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차에 미양보 車, ‘과태료부과’ 허점투성이
기준 불분명·적은 과태료 ‘실효성 실종’
홍승우
hongswzz@naver.com | 2015-05-22 14:51:30
[토요경제=홍승우 기자] 지난 18일 국민안전처는 ‘긴급구조·소방활동 방해행위 근절’ 등 7개 과제를 올해 ‘비정상의 정상화 과제’로 정해 추진한다고 밝혔다. 비정상의 정상화 과제는 국무조정실 주도로 정부가 시급히 개선해야 할 핵심 과제를 제시한 것으로, 전 부처에 걸쳐 총 100건이 선정됐다.
안전처는 올해 ▲ 협회·단체에 안전관리 위탁 중단(신규 과제) ▲ 긴급 신고전화 통합 ▲ 국가기관 헬기 통합지휘 운영체제 구축 ▲ 안전정보 통합관리시스템 구축 ▲ 교통질서 미준수 관행 개선 ▲ 중국어선 불법 조업행위 근절 등과 특히 구조·구급·소방 활동의 ‘골든타임’을 지킬 수 있도록 긴급차량에 길을 양보해야 하는 의무를 위반하는 행위에 대해 적극 대응하기로 했다. 출동 중 양보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차량에는 자치단체에 이를 통보, 과태료가 부과되도록 할 방침이다.
하지만 당장 과태료부과가 제대로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이는 도로교통법령에 양보의무 위반행위의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서다. 더불어 적은 과태료 금액도 원인으로 떠올랐다. 현재 과태료 금액은 4~6만 원으로 실효성이 적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안전처 관계자는 “심각한 진로방해 행위가 아니고서는 과태료 부과가 어렵다”며 “소관 부처와 법령 개정을 협의하고 있지만 아직 수용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양보의무 위반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단속된 차량이 이의를 제기하는 경우가 적지 않고, 과태료 금액도 적어 실효성이 떨어지는 편”이라면서 “홍보만으로는 조기에 길 터주기 문화를 정착시키기 어려운 만큼 법 개정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와 같이 재난 안전당국이 구급차·소방차에 양보해야 하는 의무를 지키지 않은 차량에 과태료를 적극 부과하겠고 밝힌 가운데 지난해 단속실적이 크게 늘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1일 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적으로 긴급차량에 대한 양보 의무를 위반한 차량 204대에 과태료가 부과됐다. 긴급차량에 대한 양보의무 위반 과태료 부과 실적은 2012년 51건에서 지난해 204건으로 증가해 2년 새 4배 가까이 증가했다.
양보의무 위반 과태료는 2011년 하반기 영상증거만으로도 위반 차량을 단속해 과태료를 매길 수 있게끔 도로교통법이 개정된 후 2012년부터 부과됐다.
그 이전에는 현장에서 양보의무 위반 차량의 운전자를 상대로 단속을 해야 했기 때문에 시시비비가 벌어지는 등 현실적인 제약이 많았다.
안전처는 법 개정 이후 구조·구급차와 소방차에 영상녹화장비 설치가 확대되면서 단속 실적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안전처는 모든 소방차에 블랙박스를 설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국내 소방차 5200대 중 약 1700대에는 블랙박스가 없어 진로 방해차량이 있어도 단속을 하기 어렵다.
안전처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법령 자체에 ‘허점’이 많아 재난 안전당국의 엄정대응이 제대로 이뤄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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