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갬코’ 사기사건, 결국 법정으로

광주시, 실패 인정…치열한 법정공방 예상

전성운

zeztto@sateconomy.co.kr | 2012-09-20 16:19:41

부실투자와 국제사기 의혹 등 잡음이 끊이지 않았던 광주시의 3차원 입체영상 변환 분야 한미합작투자법인 ‘갬코’가 설립 1년7개월만에 결국 좌초 운명을 맞게 됐다. 광주시는 ‘갬코’의 기술테스트 결과, 이를 실패로 결론짓고 미국측 파트너인 K2AM측에 위약벌 청구 및 관련자를 사기혐의로 형사고발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에 대해 K2AM측은 “기술테스트를 통과했다”는 주장을 하고 있어 향후 치열한 법적공방이 예고된다. 한편 광주시의회는 “광주시의 위약벌 청구, 법적 공방 모두 실효성의 의심된다”며 “책임을 피하기 위한 비현실적 대책”이라고 강하게 지적했다.


K2AM측은 18일 법률자문을 통해 LA기술테스트에 관한 의견 메일을 광주시의회 행정사무조사특위 문상필 위원장 등에게 보내 왔다. K2AM측은 “미국 LA기술테스트에 투입된 3대의 기계가 모두 테스트를 통과했다”며 “GCIC측 엔지니어 3명도 이를 확인했다. 기술테스트 결과를 받아 들여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기술테스트 실패 여부는 국제인증기관의 인증을 받도록 돼 있으나 GCIC측은 이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며 자신들이 받은 인증기관의 인증확인서를 첨부했다. 또 “속도도 작년 8월 결과의 11.6배(10배 목표치의 16% 초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광주시는 K2AM측의 주장에 대해 위약벌 청구소송에 대비한 억지주장이라고 일축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K2측이 소송을 염두에 두고 그런 주장을 펼칠 것으로 충분히 예상했다. 공식적으로 전달된 메일이나 문서가 아니기 때문에 그 내용을 정확히 파악한 뒤 대응방안을 마련하겠다”며 “결국 법적공방의 첫걸음이 시작된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앞서 광주시는 지난 16일 갬코 사업을 추진해온 GCIC(광주문화콘텐츠투자법인)와 미국측 파트너사인 K2AM이 미국 LA에서 공동으로 실시한 최종 기술테스트가 실패로 결론남에 따라 현 시점에서 갬코 사업을 중단하고 청산정리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GCIC측도 최종 기술테스트 결과 샘플 작업의 3D컨버팅 속도가 계약서상 기준치(2011년 8월 성과)의 5.8배에 그쳐 당초 최종계약에서 정한 목표치 10배에 도달하지 못했다며 기술테스트 실패를 공식 발표했었다.


◇ 법정공방·책임소재 난항 예상
이처럼 같은 기술테스트 결과에 대해 양측의 입장이 엇갈림에 따라 앞으로 진행될 920만 달러 위약벌 국제소송에서 치열한 공방이 예고되고 있다. 위약벌 청구 소송은 싱가포르 중재원에서 10∼20일간 집중심리를 거쳐 조정이 이뤄진 뒤 그 결과를 놓고 캘리포니아 법원에서 다툼이 벌어질 예정이다.


하지만 K2AM측도 적극적인 법적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여 국제소송에서 승소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국제소송 관례상 양측의 계약관계에서 일방의 책임을 묻는 사례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또 K2AM의 사기 의혹이나 기술력 등을 객관적으로 문제 삼을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법적공방 이외에 책임소재에 대한 갈등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강운태 광주시장은 갬코사업 중단과 관련해 “구체적인 책임의 한계와 경중이 누구에게 있든 모든 총체적인 책임은 시장에게 있다”고 밝혔다.


강 시장은 또 운영책임자와 지도감독자에 대한 후속조치도 강조했다. 광주시는 갬코 김병술 대표이사에 대해 재산압류조치와 함께 검찰 수사결과에 따라 후속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또 광주시 관계공무원에 대해서도 2차 감독기관의 책임을 묻기로 했다.


◇ “어떻게 책임질 생각인가?”
그러나 광주시의회는 “갬코사태와 관련해 광주시의 발표는 사업실패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나 발전적 대안이 없다”고 지적했다.


광주시의회 의장단과 투자유치행정사무조특위는 “강운태 시장은 기술테스트 실패를 인정하고 K2AM에 대한 920만 달러의 위약벌을 청구하겠다고 밝혔으나 K2AM은 7억원이 없어 기술테스트를 수개월 동안 미뤄오는 등 열악한 재정상태를 보이고 있다”며 “위약벌 청구, 현실성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또 미국 측 관계자에 대해 사기혐의 형사고발도 국제법상 실효성이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광주시의회는 “그동안의 경제적 손실을 920만 달러 위약벌 소송으로 보전하겠다는 것은 650만 달러 시민혈세 낭비에 대한 책임을 면하기 위한 지극히 비현실적인 대책”이라며 “관련자에 대해서도 주의조치만 하겠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지역 시민단체들도 광주시의 책임 있는 자세를 촉구했다. 광주시민단체협의회와 참여자치21은 지난 16일 한미합작투자사업 갬코에 대한 광주시의 발표와 관련해 “3D컨버팅 사업은 국제사기라는 감사원의 감사결과와 시민단체의 주장이 사실로 증명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한미합작투자사업 갬코 실패에 대한 입장’ 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 “강운태 시장은 도의적 책임뿐만 아니라 행정력 낭비와 재정손실에 대한 책임을 어떻게 지겠다는 것인지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혹여나 이런 조치가 650만 달러 시민혈세 낭비에 대한 책임을 면하고자 하는 것이라면 또다시 시민을 기만하는 것”이라며 “광주시와 강 시장이 이번 사업에 마지막 기대를 걸었던 시민에게 보여줄 수 있는 올바른 모습은 잘못한 것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책임을 지는 모습이다”고 말했다.


이들은 “앞으로 이런 사건이 재발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사업의 최종 책임자로서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를 구체적으로 밝힐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며 “검찰은 이번 사건에 대한 엄정한 수사를 신속히 진행해 국제 사기의혹의 명백한 실체를 시민에게 보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EMIG, ‘갬코’ 대체할 수 있나
광주시가 역점적으로 추진해 왔던 ‘갬코’가 결국 사기사건으로 드러남에 따라 향후 광주문화콘텐츠산업의 미래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이번 사건으로 광주시의 3D 문화산업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그러나 광주시는 갬코의 실패에도 불구하고 문화콘텐츠산업은 지속적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시는 문화산업 육성을 중요한 정책적 목표로 문화산업체 유치나 문화산업 투자조합 육성, CGI센터 활성화 등을 지속적으로 펼치겠다는 의지가 굳건하다.


광주시는 갬코를 대체하기 위해 GCIC가 10억원을 투자해 설립한 EMIG를 내세우고 있다. 광주시가 광주정보분화산업진흥원에 100억원을 출자해 GCIC를 설립하고 GCIC가 투자해 만든 회사가 EMIG라는 점도 갬코와 유사하다.


강운태 광주시장은 “GCIC에서 10억원을 출자해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EMIG를 경쟁력있는 회사로 육성할 것이다”며 “국내외 우량자본을 유치하고 적정한 시점에서 그 이익을 시민들께 돌려 드릴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EMIG 역시 검증이 안됐고, 취약한 마케팅 능력 등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무엇보다 갬코로 실추된 광주 문화콘텐츠산업의 이미지를 회복하는 작업도 광주시가 풀어야 할 큰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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