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부주석 실종 ‘미스테리’
행방 묘연한 시진핑…공식행사 모두 취소
전성운
zeztto@sateconomy.co.kr | 2012-09-13 15:22:48
후진타오(胡錦濤) 현 중국 주석을 이을 차기 최고 지도자로 지목돼 온 시진핑(習近平) 부주석의 행방이 열흘째 묘연한데도 중국 정부는 이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를 놓고 중국 국내는 물론 국제 사회가 '왕위 등극을 앞둔 태자의 실종'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암살 미수설’, ‘건강 이상설’ 등 변고설과 함께 ‘실각설’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제18기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를 한 달여 앞둔 민감한 시기에 중요한 인물의 이례적인 부재는 일정 차질로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시 부주석은 지난 1일 열린 공산당 중앙당교 개교식 행사에 참석한 것을 끝으로 공식 석상에서 모습을 감췄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을 비롯해 리셴룽(李顯龍) 싱가포르 총리와 헬레 토닝-슈미트 덴마크 총리와의 접견 등 사전에 잡혔던 중요한 공식 일정도 모두 취소됐다.
지난 11일 오전까지 바이두(百度) 등 중요한 포털 사이트와 SNS에서 ‘시진핑’을 검색하면 “민감한 사항으로 일부분 내용의 검색이 차단됐다”는 메시지와 함께 지난 5일 클린턴 국무장관 일정을 취소했다는 내용의 기사들이 최신 기사로 뜬다.
또 전날 중앙당교 기관지인 쉐시스바오(學習時報)는 시 부주석의 최후 행사인 개교식에서 한 연설 내용을 1면 기사로 다루었다. 9일 전의 기사를 뒤늦게 다룬 것이다. 이 언론이 주간지라는 점을 감안하면 지난 4일에 보도되는 것이 정상이다.
중국 당국 역시 시 부주석의 안위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지난 10일 훙레이(洪磊)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시 부주석의 신변에 대해 “우리는 모든 사람에게 모든 것을 밝힌다”며 “시 부주석의 외부 활동 계획이 있으면 그때 발표하겠다”고만 했다.
앞서 9일 미국에 서버를 둔 반체제 사이트 보쉰(博訊)은 ‘동방(東方)’이라는 한 제보자의 주장을 보도한 바 있다. 암살 기도설에 관련된 것이다.
지난 4일 저녁 베이징 시내에서 시 부주석이 탑승한 차량이 두 대의 지프 차량으로부터 협공을 당해 크게 파손됐고, 의식을 잃은 시 부주석은 당 간부 전용인 인민해방군 301병원으로 옮겨져 가까스로 의식을 회복했다는 내용이다.
또 서열 8위인 허궈챵(賀國强)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도 같은 날 교통사고를 당했고, 그 부상 정도가 심각해 회복이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보쉰은 확실한 증거가 부족하다며 두 시간 후 이를 삭제했고, 보쉰은 시 부주석이 과로로 인해 건강에 이상이 생겼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언론은 “시 부주석이 전당대회를 준비하면서 하루에 15시간 이상 일하면서 과로로 건강에 이상이 생겼다”며 “현재 요양 중이고 큰 문제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하고 있다.
이 가운데 뉴욕타임즈는 베이징에 있는 소식통을 인용해 시 부주석이 경미한 심장 발작을 일으킨 바 있다고 밝혔다. 또한 시 부주석이 심장병 가족력이 있다는 주장도 있다.
◇ ‘권력 실각설’ 가능성도 존재
가벼운 건강이상설 주장과 달리 중국 당국이 인터넷 검색이 차단되고 관련 발표를 미루고 있다는 점에서 시 부주석이 권력 투쟁에서 실각됐거나 공식석상에 나오지 못하도록 모종 협상이 진행 중이라는 가능성도 여전히 존재한다.
지난 7일 로이터 통신은 소식통들은 인용해 시 부주석이 6주 전 중국의 저명한 개혁주의자로 후야오방(胡耀邦) 전 총서기의 아들인 후더핑(胡德平)과 만나 중국 경제의 보다 빠른 자유화와 정치 통제의 완화 필요성에 대해 논의했다며 전했다.
이는 시 부주석이 공산당 내부의 부패 척결을 강조하고 중국 사회의 자유화를 지나치게 강력하고 빠르게 주장하면서 후 주석,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과 그 세력과 충돌할 수도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변고설이든, 권력 실각석이든 18대를 앞둔 중국 중앙정부에 변수를 제공한 것만은 분명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시 부주석에게 이변이 생기거나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重慶)시 서기 문제가 원만히 해결되지 않은 등 불확실성이 더해지면 전당대회 개최 날짜를 뒤로 미뤄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전대는 관례대로 10월에 개최 예정이지만 확실한 날짜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싱가포르 국립대 교수 보즈외는 “이 모든 징후들은 분명 전대 일정이 순조롭게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의미한다”며 “(여러 정치세력)의 협상이 진행 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