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금융기관, 한국시장 탈출러시 우려 증폭
RBS, 철수방침 확정…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이래 첫 사례
송현섭
21cshs@naver.com | 2015-03-06 12:25:12
[토요경제=송현섭 기자]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가 최근 국내시장에서 철수를 결정해 향후 외국은행 국내지점들의 탈(脫)한국 러시가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대두되고 있다.
이번 RBS 서울지점 철수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한국을 떠나는 첫 외국은행이란 점에서 주목되는데, 최근 수년간 증권·보험·제2금융권에서도 같은 현상이 잇따르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이들 외국 금융기관이 한국을 떠나려는 이유는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각종 강화된 규제로 수익성이 바닥까지 떨어졌다는 인식이 팽배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금융위기 직후 리먼브러더스 뱅크하우스가 2009년 6월, 메릴린치 인터내셔널이 같은 해 12월 국내지점을 폐쇄했으나, 이는 국내시장 문제가 아닌 본점이 파산하거나 인수된데 따른 측면이 작용한 것이다. 반면 RBS의 철수결정은 금융위기이래 세계적인 사업구조 개혁의 일환으로 수익성이 낮은 국내지점이 정리대상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 은행권, 외은지점 탈출러시 막아야
따라서 은행권에서는 외은지점 이탈 움직임을 주목해 금융당국이 자금 중개기능으로 한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외은지점의 안착을 지원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외은지점들은 선물환 포지션 규제를 비롯해 외국인 채권투자 과세 강화 및 외환건전성 부담금 제도 시행 등 각종 외환규제로 어려움을 겪고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재정거래 여건 악화로 인해 수익성이 급락하고 있는 만큼 근본적인 문제가 해소되기 힘든 지경이다. 참고로 재정거래(Arbitrage Transaction)는 시장에 따라 상품가격이 다를 경우 값이 싼 시장에서 사들여 값이 비싼 다른 시장에 팔아 차익을 얻는 거래로 차익거래로도 불린다.
금융분야에서 자주 거론되는 환재정은 외환시세가 불균형한 것을 이용해 이익을 얻는 것으로 동일통화라도 여건에 따라 환시세에 차이가 나면 차익실현을 위한 거래가 이뤄지게 된다. 금리재정은 국가간 금리차가 있다면 낮은 금리의 나라에서 높은 금리를 적용하는 국가로 자금을 이동시켜 차익을 얻는 거래를 의미한다.
□ 거래기능 빼고 후선부서만 남기도
이와 관련 은행연합회 공시자료에 따르면 국내에서 영업중인 40곳 가운데 7개 외은지점이 지난 2013년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또한 모든 외은지점의 당기순이익 총액은 2009년 2조4000억원에서 2013년 9000억원으로 4년만에 61%나 급감해 일부는 이미 트레이딩 데스크(거래창구)를 축소하거나 폐쇄하는 조치를 단행했다.
실제로 일부 유럽 및 미국계 은행이 트레이딩 데스크를 빼고 홍콩·싱가포르 등에 기능을 이전, 세일즈 데스크(영업창구)와 백오피스(후선 지원부서 사무실)만 남은 상황이다. 금융권 일각에선 문제의 핵심은 외국 금융기관의 수익 악화와 시장 철수경향이 일시적이 아니라는 데 있다는 것이다.
이미 업역을 떠나 업무가 축소되거나 매각 또는 철수를 고려하거나 이미 실행에 옮긴 경우도 많다. 지난 2010년 푸르덴셜투자증권이 한화증권에 지분을 매각했고, 자산운용업에선 소시에테제네랄(SG)과 푸르덴셜이 지분을 매각한 바 있다. 2012년에는 골드만삭스가 자산운용 부문 철수를 결정했다.
HSBC는 2013년 생보사 지분을 하나금융에 100% 매각했으며 ING생명 역시 같은 해 국내법인을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로 매각하면서 결국 국내시장에서 철수했다. 심지어 한국씨티·SC(스탠다드차타드)은행이 수익 악화로 지점망을 통폐합하는 방식으로 소매금융을 감축하기도 했다. 아울러 씨티은행은 씨티캐피탈 매각작업을 진행중이며 SC은행은 SC저축은행과 SC캐피탈을 매각하는 등 심상치 않은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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