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품'에 대처하는 기업들의 수법도 '천태만상'

"돈을 받고 불량품을 판매하는것은 고객을 기만하는 것"

여용준

saintdracula@naver.com | 2016-10-12 12:40:26

▲ 지난 11일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판매중단을 발표하고 국가기술표준원이 갤럭시노트7 사용ㆍ교환ㆍ신규 판매를 모두 중지하라는 권고를 내린 가운데 서울 종로구 한 휴대폰 매장에 '삼성 노트7 판매 중단' 문구가 부착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토요경제=여용준 기자]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이 결국 단종을 맞게 된 가운데 ‘불량품’에 대한 기업들의 조치가 주목받고 있다.


자발적 리콜로 기업의 이미지를 지키고 장기적인 피해를 최소화하려는 노력을 보이는 기업이 있는가 하면 내수차별로 국내 소비자들의 불만을 사기도 하고 부작용에 대한 늑장공시로 투자자들의 피해를 일으키기도 했다.


◇ 삼성전자, 기업 피해 최소화…이미지 회복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삼성전자의 이번 조치가 모범적이었다는 반응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11일 오후 “고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갤럭시노트7의 판매 중단에 따라 생산도 중단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생산중단’은 결국 ‘단종’을 의미한 것이다.


미국의 이동통신사와 각 매장보다는 한발 늦은 조치지만 미국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의 강제적인 조치가 이뤄지기 전에 자발적으로 판매를 중단해 소비자의 안전을 위한다는 명분과 상황 악화는 막게 됐다.


앞서 지난달 2일 갤럭시노트7의 발화에 대해서도 ‘부품교환’이 아닌 ‘제품 리콜’이라는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당시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은 기자회견에서 “고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며 전 제품 리콜 결정의 이유를 밝혔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이같은 결정이 내년 초 출시를 앞둔 갤럭시S8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 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고 있다.


배터리 결함에 의한 발화 이슈를 지지부진하게 끌고 가느니 갤럭시노트7을 과감히 포기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의견이다.


전략적 선택이건 사회적 책임이건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에 대한 조치는 그동안 다른 기업들이 보여 온 반응과 대조적이다.



◇ 현대차, 끊임없는 ‘내수차별’ 논란


국토교통부는 12일 현대자동차에 쓰이는 세타Ⅱ엔진에 대한 조사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조사 대상은 세타Ⅱ 엔진이 장착된 현대차 차량으로 쏘나타와 그랜저, K5, K7 등 현대기아차 7개 차종에 달한다.


세타Ⅱ엔진 논란은 미국에서 처음 시작됐다. 세타Ⅱ엔진이 사용된 차량의 소유자들은 엔진 소음이 심하고 시동이 꺼지는 문제가 있는데도 현대차가 속였다며 집단 소송에 들어갔다.


현대차는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서 생산된 쏘나타 구매자에게 수리비용 전액을 보상하기로 했지만 같은 엔진이 들어간 국내 차량에 대해서는 리콜대상이 아니라고 밝혔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지난 11일 국정감사에서 2012∼2016년 북미에서 총 52건의 리콜이 있었고 같은 기간 한국에서 동일한 문제로 리콜을 한 경우는 이중 24건(46.1%)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또 리콜한 차량 대수에서도 북미에서 리콜한 차량은 404만5637대로, 한국에서 리콜한 차량 대수(120만7592대)의 3.3배 수준이라는 것이다.


올해 3분기 기준 현대차는 북미에서 107만9452대, 한국에서 48만2663대를 팔았으니 국내보다 북미에서 2.2배를 더 팔았는데 리콜은 3.3배를 해줬다고 박 의원은 지적했다.


박 의원은 이날 국감에서 “이러니까 현대차가 미국 소비자는 ‘고객님’, 국내 소비자는 ‘호갱님’이라고 부른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라며 “현대차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담보로 차별적 정책을 펼쳐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곽진 현대차 부사장은 “보증수리 부분만 보면 10만 분의 1 정도 부족한 부분 있는 것은 인정하지만, 그 외에 많은 혜택을 드리고 있으며 국내 고객을 우습게 여긴다는 부분은 인정할 수 없다”고 답했다.


한편 국내에서는 세타Ⅱ엔진이 들어간 차량에 대한 리콜을 요구하는 소비자들의 서명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달 29일 시작된 서명운동은 14일만에 2250명에 이르렀다.


한국소비자원은 현대차에게 소비자의 불안을 해소할 수 있는 대책을 요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 관계자는 “한국소비자원 요청이 따르면서 소비자들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방법들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 한미약품, 부작용 은폐에 ‘이미지 추락’


한미약품의 올무티닙은 ‘불량품’에 대한 최악의 대처로 손꼽힌다.


올무티닙은 한미약품이 개발한 폐암 신약입니다. 암세포 성장에 관여하는 돌연변이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만 골라 억제하고 기존 치료제 투약 후 나타나는 내성 및 부작용을 극복한 폐암 신약이다.


하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올무티닙을 투약한 환자 가운데 피부가 괴사하는 중증으로 이로 인해 환자 2명이 사망하고 1명은 입원 치료를 받고 회복했다.


지금까지 중중 피부이상반응이 나타난 환자는 이 약품을 투약한 731명중 3명이라고 식약처는 전했습니다.


한미약품이 올무티닙의 부작용으로 사망한 첫 사례를 지난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보고했지만 식약처는 한달 뒤에 올무티닙 시판을 허가했다.


또 한미약품은 독일 제약회사 베링거인겔하임의 임상 개발 중단 공시가 늦어진 부분에 대해 한국거래소의 승인 때문이라고 밝혔지만 이번 공시는 거래소의 별도 승인이 필요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해 7월 올무티닙을 기술 이전받은 베링거인겔하임은 글로벌 2상 임상시험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한미약품에 통보했다. 또 올무티닙의 권리도 한미약품에 반환하기로 했다. 한미약품은 이같은 사실을 14개월이 지난 9월 30일 공시했다.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과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는 한미약품의 늑장공시에 대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8월 발표한 ‘2015년 리콜 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리콜 건수는 1586건으로 2014년 1752건보다 9.5%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자발적 리콜은 536건으로 전체 33.7% 수준이다. 리콜명령은 890건으로 전체 절반을 넘었으며 리콜권고는 160건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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