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부자와의 전쟁’
루이비통 회장, 세금 폭탄 피해 탈출
전성운
zeztto@sateconomy.co.kr | 2012-09-13 15:21:37
프랑스에서는 부자와의 전쟁이 진행 중이다. 취임 전부터 부자들의 책임과 ‘증세’를 강조해온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사진)은 결국 “고소득층에 대해 75%의 높은 세율을 부과하는 증세를 강행하겠다”고 발표했고 프랑스에서 가장 부자인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뷔통 모에 헤네시(LVMH) 회장은 이에 반발해 ‘벨기에’ 국적을 취득했다.
지난 8일(현지시간) 아르노 회장은 “개인적인 일과 사업적인 이유로 벨기에 국적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이는 올랑드 대통령이 고소득층에 대해 75%의 높은 세율을 부과하는 증세를 강행하겠다고 발표한 지 하루만이다.
아르노 회장은 “자신의 벨기에 국적 신청이 높은 세금 때문은 아니라며 앞으로도 계속 프랑스에 세금을 내는 한편 프랑스 국적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이 같은 국적 신청은 올랑드 대통령을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프랑스 언론은 지난 7일 “정부가 2월에 올랑드 대통령이 약속한 부자 증세를 준비하고 있다”고 일제히 보도 했고 이후 올랑드 대통령과 정부 고위 관계자들은 “부자 증세를 약속대로 강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랑드 대통령은 “프랑스 국민에게 노력해 달라고 촉구할 것”이라며 “예산 절감과 국민의 결속이 필요하다. 특히 고소득층이 더 기여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 2월 올랑드 대통령이 2013년 재정적자 규모를 국내총생산(GDP)의 3% 이내로 맞추기 위해 연간 100만 유로 이상의 소득자에게 75%의 세율을 적용하는 부자 증세안을 최초 발표했을 때도 이에 대해 프랑스의 대부분의 부를 차지하고 있는 부유층들 비판적 반응을 보였다.
아르노 회장은 지난해 경제 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 4위 부자로 그의 총자산은 410억 달러(약 46조2000억원)에 달한다. 지난 2010년 그는 7위였으나 아시아시장에서 매출 증가 덕분에 순위를 4위로 올렸다.
지난 1981년 사회당 집권 당시에도 미국으로 이민한 바 있는 아르노 회장은 올랑드 대통령의 부자 증세에 비판적이었다. 그는 지난 5일에도 장 마르크 에이로 총리에게 “부자 증세에 반대한다”고 밝힌바 있다.
그는 공식성명을 통해 “오늘 알려진 정보와 달리 나는 프랑스인이고 프랑스 납세자로 계속 남을 것”이라며 “벨기에 국적을 취득해도 이 상황은 달라지지 않으며 프랑스에서 LVMH를 계속 발전시키고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결정도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그의 벨기에 국적 취득에 대해 아디다스의 전 소유주 베르나르 타피는 “한 국가의 국민으로서 아르노 회장이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올랑드 대통령도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은 이중국적이 갖는 의미가 무엇인지 잘 생각해야 한다”며 “나라가 어려운 시기에 애국심을 가져야 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지난 9일 밤(현지시간) 25분 동안 진행된 TV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하며 “부자세는 2000~3000명의 고소득자에게 예외 없이 적용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높은 실업률과 떨어지는 국가 경쟁력, 심각한 재정적자와 싸울 방침을 마련해야 한다”며 “나의 임무는 이를 복구하는 것이고 기간은 2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과정은 프랑스의 회복”이라며 “모든 책임을 질 것이며 정기적으로 국민과 대화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랑드 대통령은 “올해 경제성장률이 가까스로 0%를 넘어서고 내년에도 0.8%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하며 “증세와 재정긴축 등을 통해 2년 안에 경제를 정상화 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이번 결정에 대해 모든 책임을 지고 국민들에게 정기적으로 상황을 보고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지난 6월 멕시코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프랑스 부자들의 이민에 대해 언급,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캐머런 총리는 “올랑드 대통령이 부자 증세를 추진하면 프랑스 기업가를 위해 레드 카펫을 깔고 환영할 것”이라고 프랑스와 상반된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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