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 '응답하라 1988'
전은정
eunsjr@naver.com | 2015-12-17 11:26:03
3저현상으로 호황
국민주 결국 중단
[토요경제신문=전은정 기자]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 인기몰이를 하면서 당시 자본시장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모습이다.
우리나라 주식시장이 1988년에는 호황을 누린 추억이 있기 때문이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988년 시장은 급등세를 연출했다.
당시 ‘3저 호황(저금리·저유가·저달러)’과 서울올림픽에 대한 기대감으로 투자가 크게 늘었다. 3저 호황으로 시중에 돈이 풀리기 시작했으며 시장은 본격적인 성장세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1989년을 기점으로 거품이 사그라지면서 시장은 주저앉았다.
주가 500선→900선 ‘껑충’
주가는 1986~1988년에 거침없이 상승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988년 말 종합주가지수 종가는 907.2P다. 1987년(525.11P)보다 무려 72.8%나 상승했다.
1987년에는 전년대비 92.6%나 급등했다. 1986년에는 전년대비 66.9% 올랐다. 지난 16일 기준으로 코스피는 1969p를 기록해 1988년 대비 120% 가까이 뛰었다.
1988년 말 시가총액(유가증권·코스닥)은 64조원에 불과했다. 현재 삼성전자(188조원) 시가총액의 3분의 1수준이다.
그러나 지난 11월 기준으로 우리나라 상장사들의 시가총액은 1380조원에 달한다.
상장종목(유가증권·코스닥)은 1988년에 970개에서 지난 11월에2127개(유가증권·코스닥·코넥스)로 220%가량 늘었다.
상장 주식은 이 기간동안 25억1140만주에서 630억1700만주로 무려 2400% 증가했다.
국민주 1호 기업 ‘포항제철’
1988년에는 국민주 방식의 기업이 처음 상장해 눈길을 모았다.
포항종합제철(포스코)은 우리나라 1호 국민주로 국내 투자자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4월 증시에 입성했다.
포항제철의 시가총액은 3조4666억원으로 삼성전자보다 잘나갔다. 당시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1조1060억원으로 12위였다.
국민주 보급은 1987년 대선공약이었다.
공기업 지분을 국민들에게 싼 값에 나눠줘 투자자의 저변을 넓히기 위한 목적을 갖고 있었다. 공기업 민영화로 효율을 넓히고 증시의 기초를 튼튼하겠다는 의도도 있었다.
이런 이유로 한국전력이 1989년 8월 국민주 2호로 상장됐고 주식투자자수는 1900만명으로 급증했다.
3저 현상 퇴조…시장 ‘와르르’
하지만 자본시장을 끌어 올렸던 3저 현상이 퇴조하면서 시장은 무너졌다.
1989년 코스피는 910P로 전년대비 0.3% 오르는데 그쳤으며 1990년에는 23.5%나 하락한 694P을 기록했다.
국민주 공모는 결국 중단하게 됐다.
시장의 수용능력을 고려하지 않은 채 대거 공급만 하다보니 준비 안 된 투자자들만 양산하는 부작용이 생겼다. 또 통계청이 제시한 경제활동인구(1730만5000명)보다 주식투자자수가 많아지고 깡통계좌를 찬 개미가 속출하면서 주가가 붕괴됐다.
결국 정부는 1990년 2월 국민주 보급 정책을 전면 중단했으며 증시를 통한 공기업 민영화가 후퇴한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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