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십자, 혈우병 치료제 '그린진에프' 중국시장 공략
성장 잠재력이 높은 중국에 총력, 미국 시장은 차세대 약물로 재도전
강희영
chco127@naver.com | 2016-10-13 15:03:07
[토요경제=강희영 기자] 녹십자는 혈우병 치료제인 ‘그린진에프’의 글로벌 개발 전략을 수정하기로 했다고 13일 밝혔다.
녹십자는 글로벌 전략과제에 대한 사업 진단 결과, 유전자 재조합 A형 혈우병(혈액 응고 제8인자가 없거나 부족해 발병되는 선천적 출혈 질환) 치료제 ‘그린진에프’의 미국 임상을 중단하고 중국 시장 공략에 집중하기로 결정했다.
2012년부터 ‘그린진에프’의 미국 임상을 진행하면서 후속으로 중국 임상을 준비해왔던 녹십자는 예상하던 기간보다 미국 임상 기간이 길어지자, 투자비용 증가와 출시 지연에 따른 사업성 저하로 이어진다 판단해 미국 임상을 더는 강행하지 않기로 했다.
이번 결단은 ‘완주에 의의’를 두기보다 성장 잠재성이 큰 시장으로 방향을 선회해 투자 위험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후속 제품 개발에 주력하겠다는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풀이된다.
올 7월에 승인을 받아 오는 2018년에 종료를 목표로 하는 그린진에프의 중국 임상은 진행이 순조로울 것으로 예상한다. 녹십자가 이미 20여 년 동안 혈액제제 사업을 중국에서 영위하면서 쌓아온 현지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크레디스위스는 중국 시장 분석 보고서에 중국 인구 백만 명당 혈우병 치료제 투여량이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보다 현격히 낮아 장기적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현재 중국에서 혈우병 치료를 받는 환자는 아직 10명 중 2명꼴이지만, 중국의 경제 성장과 의료 환경이 개선되면서 치료 환자의 비율과 치료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미국 재진입 모양새도 갖췄다. 녹십자는 약효 지속기간을 크게 늘린 차세대 장기지속형 혈우병 치료제로 미국 시장 문을 다시 두드린다는 계획이다. 개발 속도를 끌어 올린다면 충분히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분석이다.
허은철 녹십자 사장은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 상황, 투자 효율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전략적 판단을 내린 것”이라며 “현실적으로 공략이 가능한 시장에 집중하고 차별화된 후속 약품 개발을 가속화 시키는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그린진에프와 같은 3세대 유전자 재조합 혈우병 치료제는 1, 2세대와 달리 공정 과정에서 사람·동물 단백질을 전혀 사용하지 않아 안정성을 높인 게 특징이다.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