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생보업계, 자살보험금 ‘팽팽한 신경전’
금감원 "대법원 면죄부에도 불구, 행정제재 나설 것" 압박
이명진
lovemj1118@naver.com | 2016-10-06 11:16:10
[토요경제=이명진 기자] 지난달 소멸시효가 지난 자살 보험금은 주지 않아도 된다는 대법원 면죄부에도 불구하고 금융감독원은 보험업법 위반으로 행정 제재를 가할 것을 명시, 보험업계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금감원은 애초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은 보험업법 위반 사안이기에 보험금 지급을 요구하고 있으며 미지급 자살보험금에 대한 지급이 이뤄진다면 제재수위를 낮추겠다는 입장이다.
보험업계는 소멸시효와 관련해 대법원 판결이 나온 이상 이는 ‘배임죄’에 해당된다는 우려를 밝히며 금감원과 팽팽한 신경전이 진행되고 있다.
자살보험금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14개 생명보험사는 모두 금감원의 제재를 받는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 5월 대법원 판결 이후 자살보험금 지급 권고를 받은 14개 생명보험사에 대해 조만간 보험업법 위반으로 과징금 이상의 행정 제재를 내릴 방침임을 권고했다.
소멸시효가 지난 자살보험금 지급 문제가 걸려 있는 생보사는 삼성·한화·교보생명 등 업계 ‘빅3’와 KDB생명, 알리안츠생명, 현대라이프 등을 포함 총 6곳이다.
이중 ‘빅3’로 알려진 삼성·한화·교보생명의 경우 소멸시효가 지난 건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난 만큼 보험금 지급이 어렵다고 밝혔으며, 소형사들은 금감원의 거센 공세로 서로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다.
소멸시효와 상관없이 자살보험금을 전액 지급한 생보사들도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이에 신한·하나·DGB·메트라이프·흥국·동부생명·PCA도 과징금 등의 제재를 받게 될 전망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14개 보험사 모두 보험업법을 위반했기에 제재가 불가피하지만 소멸시효와 관계없이 자살보험금을 전액 지급한 생보사는 소비자 피해 구제 노력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삼성·교보생명에 대한 현장검사를 마친 후 한화·알리안츠·동부생명에도 현장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금감원에 보고된 삼성 및 교보생명 등 생보사 미지급 재해사망특약 자살보험금 규모는 지난 5월 기준 1377억원이며 건수로는 1903건에 이른다. 따라서 주계약에 의한 자살보험금까지 합치면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
이에 따라 보험금 지급을 계속 미룬 보험사에 대해 ‘경영진 문책’이라는 최고 수위의 징계가 이뤄질지 여부에 대해서도 관심이 집중된다.
한편, 자살보험금 지급을 둘러싼 논의 속에 소비자들도 혼란스럽기는 매한가지다. 같은 약관을 적용했음에도 불구하고 보험금 지급 여부가 보험사에 따라 달라 자칫 형평성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소비자 갈등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로 인해 금융당국이 보험사들에게 자살보험금 지급을 더 압박하는 것 같다”며 “보험사마다 저마다 입장이 천차만별이라 논란이 더 가중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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