한 기반 위에 쌓은 탑인지 따져봐야 할 일이다.
우리나라에는 많은 젊은 벤처들이 있고 경쟁에 나설 기업들도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세계시장을 독점할 때 팬택은 경영난에 허덕였고 현대자동차가 미국시장을 공략할 때 쌍용자동차는 대규모 정리해고 사태가 있었다.
기업 간의 공정한 경쟁구도가 갖춰지지 않은 가운데 한 대기업이 독식한 시장구도에서 갤럭시노트7과 세타Ⅱ엔진의 사태는 어쩌면 예견된 것이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시장 경쟁체제가 잘 잡혀있는 구조에서 글로벌 대기업이 섣불리 ‘불량품’을 내놓을 수 있는지도 의문이다.
이번 갤럭시노트7과 세타Ⅱ엔진 사태는 우리 경제에 전해진 심각한 경고음이다.
부실하게 쌓아올린 경제적 성과는 진도 3.3의 지진에도 무너져 내릴 것처럼 흔들리고 있다. 어쩌면 이미 균열이 생겨버렸을지도 모르겠다.
우리 경제는 지금이라도 이같은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 삼성전자의 불량품 하나에 국가 경제가 흔들리지 않도록 넓고 튼실한 경제적 기틀을 세워야 한다. 대기업이 독식한 시장구도가 아닌, 신생 벤처기업과 대기업이 경쟁할 수 있는 구조가 갖춰져야 한다. 한국 경제의 과제는 이제 정해졌다.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